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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하 대통령, 재임 당시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있다(1980. 5. 25.).
 최규하 대통령, 재임 당시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있다(1980. 5. 25.).
ⓒ 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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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위원회는 재판 진행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최규하 대통령에게 4월 2일 〈건의문〉을 보냈다.

아무리 신군부에 엎혀 허수아비 노릇을 하고 있을 지언정 그래도 유신헌법 하의 현직 대통령이었다.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극형을 감면할 수 있는 위치였다. 사면해달라는 것도 아니라, 국민의 염원에 따라 새 헌법이 제정되면 새 정부의 민간재판에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는 것이다.

최 대통령 각하

10ㆍ26사태 이후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고 민주회복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하여 고심하시고 있는 각하께 경의를 표합니다.

현재 군사재판에 계류중인 김재규 씨와 그의 부하는 정권을 탈취하기 위하여 대통령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본인은 최후진술에서 "나는 대통령을 죽이고 그 무덤 위에 올라설 정도로 도덕적으로 타락하지 않았다"라고 했으며 그는 본인의 거사 의의를 다음과 같이 진술했습니다.

 첫 째, 자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다.
 둘 째, 국민들의 보다 많은 희생을 막는 것이다.
 셋 째, 적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넷 째, 건국 이래 최고로 악화된 대미 관계를 개선하고 민주회복이 되어야 경제, 외교, 국방 면에서 정상화된다.
 다섯째, 국제적으로 독재하는 나쁜 의미 때문에 고립되어 있는데 민주회복을 하여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그는 말하기를 박 대통령을 잃은 것은 가슴 아픈 일이나 박 대통령과 민주주의 회복은 숙명적인 대결 관계에 있으므로 그의 희생 없이는 민주회복이 불가능하였다고 했습니다.

김재규 씨의 거사 후 한국 정세는 김재규 씨가 말한 대로 자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과도기에 들어섰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긴급조치도 해제되었습니다. 우리는 김재규 씨의 최후진술이 진실이라고 믿고 그의 논리가 타당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는 사형선고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김재규 씨가 새 민주헌법 정부 아래서 공개되는 민간재판으로 심판받도록 하는 것이 국민들의 여망인 줄 압니다. 사건의 중요성으로 보아 성급한 처형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며 따라서 적어도 그의 처형만은 유보되도록 조처하여 주시길 각하께 간청하는 바입니다.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박정희를 쏘다, 김재규장군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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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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