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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일 오후 3시 45분]

남북관계가 위태롭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촉발된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다가 6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면 보류를 지시하며 벼랑 끝으로 향하던 기차가 잠시 멈춰선 상태다. 위태로운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북 전문가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남북이 평화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는 6월 30일 오후,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을 만나 해답을 찾아봤다. 인터뷰는 서울의 소리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정책 실패가 모여서 일어난 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김진향 이사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김진향 이사장
ⓒ 인터넷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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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에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6월 16일 남북 공동연락 사무소가 파괴되는 모습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의 합의들을 실천하지 못했던 매일 매일의 정책 실패가 모여 '공동연락소 파괴'라는 참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왜 이런 상황이 왔는지 냉철히 분석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한다."

- '정책 실패'라고 했다. 누구 탓인가?
"누구 탓을 할 상황이 아니다.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탓이다. 4.27과 9.19를 실천했어야 했는데 2018년 9.19평양선언 이후 1년 9개월 간 방치했기 때문에 이 상황이 왔다. 북측이 원한 건 '평화협정을 체결해 평화로 가자'였다. 그런데 미국은 한반도 분단체제 유지, 즉 현상 유지 전략을 국익으로 하고 있다. 솔직히 우리가 미국의 분단체제 유지전략을 모르는가? 미국의 반대는 상수적 조건이다. 더 이상 그것을 탓할 상황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돌파해야 하는데 남 탓하고 있다. 우리의 의존성, 인식의 한계, 오류가 현재 파국적 남북관계 상황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 김여정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의 문재인 대통령 비방 등 북한이 강성 대남 행동을 한 이유는?
"거시적 분석이 필요하다. 6월 4일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 이후 12일 만에 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갑자기 일어났겠나. 북측의 행위는 고도의 전략적 행동이다. 오랜시간의 분석과 평가를 토대로 준비된 전략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6.12 싱가폴 북미정상회담, 9.19 평양선언의 평화의 노정이 2019년 2.28 하노이 노딜 이후 연말까지 기다린다고 했던 결정 이후 북측은 미국의 아무런 조치가 없자 2019년 12월말 조선노동당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정면돌파전'을 채택했다. 그 '정면돌파전'의 노정에 현재의 위기가 있다.

문제의 본질을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의 결과물이 북한의 핵문제이기 때문이다. 북핵문제의 본질은 북미 간 적대관계가 본질이다. 이를 해소하면 사라진다. 비핵화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북이 핵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만들어주면 된다. 그것이 바로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실질적 평화의 실현이다.

6.12 싱가포르(2018)에서 북미 최초의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약속하며 북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북측은 비핵화 프로세스에 들어간다고 하고 상호신뢰구축 과정을 통해서 관계 정상화에 가자고 합의했다.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 미군 유해 송환 등이 뒤따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종전선언을 제출하지도 못했다.

우리 또한 9.19 평양선언 이후 북측의 4.27, 9.19 합의 실천 요구에 '안보리 제재도 있고 미국 제재도 있으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잘 되지 않겠나'라는 식의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한미워킹그룹에 갇혀 5개월을 허비했다. 결국 그 모든 기다림의 끝은 2019년 2월 27~28일 하노이 '노딜'이었다.

우리는 현재의 남-북-미 관계의 매일매일이 정상이지만 북한은 매일매일이 비정상이다. 미국과의 전쟁을 못 끝내고 있는 전쟁상황과 미국의 적대정책으로 제재와 봉쇄를 겪고 있는 매일매일이 비정상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 비정상의 일상을 깨고 평화의 정상성을 회복하겠다는 것이 북측의 전략이다. 그런데 미국은 북측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생각이 없다

북은 남과의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 실현이 그들의 일관된 요구다. 북은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도 똑같이 군사적 공포감을 가져야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본다. 결국 미국 본토가 실질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군사적 무력으로 시연해보이겠다는 것이다. 군사적 긴장이 굉장히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과 최후 담판을 짓기 위해 북한은 군사적 첨단 무기를 시현할 것 같다. 괌이든, 하와이든, 미국 본토를 상징하는 곳을 타깃으로 첨단군사무기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워킹그룹에 갇혀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했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행위는 굉장히 파괴적이지만, 북측은 9.19 선언 이후 애초의 취지대로 연락사무소가 운영되지 않았다고 본 것 같다.

현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군사행동을 보류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간을 넘겼다. 문 대통령께서 정교한 메시지를 통해 평화적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해야한다. 북측은 우리를 넘어서 미국과 최후 단판 전략에 나설 수 있다."

"비핵화의 프레임을 평화의 프레임으로 바꿔야"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 인터넷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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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겠다.
"한반도 평화문제는 남북 8천만 국민의 생존권이 걸린 국민 기본권의 영역이다.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양보할 수 없다. 국민 행복 앞에서는 대한민국 중심의 국익 중심의 외교가 돼야한다. 75년 분단체제는 간단치 않다. 체제 자체가 엄청난 비정상성의 물적 토대였기 때문에 불평등한 한미관계부터 군사적 주권 등 문제가 많다.

대통령의 고뇌가 많을 것이다. 볼턴 회고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한반도 평화에 대해 작은 관심도 없는 이들을 데리고 뭔가를 하려고 노력했다. 4.27, 9.19의 감동은 옛이야기가 됐다. 현재의 이 파국적 위기는 결국 남탓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정책을 바꿀 수 있지 미국이나 북측의 정책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바꿔야할 것은 세 가지다. ▲ 정책프레임을 비핵화의 프레임에서 평화의 프레임으로 바꾸는 것 ▲ 평화 프레임으로 바꾸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남한)가 핵문제의 중재자에서 평화의 당사자가 된다. 즉 주체가 되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정책중심축의 변화인데 기존의 한미공조-제재의 틀에서 남북공조-화해의 틀로 바꾸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남북관계를 중심축으로 미국 문제를 풀 수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비핵화의 프레임을 평화의 프레임으로 바꿔야한다. 비핵화의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다는 것은 실패한 정책이다. 평화를 위한 수단, 과정, 절차인 비핵화를 평화 앞에 갖다놓고 비핵화 없이는 평화가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잘못된 정책프레임이다. 평화를 위해서는 비핵화도 종전평화협정도, 개성공단, 금강산도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비핵화의 중재자이자 평화의 당사자, 즉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주체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 정세를 주도할 수 있다."

- 김대중 정부의 금강산 관광과 6.15 남북공동선언, 노무현 정부 때 개성공단 착공은 한미공조인가, 우리의 결단인가?
"우리가 주도적으로 만든 것이다. 참여정부 때, 미국의 엄청난 반대에도 개성공단을 착공했다. 미국은 일관되게 반대했다. 한미동맹은 '한반도 평화'가 목적이다. 개성공단보다 더 확실히 평화를 만드는 방법은 없다는 게 노무현 대통령의 지론이었다. 마찬가지로 6.15 남북공동선언도 당시엔 참으로 어려운 조건이었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조건에서 6.15의 역사를 만든 것이었다. 올해 6.15는 20주년을 맞았다. 6.15 20주년에 즈음하여 우리가 배울 것은 바로 김대중 대통령님의 담대한 용기다. 그 용기를 계승해야 한다."

- 한반도 종전선언은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것인가?
"맞다고 본다. 북측은 평화협정을 원한다. 평화협정 안에 종전이 포함되는 것이다. 종전선언 다음에 평화협정이 오는 것이 아니라 평화협정 안에 이미 종전이 포함되는 것이다. 종전평화협정의 문제는 국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므로, 우리 정부가 미국에게 과하고 명확하게 요구해야 한다."

- 6.25 행사 때 문 대통령이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자'고 했다.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중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해야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세계에서 가장 오랜, 70년 전쟁을 유지중이다.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 그것이 비정상을 끊어내는 것이다. 북측이 휴정협정의 조인 주체로서 미국에 요구하는 것이 바로 평화협정 체결이다. 참으로 단순한 이야기다. 전쟁 끝내고 평화로 가자는 북측의 요구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일상적인 군사적 긴장이 유지되는 휴전상황(전생상황)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이익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가 답이다."

-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될까?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큰일난다. 막지 못하면 우리가 감당하지 못하는 파국으로 간다. 북미간 파국으로 간다, 우리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해서 훈련을 막아야 한다. 김 위원장은 문제를 풀기 위해 '보류'한 것이다. 트럼프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 대선이 코앞이다. 네오콘은 이때다 싶어 위기를 만들 것이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북측은 '4.27과 9.19를 실천하라'는 입장이다. 핵심은 종전평화협정이다. 미국 눈치를 보지 않는 국회가 움직여야한다. 국회는 우리의 메시지였던 4.27, 9.19 합의를 포함해 6.15, 10.4 등 4대 합의를 비준/동의함으로써 4.29, 9.19 실천의 물적 토대를 만들 수 있다."

- 국회 비준동의 정말 중요한가?
"매우 중요하다. 남북 정상간 합의의 실천을 강제할 수 있는 장치다. 그래서 평화입법, 통일입법이다. 4대 합의를 비준하고 안하고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만큼 중요하다. 국회가 비준동의하면 정부가 실천해야 한다. 안하면 직무유기다. 국회는 미국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국회 비준동의로 남북관계가 화해협력의 평화기조로 가는 물적토대가 만들어진다. 한반도 통일의 역사는 남북정상간 합의인 6.15, 10.4,  4.27, 9.19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큰 역사적 의의를 가질 것이다."

■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 행정관, 대통령 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정책실 행정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장 역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먼컨슈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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