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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지침 변경에 따라 한 시도교육청이 일선 유치원에 최근에 보낸 공문.
 교육부 지침 변경에 따라 한 시도교육청이 일선 유치원에 최근에 보낸 공문.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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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유아들이 여름 무더위-겨울 강추위 등원을 피할 수 있도록 유치원 원격수업을 전격 허용하는 지침을 시도교육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여전히 "수업일수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3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17개 교육청에 초중고에 이어 유치원도 원격수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혹서기, 혹한기 등으로 인해 등원수업이 어려운 경우, 학교 공사로 수업 공간 확보가 어려운 경우 원격수업 운영"이 가능토록 지침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도 해당지역 국·공·사립 유치원에 이 같은 지침 내용을 전달했거나 전달하고 있다. 유치원 원격수업은 초·중·고와 달리 유아들이 가정에서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치원 교사들이 가정에 놀이꾸러미와 동영상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시·도교육감협의회(아래 교육감협)에서 의견을 모은 대로 유아들의 혹한기, 혹서기 등원수업이 진행되지 않도록 우선 원격수업 방식을 교육청에 안내했다"라면서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은 당초 중장기적 과제였지만 교육감협 의견 내용을 파악해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감협(회장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지난달 28일 제71차 정기총회를 열고 "감염병 상황에서 유치원이 법정 수업일수를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 관할청이 승인하면 원격수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해 달라"면서 "교육감이 유치원 수업일수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수업일수 감축에 대한 예외 규정도 마련할 것"을 교육부에 주문했다.

유치원의 한해 법정 수업일수는 180일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한 등원 연기 상황에서 1/10이 줄어든 162일로 1차 감축된 상태다. 유아교육법시행령은 "유치원장은 천재지변의 발생, 교육과정의 운영에 필요한 경우에는 10분의 1의 범위에서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감협 관계자는 "지난 27일 등원수업 이전에는 (초·중·고와 달리) 유치원의 원격수업이 수업일수로 인정받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치원을 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재 유치원 수업일수 추가 감축을 위해 교육감협 차원에서 교육부와 다방면으로 긴급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유치원위원회도 지난 1일부터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을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조연맹도 유치원 수업일수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원격수업 늑장 허용한 교육부가 책임져야"
 
전교조 유치원위원회가 지난 1일부터 '수업일수 감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교조 유치원위원회가 지난 1일부터 "수업일수 감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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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희 전교조 유치원위원장은 "당장 다가올 폭염에서 유아들을 하루 종일 마스크 쓰고 생활하게 하는 것은 유아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교육부가 국가적 감염병 상황에서도 유치원의 수업일수를 고수하는 것은 유치원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없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중·고와 달리 유치원만 원격수업을 늑장 허용한 교육부가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5월 전국 초·중·고가 원격수업을 할 당시 대부분의 유치원도 교육부와 교육청 지시에 따라 유아가 있는 각 가정에 놀이도구와 놀이동영상 등이 담긴 놀이꾸러미를 보내는 등 가정학습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교육부는 유치원에 대해서만 수업일수 인정 원격수업으로 간주하지 않아 수업일수에 쫓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1/10 수업일수 감축을 진행한 상태인데, 수업일수를 더 조정할 경우 교육적·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이 있다"라면서 "수업일수 감축 문제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유치원 수업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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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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