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다양한 주제의 영상들이 올라와 있지만, 시사 및 정치 이슈를 다루는 영상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유튜브는 이들에게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조금 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막말과 혐오발언을 일삼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최근 들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하는 중이다. 마냥 무시하자니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이들을 MBC <스트레이트>가 지난 7일 취재했다. 

혐오와 편견은 돈이 된다
 
 한국 우파 정치 채널이 전 세계 슈퍼챗 수익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우파 정치 채널이 전 세계 슈퍼챗 수익 2, 3위를 차지했다. ⓒ MBC

 
사회적으로 '핫한' 이슈일수록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막말'을 내뱉으며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그 중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단골 소재다. 'N번방'은 아동, 청소년을 성 착취한 불법촬영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료로 배포한 사건이다. 시사평론가 이봉규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성적 착취의 대상이 된 피해자들을 향해 '그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이어 갑자기 피해자를 지원하는 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총선용'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범죄 피해자를 국가가 보호하는 법률은 2015년 박근혜 정부가 만들었다는 사실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뜬금없이 '코로나 19'를 언급하면서 'N번방 피해자만 피해자고, 대구경북 시민들은 피해자가 아니냐'는 부당한 공격까지 더했다.

특히 극우 유튜버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민식이법'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 부모를 향해 막말을 일삼는다. 조회수를 올릴 수만 있다면 어떤 주제든 상관없이 막말을 내뱉는 셈이다.

유튜브 영상에는 보통 광고가 붙는다. 유튜버는 사람들이 그 광고영상을 시청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광고로만 돈을 벌지 않는다. 제작진이 전 세계 유튜브 채널이 창출한 수익 순위 자료를 검토해보니, 한국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와 < GZSS TV >가 전 세계 2, 3위를 차지했다. 그들이 세계적인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시청자가 자유롭게 지불하는 후원금인 '슈퍼챗'이다. 더 자극적이고 극단적일수록 더 많은 슈퍼챗이 쌓이는 중이다. 

구글코리아는 왜 손을 놓고 있나 
 
 사회적으로 ‘핫한’ 이슈일수록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막말’을 내뱉으며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사회적으로 ‘핫한’ 이슈일수록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막말’을 내뱉으며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 MBC

 
기본적으로 유튜버가 슈퍼챗으로 벌어들인 돈의 약 30%는 유튜브가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다. 유튜브가 이들을 제재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유튜브 본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제작진이 구글 코리아에 슈퍼챗 수익을 제한하는 조치가 있냐고 서면으로 질의하자,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가이드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더 답변을 얻고 싶어서 구글코리아 사옥을 찾아가 봐도 연락을 받지 않고, 만나주지 않았다. 

유튜브는 이를 규제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극우 성향 채널 <뉴스타운 TV>가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것과 관련, 방송통신위원회가 유튜브에 접속 차단 요청을 했지만 유튜브는 이를 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원래 유튜브는 테러, 아동착취, 나치 찬양 등의 문제적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삭제하는 방침이 있음을 고려하면, 의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슈퍼챗 수익과 관련하여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가이드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한다.

슈퍼챗 수익과 관련하여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가이드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한다. ⓒ MBC

 
해외에서는 이러한 콘텐츠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미국의 경우 선거 관련 가짜뉴스를 삭제하겠다고 하는 한편,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신뢰도 높은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참고로 이 방침의 적용은 한국은 제외되었다. 독일의 경우 특정 집단과 개인에 대한 증오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 혐오방지법을 근거로 유튜브 등 플랫폼 사업자에 혐오발언을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법안의 제정이나 자체적인 규제 움직임은 한국에서는 여전히 요원한 일인 듯 하다. 그렇다고 해서 나중의 일로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구글코리아가 2019년 벌어들인 수익이 약 4~6조 원에 달한다. 혐오와 차별로도 돈을 벌지만, 이것을 내버려 두는 방식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 이번 방송은 한 회차로만 끝나지 않고 오는 14일, 유튜브 막말 방송과 대기업 광고 간의 연관성을 다룰 예정이다.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문제의식을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 
스트레이트 유튜브 슈퍼챗 혐오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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