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재즈의 신보 'Surfers in Hawaii'

콕재즈의 신보 'Surfers in Hawaii' ⓒ 크래프트앤준

 

누군가에게 여름은 결코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공기가 더워서 숨을 쉬기 힘들고, 습도가 높으며, 햇빛이 거세니 눈을 뜨기 힘들다. 이런 여름을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가 있다면 '휴가'와 '축제'를 즐기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모든 것이 그리움의 대상이다.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 대신, 여름 기분을 홀로 만끽하고 싶다면, 혹은 도시를 떠나 드라이브를 할 때 듣는 것을 권할 음악이 있다.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인 콕재즈(Cokejazz)가 지난 12일 발표한 싱글 'Surfers in Hawaii'다. 콕재즈는 다양한 장르를 조합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프로듀서다. 코홀트 크루 출신인 그는 팬들에게 힙합 프로듀서로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는 장르적 경계에 좀처럼 얽매이지 않는 편이다. 수많은 악기를 다룰 수 있는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이며 신스팝과 록, 포크 등 어떤 장르의 요소든 가져와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재조합한다.
 
최근 발표된 'Surfers in Hawaii'는 이미 콕재즈가 지난 5월 네이버 온스테이지에서 라이브 셋(Live Set)으로 공개했던 바 있다. '하와이'와 '서퍼'라는 키워드에서부터 읽을 수 있듯이, 한여름의 정서를 전달하고자 노력한 곡이다. 전작 < LIMBO >, < GONE >처럼 '잔향'을 남기는 사운드를 선사하면서도, 또 다른 방식으로 계절감을 표현한 얼터너티브 록 넘버다.
 
 뮤지션 콕재즈

뮤지션 콕재즈 ⓒ 크래프트앤준


 
흐린 기억 속의 아직 낯설던
그때의 너와 난 손끝을 스치면
마치 파도를 타는 것처럼 넘실대곤 했지
 - 'Surfers in Hawaii' 중


'Surfers in Hawaii'는 파도를 타는 서퍼들의 모습을 주제로 삼아, 지난 날의 기억과 오늘, 이상을 넘나드는 콕재즈의 상상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음악은 청각적인 예술이지만, 이 음악 속에 들어간 여러 가지 장치들은 자연스럽게 시각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맥주 캔을 따는 것과 같은 사운드와 함께 곡이 시작되며, 통통 튀는 드럼 사운드, 펑키(Funky)한 리듬 기타, 파도를 소리로 표현한 듯 찰랑대는 신시사이저 사운드는 영락없는 여름의 이미지다.  현실과 꿈을 오가는 이 노래의 가사처럼, 뮤직비디오에도 여러 장소가 교차되면서 등장한다.
 
코로나 블루(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할 공연장은 여전히 문이 닫혀 있고, 휴양지로 피서를 떠날 계획을 세우는 것 역시 주저되는 일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콕재즈는 파도와 여름을 낭만의 소재인 동시에, 추억의 소재로 활용했다. 'Surfers in Hawaii'에는 돌아오지 않는 과거의 정취와 오늘의 즐거움이 혼재되어 있다. 이 음악을 듣고 당신이 떠올린 기억은 무엇인가. 각자의 여름을 소환하는 이 곡은, 음악으로 즐기는 피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콕재즈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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