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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외국인 주민이 배제되지 않도록 대책을 개선하라고 서울특별시장과 경기도지사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11일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에서 주민으로 등록된 외국인 주민을 달리 대우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평등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난민신청자, 인도적 체류자, 외국국적동포, 영주권자, 결혼이민자인 진정인 등 배제는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차별행위 및 인권침해임을 명시했다. 

이번 권고는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인권연대 등 시민단체가 지난 4월 2일 이주민 차별·배제하는 재난지원금 정책에 대해 제기한 진정을 검토해 인권위 전원위원회가 내린 결정이다. 

인권위 "외국인도 다르지 않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대책위 1인 시위 피켓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대책위는 경기도 본청과 북부 청사에서 차별 없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며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대책위 1인 시위 피켓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대책위는 경기도 본청과 북부 청사에서 차별 없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며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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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경제활동,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민생 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확대되자,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을 앞다퉈 내놓았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주민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각각 3월 18일, 3월 24일에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대책' 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발표하고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두 지방자치단체는 지급 대상에서 국적자와 영주권자 혹은 그 배우자 등으로 제한하여 외국인을 원칙적으로 배제했다. 인권위는 다음과 같이 차별시정 권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생계의 위협을 받는 것은 외국인이라고 하여 다르지 않다. 외국인들도 실직, 해고, 임금 차별, 사회적 관계의 축소, 의료기관 접근성 약화 등의 재난 상황을 한국 국민과 동일하게 겪고 있다. 그런 이유로 지자체의 한정된 재화를 지원하는 기준에 국적, 출신 국가, 가족 형태나 관계 등을 포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인권위 결정에 대해 관련 시민단체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서울시와 경기도에 차별 없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며, 중앙정부 또한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바꿀 것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인권위 권고를 환영하면서도 진정 당사자 외에 미등록 이주민을 포함해 정부의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된 이들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하여 고통받는 수많은 이주민이 존재하고 있음을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모두 인지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지 지원 대상에서 서울, 경기도와 마찬가지로 국민과 가족관계를 구성했거나 영주권을 취득한 자 외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재난 상황에 직면한 200만 명 이상의 이주민을 외면하고 있다. 

관련 단체들이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이 생계절벽에 직면한 시민들의 고통에 응답하고, 갑작스러운 경제 위기에 처하고도 기존 복지혜택을 받지 못했던 재난사각지대를 메우는 대책이 되기 위해서는 첫 단추인 대상의 기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인권위 결정 소식을 전해 들은 인도네시아인 요한스는 "석 달 넘게 임금을 못 받고 일하던 중에 팔이 부러지는 산재를 당했다. 입원 치료받는 동안 회사가 부도나서 막막하다. 안산에서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알고 있다"라며 "모든 이주노동자들에게 재난지원금이 지원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캄보디아인 찬타는 "한국 사람들이 재난지원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사장님에게 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동료 중 절반이 해고되어 힘들고 걱정되는 건 똑같다"며 하루빨리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진정했던 관련 시민단체는 국가인권위 권고 수용 상황을 점검하고 수용률을 높일 것을 주문해 온 문재인 정부인 만큼 정부 여당이 이번 권고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인권위 결정을 정부와 지자체가 이주민 인권 보호 등 권익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하고, 인종차별과 혐오를 종식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다문회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정책토론회를 통해 재난지원금에서 이주민이 배제되는 문제를 시정해야 한다고 당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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