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수원의 캡틴 염기훈이 인천과의 K리그 3라운드에서 후반 15분 결승골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 염기훈 수원의 캡틴 염기훈이 인천과의 K리그 3라운드에서 후반 15분 결승골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이 견고한 방패로 무장한 인천을 제압하고, 고대하던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수원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 홈 경기에서 인천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수원은 K리그 개막 2연패 이후 첫 승을 신고하며, 1승 2패(승점 3)를 기록했고, 인천은 3경기 연속 승리 없이 2무 1패(승점 2)에 머물렀다.
 
인천, 극단적인 수비 축구로 일관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크르피치-타카트 투톱 라인이 처음 가동되는 가운데 좌우 윙백은 김민우, 명준재가 섰다. 중원은 염기훈-고승범-박상혁이 포진했으며, 스리백은 헨리-민상기-이종성, 골문은 노동건이 지켰다.
 
인천의 임완섭 감독은 3-4-3이었다. 김준범-케힌데-무고사가 전방을, 중원은 강윤구-이우혁-김도혁-이우혁, 스리백은 김정호-문지환-김연수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정산이 꼈다.
 
인천은 공격시 3-4-3을, 수비시 3-5-2로 전환하며 수비 숫자를 늘리는 모습이었다. 김준범이 좀 더 미드필드로 내려오고, 케힌데와 무고사가 전방에서 파트너십을 이루며 압박을 가했다.
 
인천은 지난 2경기와 마찬가지로 수동적인 자세로 경기를 임했다. 라인을 뒤로 내린 채 잠그는 수비만을 펼쳤다. 수원은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에 비중을 뒀다.
 
최전방에 배치된 크르피치의 컨디션이 좋았다. 전반 7분 명준재의 얼리크로스가 인천 수비 뒷공간으로 투입됐고, 크르피치가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섰지만 오른발 슛팅은 정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9분에도 염기훈의 코너킥에 이은 크르피치의 헤더슛은 정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인천은 전반 19분 큰 위기를 맞았다. 케힌데의 부상은 인천에게 큰 악재였다. 민상기와 볼 경합 도중 무릎에 통증을 느끼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결국 케힌데 대신 김호남이 그 자리를 메웠다.
 
경기 주도권은 수원이 쥐어나갔으나 좀처럼 인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31분 크르피치가 내준 패스를 타가트가 오른발 대각선 방향으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인천은 전반 추가 시간에서야 첫 슈팅을 기록했다. 김도혁이 올려준 크로스를 무고사가 머리로 돌려놨지만 위력이 없었다. 인천의 무기력했던 전반전 45분은 종료됐다. 슈팅수에서 10-1로 앞섰고, 볼점유율 역시 61%로 수원이 압도한 전반 내용이었다.
 
수원, 선제골 이후 선수비 후역습 전환
 
인천은 후반에도 별 다른 변화 없이 수원에 응수했다.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몇 번의 기회에서 매듭을 짓겠다는 의도였다. 후반 11분 통한의 찬스를 놓쳤다. 무고사가 헨리를 제치고 노동건 골키퍼와 근거리에서 왼발슛을 시도한 공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토록 미세한 실수는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천의 수비를 세 차게 두드리며 간을 보던 수원이 결실을 맺은 시점은 후반 15분이었다. 김민우가 돌파를 시도할 때 문지환에게 걸려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염기훈의 선제골로 수원이 리드를 잡았다.
 
이에 인천도 공격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했다. 김호남-무고사-송시우 스리톱을 내세웠다. 그러나 세밀함이 떨어지는 공격으로 수원의 수비벽에 차단됐다.
 
이임생 감독은 선제골 이후 곧바로 후반 16분 공격수 타가트 대신 윙어 임상협을 투입하며 전방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가져갔다. 이어 후반 22분에는 중앙 미드필더 박상혁을 불러들이고, 센터백 조성진을 넣으며 수비를 강화했다. 조성진-민상기-헨리가 스리백으로 포진하고, 수비수로 뛰었던 이종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한 단계 전진배치 되는 형태였다.
 
인천도 후반 22분 강윤구 대신 정동윤을 투입했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수원은 견고한 수비로 인천의 공세를 손쉽게 막아냈다.
 
수원은 인천이 전반에 보여준 선수비 후역습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후반 26분 역습 기회에서 임상협이 접어놓으며 김정호를 제친 뒤 왼발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으로 접어들자 수원은 공을 소유하면서 시간을 보내고자했다. 염기훈, 이종성이 반대편으로 전환하는 롱패스를 통해 인천의 체력을 소진했다. 인천은 센터백 김정호마저 최전방으로 올리며 롱볼 축구를 시도했지만 전세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수원 이임생 감독 이임생 감독이 올 시즌 공식 대회 4연패 이후 인천전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 수원 이임생 감독 이임생 감독이 올 시즌 공식 대회 4연패 이후 인천전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임생 감독, 능동적인 전술 변화로 첫 승
 
두 팀 모두 지난 2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 수원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전북과 울산을 차례로 만나 1골차로 패했다. 인천은 대구, 성남과 2연속 무승부를 거뒀다.
 
두 팀의 공통분모는 있었다. 수비 축구였다. 수원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하지만 강팀과의 경기였다. 이에 반해 인천은 조금이나마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대구, 성남을 상대로 수비에만 치중하는 전술로 승점 1씩 챙긴 바 있다.
 
그래서 이번 경기는 더욱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았다. 인천은 평소와 같이 '마이 웨이'를 걸었다면 수원은 승점 3을 위한 전술로 임했다.
 
사실 수원은 한의권, 홍철의 부상과 안토니스의 퇴장 징계로 인해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이임생 감독은 앞선 2경기에서 타가트-염기훈, 크르피치-염기훈 투톱을 가동한 바 있다. 이번 3라운드는 타가트-크르피치 외국인 투톱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리고 볼 배급과 키핑이 뛰어난 염기훈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린 것이 주효했다. 볼 점유율과 중원 장악력에서 인천을 압도했다.
 
수원은 후반 15분 염기훈의 선제골에 힘입어 이후 수비적인 자세로 취했다. 인천의 선수비 후역습을 수원이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스피드와 돌파가 뛰어난 임상협을 크르피치와 짝을 이루게 했으며, 센터백 조성진을 투입해 수비의 비중을 높였다. 이임생 감독이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면서 승점 3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수원은 지난 2월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2연패를 당한 뒤 이달 개막한 K리그에서도 전북, 울산에 덜미를 잡혀 공식 대회 4연속 패배를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이번 3라운드 인천전에서의 승리가 절실했다. 선수들은 더욱 투지를 불사르며 많이 뛰었다. 승리의 의지가 높았던 쪽은 인천이 아닌 수원이었다.
 
'3경기 0골' 인천, 수비 축구 한계 봉착하나
 
인천은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다. 3경기 연속 승리 없이 2무 1패다. 물론 임완섭 감독의 수비 축구는 불합격점이라고 보긴 어렵다. 표면적으로 3경기에서 단 1실점만 내줬으며, 이마저도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이었다.
 
네임밸류는 다소 떨어지지만 김정호-문지환-김연수로 구성된 스리백의 단단함과 수문장 정산 골키퍼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대구와 성남은 이러한 인천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세 번은 통하지 않았다. 수원의 공격 축구에 인천은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개막 이후 260분 동안 이어진 무실점 행진이 깨지면서 인천은 당황이라도 한 듯 갈피를 잡지 못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보여준 인천의 공격력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임완섭 감독은 1라운드 케힌데, 2라운드 무고사를 선발 카드로 꺼내들었고, 이번 3라운드 수원전에서 케힌데와 무고사를 동시에 가동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공격에서의 창의성을 찾아볼 수 없다. 믿었던 두 명의 외국인 골잡이 역시 한 방이 터지지 않고 있다.
 
이날 전반 초반 케힌데의 부상 결장이 치명적이었다고 하기엔 인천은 무고사라는 또 한 명의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무고사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 아쉬움을 남겼다. 김호남, 김준범을 비롯해 '조커' 송시우마저 임팩트가 없었다.
 
경기 후 임완섭 감독은 "공격의 변화, 다양성이나 득점 연결 고리를 찾아야 하는 게 숙제"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 아무리 수비에서 잘 버티더라도 공격진에서 골을 책임지지 못한다면 승리 역시 없다. 그동안 인천은 매 시즌 힘겨운 강등권 경쟁을 벌였다. 공격력 업그레이드는 필수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 (2020년 5월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 1 - 60분 염기훈(PK)
인천 유나이티드 0
 
선수명단
수원 삼성 3-5-2/ 노동건/ 이종성, 민상기, 헨리/ 명준재, 박상혁 (67'조성진), 고승범, 염기훈, 김민우/ 타가트 (79'유주안), 크르피치 (61'임상협)
 
인천 유나이티드 3-4-3/ 정산/ 김연수, 문지환, 김정호/ 김성주, 이우혁, 김도혁, 강윤구 (67'정동윤)/ 무고사, 케힌데 (20'김호남), 김준범 (57'송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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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수원 인천 이임생 염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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