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타격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개막 5연승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롯데는 5월 중순 이후 타선의 침묵이 길어지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첫 주중 3연전도 모두 내준 롯데의 현재 순위는 공동 7위다.

축구팀이 아니냐는 반농담조이 한탄이 나올 정도로 롯데의 득점력은 리그 최하위권이다. 상대 선발 투수가 누구냐에 상관없이 끌려가는 경우가 잦고 대다수 경기의 득점이 2~3점에 불과할 뿐이라 승리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최근 KIA와의 3연전에서도 총 7득점하는 동안 25점을 내주고 말았으니 3연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구승민, 박진형, 김원중 등 불펜 필승조가 이기는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지지 않았다면 롯데의 순위는 더 낮아질 수도 있었다.

롯데 타선의 타격감이 바닥을 치는 것은 1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민병헌의 타격 부진과도 궤를 같이한다. 개막시리즈만 해도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공격력을 이끌던 민병헌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자 롯데 타선 전체가 동반 부진에 빠졌다.

※ 롯데 민병헌의 최근 5시즌 주요 타격 기록
   
하위타선이 약한 롯데는 상위타선에서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야 득점력을 높일 수 있다. 주로 1번타자로 나선 민병헌이 중심타선 앞에 기회를 많이 만들었던 시즌 초반에는 남부럽지 않은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최근처럼 부진한 타격감을 보일 때는 좀처럼 활로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민병헌은 현재 타율 0.248과 홈런 2개 OPS 0.681로 예년에 비해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산 시절부터 봄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봄병헌'이라는 별명이 있었고, 롯데 이적 후에도 이에 걸맞은 모습을 보였기에 올해의 부진이 낯설기만 하다.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롯데 주장직을 맡은 민병헌은 올해도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한 팀의 주장은 명예로운 자리지만, 롯데의 주장 자리는 징크스가 있다. 그간 주장을 맡았던 선수들은 그전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과거 2003시즌 주장을 맡았던 김대익은 부진에 빠져 시즌 중에 주장이 트레이드되는 흔치 않은 풍경을 연출했다. 2006년 주장이었던 손인호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이듬해 LG로 트레이드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2008년 로이스터 감독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주장을 맡고 팀을 이끌던 정수근은 음주 폭행 사건에 연루되며 시즌 중 출장정지를 당하며 주장직을 내려놓고 말았다. 지난해 주장이었던 손아섭 역시 2010년 이후 연속해서 기록하고 있던 3할 타율 기록을 처음으로 놓치고 말았다.
 
물론, 시즌은 길고 민병헌은 검증된 타자이기 때문에 충분히 반등이 가능하다. 민병헌 입장에서는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던 지난해 상황에 비하면 그나마 지금의 상황이 더 좋다고도 볼 수 있다.
   
팀 입장에서도 민병헌이 반등에 성공한다면 다시 시즌 초반처럼 치고 올라갈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해 롯데는 똑같이 빈타에 허덕였지만 최악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투수들 역시 버티지 못했다. 

하지만, 올시즌 롯데는 수비력이 좋아지면서 어처구니없이 실점을 내주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 외국인 선발 샘슨이 돌아온만큼 공격 싸이클이 다시 회복된다면 반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호타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 민병헌이 주장 징크스를 깨고 롯데 타선의 반격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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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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