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이번엔 100마리 치킨이다. MBC <놀면뭐하니> 닭터유 유재석, 치명(치킨의 명수) 박명수에게 또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다. 온갖 시행착오를 겪면서 프라이드와 양념 치킨 도전에 나섰던 두사람은 기습 SNS 공지를 보고 찾아온 시민들에게 무려 100마리를 요리해 대접해야 했다. 당초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대면 접촉을 기획했지만 지난 5월 연휴 전후 재확산된 코로나 여파로 인해 제작진은 이번에도 기존 계획을 접고 치킨트럭, 그리고 '드라이브 스루'라는 제한적 방식으로 긴급 변경해 제작에 돌입한다.  

김태호PD의 이러한 설명에 예상대로 분노를 표시한 유재석이지만 이를 성공하면 기증 형식으로 1000인분 치킨을 다른 시민들에게도 선사할 수 있는 좋은 의미를 담았기에 곧바로 수긍하고 그는 도전에 나선다. 앞서 MBC 구내식당에서 50마리 제조로 기진맥진했던 유재석+박명수 콤비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번 50마리 치킨 도전에선 조리, 손님 상대 등 모든 일을 감당하기 벅찬 경험을 했던 터라 이번엔 두사람을 도와주기 위한 든든한 동료들이 등장했다. 특히 정준하, 하하의 합류는 <무한도전> 시절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치킨 맛에 버금가는 웃음을 선사한다.  

'하와수'라는 이름으로 티격태격 호흡을 맞췄던 박명수와 정준하는 이번에도 시종일관 앙숙 관계를 드러내지만 쉴새없이 화면에 등장하는 무한도전 시절 해골 마크 갯수 만큼 시청자들에겐 잔재미를 방송 내내 제공한다. 그저 SNS 게시물을 보고 찾아왔던 하하는 현업 요식업주 답게 즉각 앞치마 두르고 적극적인 고객 응대로 형님들을 지원하고 나섰다.

알바 뛰는 월드스타 + 칠순(?) 신인 가수 합류
 
 지난 23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세계적인 배구 스타 김연경, 1945년생(?) 신인가수 둘째이모 김다비(김신영) 역시 힘을 보탰다. 터키에서의 활동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식빵언니' 김연경은 화끈한 성격으로 박명수를 쥐락펴락하는가 하면 김다비와 좋은 호흡으로 손님들을 응대하는 양극단의 모습을 보여주며 빠르게 예능 환경에 적응한다. 치킨 판매 외에도 본인의 신곡 홍보에도 큰 비중을 뒀던 둘째이모 김다비는 장시간의 기다림에 지친 분들을 위해 '주라주라' 라이브 무대를 선사하며 치킨무 같은 활약을 보여주기도 한다.

차량을 몰고 온 손님을 상대한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실시해보지만 대부분 요식업 경험이 있는 이들조차도 갑자기 밀려오는 치킨 주문에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프라이드와 양념치킨을 모두 맛보고 싶은 대부분 손님들이 반반치킨을 원하기 때문에 부위 구분부터 포장 등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등 실수연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부득이 프라이드 혹은 양념 중 한가지만 선택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치킨트럭은 점차 안정세로 전환되었고 100마리 조리는 어렵사리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업체 후원을 통해 마포구 관내 결식아동에게 치킨 1000마리 교환권을 배부하는 등 좋은 취지에 걸맞은 결과물도 얻을 수 있었다. 앞서 음원 수입을 기증했던 '유플래쉬', '뽕포유'에 이어 이번 '닭터유' 역시 방송의 선한 영향력을 성공적으로 발휘했다.

좋은 취지 + 무한도전 추억 담은 반반치킨식 재미
 
 지난 23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3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시청자들에게 이번 <놀면뭐하니>는 <무한도전>의 옛 추억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줬다. '하와수' 뿐만 아니라 '정총무', '박장군', '하이브리드 샘이솟아 리오베이비' 등 <놀면뭐하니> 등장 이전에 일찌감치 <무도>에서 도입했던 '부캐'들을 모처럼 재소환하는 등 과거의 향수를 군침 도는 치킨 요리에 함께 담아냈다.  

앞선 라면 요리 방영분에서 박명수, 정준하의 등장 이후 "무한도전 시즌2 제발 만들어주세요", 혹은 "하와수 왜 부르냐?" 등 다양한 의견들이 <놀면뭐하니> 공식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 댓글에 넘쳐날 만큼 시청자들의 생각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에게 <무한도전>은 아름다웠던 옛 추억이 아니었던가.  

누군가에 <무도>는 기억 속에 남겨두고 싶었던 존재였고 또 다른 이에겐 꿈 속에서라도 만나고픈 풋풋했던 첫사랑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오랜 그리움 속 다시 만난 감정을 이번 방영분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양념반 프라이드반" 마냥 좋은 공익적 취지 + <무한도전>의 추억을 하나로 묶으면서 <놀면뭐하니>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프로젝트를 멋지게 마무리 지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하는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놀면뭐하니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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