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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김진숙 복직 촉구 기자회견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김진숙 복직 촉구 기자회견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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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복직투쟁을 시작한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6월 23일(화) 오전 11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숙 조합원이 쫓겨나던 당시, 며칠이면 억울함을 풀고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35년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던 잘못된 것은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김진숙 조합원의 해고가 부당했기에 복직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1981년 10월 1일 스물한 살이던 김진숙은 대한조선공사 주식회사(현 한진중공업)에 용접공으로 입사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용접공이었다. 부당한 일터를 바꾸고자 노동조합 대의원에 출마했고 1986년 2월 18일 당선됐다. 이틀 뒤인 2월 20일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제23차 정기대의원대회를 다녀와서"라는 유인물 150여 매를 제작해 배포한 혐의로 총 3차례에 걸쳐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고문도 당했다. 같은 해 7월 4일 스물여섯 살 김진숙은 회사로부터 징계해고를 당한 후 35년 동안 돌아가지 못했다.

2009년 11월 2일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해 "한진중공업에서의 노조민주화 활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함과 동시에 부당해고임"을 명시하며 한진중공업 측에 복직을 권고하기도 했으나 한진중공업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호규 전국금속노조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심진호 한진중공업 지회장, 김진숙 한진중공업 해고자, 문철상 금속노조 부양지부장
 김호규 전국금속노조 위원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심진호 한진중공업 지회장, 김진숙 한진중공업 해고자, 문철상 금속노조 부양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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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서 여는 발언을 한 김호규 전국금속노조 위원장은 "정년이 가깝도록 복직 논의를 미룬 사측도 원망스럽지만 가슴 저리게 담아두었을 '원직복직' 네 글자를 김진숙 선배에게 진작 내놓지 못한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라며 "김진숙 선배가 35년 전 일했던 공장에 금속노조 깃발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늦었지만 금속노조가 복직 투쟁에 함께 하겠다. 반드시 웃으며 투쟁해 복직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최근 영남대병원과 쌍차 등 오랫동안 해고되어 있던 동지들이 복직하고 있다. 복직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다. 김진숙 지도위원으로부터 35년간 노동할 권리를 빼앗은 한진중공업은 사과해야 한다"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김 본부장은 "노동자에게 현장은 고향과 같은 곳이다. 누가 뭐래도 청춘을 바친 현장은 잊을 수 없고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곳"이라며 "이번 복직 투쟁은 시대를 개척해 온 한 인간에 대한 예의이며 동지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투쟁이다"라면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건강이 좋지 않아 걱정이 앞서지만 더 많은 양심들이 함께 모여 복직 투쟁에 나서자"라고 독려했다.

심진호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김진숙 조합원이 해고된 후 35년이 흘렀다. 올해가 지나면 영원한 해고자로 남을 것"이라며 "늦었지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회사는 35년간의 잘못을 인정하고 원직복직 시켜라"라면서 "복직 투쟁이 쉽지는 않겠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 김진숙 조합원이 정문으로 당당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문은 문철상 금속노조 부양지부장이 낭독했다.
 
 왼쪽 눈 밑이 용접 불똥에 맞아 부어있는 40여 년 전 김진숙 지도위원의 사진
 왼쪽 눈 밑이 용접 불똥에 맞아 부어있는 40여 년 전 김진숙 지도위원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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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은 발언에 앞서 "멀리서 와주신 쌍차 동지들, KTX 동지들, 복직의 꽃다발을 미리 준비해 준 녹색당 동지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기자회견 발언 전문을 싣는다.

35년 동안,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던 꿈
회사 규모가 줄어도 줄지 않았던 꿈
경영진이 몇 번이 바뀌는 세월 동안에도 바뀌지 않았던 꿈
해마다 다른 사안에 밀리고, 번번이 임금인상과 저울질 되면서 상심하고 소외된 세월이 35년입니다만, 저는 그 꿈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이제 그 꿈에 다가갈 마지막 시간 앞에 서 있습니다.
제 목표는 정년이 아니라 복직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여기 사진은 40여 년 전 제 모습입니다.
왼쪽 눈 밑은 용접 불똥에 맞아 부어있고 저 시절엔 늘 어딘가 상처가 있었습니다. 
손바닥이 찢어지고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불똥에 벌집이 된 땜쟁이 얼굴은 40여 년이 지나도 기미처럼 흔적을 남긴 채 아물었지만 가슴 속 상처에선 아직도 피가 흐릅니다.
늘 누군가 크게 다치고 자주 사람이 죽어 나가던 공장에서, 배 한 척이 바다에 띄워질 때마다 그 배를 만들 때 죽었던 동료의 이름을 부르며 담배에 불을 붙여 철판에 올려놓던 아저씨들.
진수식, 명명식은 회사측엔 경사였지만 노동자들에게 추모식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엔 빗물이 스미고 쥐똥이 섞이고 겨울엔 살얼음이 덮인 도시락을 국도 없이 넘겨야 했던 노동자들. 우리도 인간답게 살자고 외쳤던 죄는 컸고 유배는 너무 길었습니다. 
검은 보자기를 덮어씌운 채 낯선 남자들에게 끌려갔던 대공분실의 붉은 방, 노란 방.
"니 겉은 뺄개이를 잡아 조지는 데"라는 그들의 말을 듣고 제가 처음 뱉은 말은 저는 "선각공사부 선대조립과 용접1직 사번 23733 김진숙입니다!" 였습니다. 사람을 잘못 보고 잡아 왔으니 내일이라도 돌아갈 줄 알았던 세월이 35년입니다. 

억압이 안정으로 미화되고, 탄압이 질서로 포장된 불행했던 시대에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빨갱이가 되고 자유의 외침은 불순분자가 되곤 했습니다. 
무수한 목숨들의 피와 눈물로 세상은 변했지만, 한진중공업은 하나도 변한게 없습니다. 
5월이면 담장을 뒤덮던 아름다운 장미꽃을 베어내고 시멘트 담장은 교도소처럼 높아졌고 노동자의 숫자는 5분의 1로 줄었습니다.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좋아 본적이 없이 늘 어렵기만 하다는 회사는 매각을 이유로 또다시 구조조정의 칼을 갈고 있습니다. 

왜 모든 고통은 노동자들의 몫이어야 합니까!
왜 노동자들만 희생양이 되어야 합니까.
올해 정년퇴직을 하는 어떤 조합원이 그러더군요.
그래도 또 안 짤리고 내 발로 나가게 돼서 천만다행이라고. 38년을 다니면서 노조 위원장의 장례를 두 번이나 치르고 선배와 후배를 땅에 묻고, 정리해고됐다 복직한 파란만장의 세월을 보내고 정년을 맞으며 후배들에게 닥칠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게 한진중공업입니다. 

스물여섯 살에 해고되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어용노조 간부들, 회사 관리자들, 경찰들에게 그렇게 맞고 짓밟히면서도 저 좀 들어가게 해 주세요. 울며 매달리던 저곳으로 이제는 돌아가고 싶습니다. 
감옥에서 시신으로 돌아온 박창수 위원장은 얼마나 이곳으로 오고 싶었겠습니까!
크레인 위에서 129일을 깃발처럼 매달려 나부끼던 김주익 지회장은 얼마나 내려오고 싶었겠습니까? 
인간답게 살고 싶었던 꿈이 있는 곳, 우리 조합원들이 있는 곳, 그곳으로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습니다. (2020.6.23.)

 
 김진숙 지도위원의 발언에 많은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렸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발언에 많은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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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온한 꿈'을 꾼 대가로 김진숙 지도위원은 35년 동안 해고자로 살아야 했다.
 "불온한 꿈"을 꾼 대가로 김진숙 지도위원은 35년 동안 해고자로 살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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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숙 지도위원의 해고 사유가 된 유인물(좌), 복직 투쟁에 나서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자필 심경
 진숙 지도위원의 해고 사유가 된 유인물(좌), 복직 투쟁에 나서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자필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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