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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경기 둔대초 교사들이 동물 탈을 쓰고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7일 경기 둔대초 교사들이 동물 탈을 쓰고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 이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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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생애 첫 등교'가 시작된 지난 27일 오전 8시 30분 경기 군포시 둔대초 정문.

코로나19 확산 소식에 잔뜩 움츠린 초등학교 1~2학년 80여 명의 학생과 이 학교 병설유치원 20여 명의 원생들이 교문에 들어섰다. 이들을 맞은 건 고양이와 당나귀 탈을 쓰고 엉덩이까지 흔들며 춤을 추는 두 명의 어른이었다. 28일 아침에도 두 사람은 동물 탈을 쓰고 등교시간에 맞춰 춤을 추었다. 학생들은 아직까지 이 두 사람의 정체를 모른다.

두 사람은 바로 이 학교에 근무하는 이영근 교사와 변채우 교사.
 
학생들은 두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마스크를 쓰고 시무룩하게 등교하던 일부 초등학생들은 웃기도 했단다.
 
"아이들이 어제(27일)는 잔뜩 긴장했는지 절반 정도만 손을 흔들었어요. 그런데 오늘은 대부분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줬어요."
 
두 교사는 왜 동물 탈을 썼을까?

이영근 교사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처음 오는 날이니까 27일이 즐거워야 하는데 가장 무섭고 불안한 날이 될까 봐 걱정이 되었다"면서 "우리 교사들이 동물 탈이라도 쓰고 아이들을 웃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물 탈은 이 교사가 지인에게 빌렸다고 한다. 두 교사는 반팔 티와 반바지를 입고 동물 탈을 썼는데도 머리가 젖을 정도로 땀이 났다고 한다.
 
이렇게 두 교사가 동물 탈을 쓰고 춤을 출 때 다른 교사들은 신나는 음악을 틀었고 담임교사들은 교문 앞에 나와 자기 반 아이들과 인사했다.
 
동물 탈에서 '커밍아웃'한 이 교사는 다음처럼 소감을 밝혔다.
 
"사실 저를 포함한 교사들은 요즘 슬퍼요. 그렇더라도 우리가 동물 탈을 쓰고 춤을 췄더니 아이들이 웃더라고요. 그러면 된 거죠."

태그:#등교수업,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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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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