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선수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선수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강력히 금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이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IOC가 선수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림픽 헌장은 선수에게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남자 마라톤 선수 페이사 릴레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양팔을 교차해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다가 논란이 일었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의 박종우도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팻말을 펼쳤다가 메달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경찰이 무릎으로 목을 누르는 가혹 행위로 흑인 남성이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무릎 꿇기'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이는 미국프로풋볼(NFL)에서 흑인 선수 콜린 캐퍼닉이 지난 2016년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 전 국민 의례 대신 무릎을 꿇으면서 시작됐다. 

IOC는 지난 1월 선수들이 무릎을 꿇거나 주먹을 들어 올리는 등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하면서 IOC도 달라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영국의 사이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칼럼 스키너는 "IOC의 규정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선수들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의사 표현 금지, 명백한 인권 침해"

IOC처럼 정치적 의사 표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도 최근 독일프로축구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후 미국 흑인 남성의 죽음을 추모하는 제이든 산초의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징계하지 않고, 오히려 지지 성명을 내기도 했다.

결국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 정신을 존중하면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하겠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에 따라 내년 도쿄올림픽 패럴림픽에서 선수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어디까지 가능해질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대표팀 선수들의 무릎 꿇기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최근 미국축구연맹(USSF)이 경기 전 국가 제창을 하지 않는 선수를 징계하지 않기로 규정을 변경하며 사실상 무릎 꿇기를 허용하자 미국 축구대표팀 경기 '보이콧'을 선언했다.

국가 제창 대신 무릎 꿇기를 '비애국적 행동'으로 규정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더 이상 미국 대표팀의 축구 경기를 보지 않겠다"라며 "축구와 NFL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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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올림픽 I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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