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 디에이치 컴퍼니
SF와 청춘 로맨스 그리고 반전 스릴러까지 꾹꾹 담아낸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VR, 3D 등 특수효과에 공을 들였다. 한국과 중국 제작진이 영화를 공동 제작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초능력소년사건>은 우연한 사고로 초능력을 갖게 되면서, 조금씩 과
거의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의 사랑과 우정,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입체 3D와 VFX 분야의 전문 프로듀서로 다양한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를 제작한 채수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내가 만약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 디에이치 컴퍼니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성실한 청년 청밍(동청밍)은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에겐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마치 친형과는 같은 훼이(주아휘)가 있다. 훼이는 청밍이 힘들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인물이다.
청밍에게는 핸드폰 카메라를 가슴에 품고 다니며 온종일 일어난 모든 일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핸드폰 카메라 프레임에 우연히 그녀가 들어왔다. 그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그녀, 린(진의함)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이런 청밍의 마음을 눈치챈 훼이는 두 사람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오작교 역할을 자처한다.
그렇게 세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질 때쯤 하늘에서 유성이 추락한다. 불행히도 떨어진 유성은 청밍의 몸에 닿게 되고 그는 큰 화상을 입는다. 그날 이후 청밍에게는 초능력이 생겼다. 하늘을 나는 것은 물론 손을 대지 않고도 사물을 옮길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청밍은 린과 데
이트에서도 초능력을 발휘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인공처럼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빌딩 꼭대기 위에 올라가 린과 데이트를 즐긴다. 뿐만 아니라 훼이와 함께 과거 자신의 부모에게 함부로 대하고 해고까지 시킨 공장 직원들을 찾아가 통쾌한 복수극도 펼친다. 그렇게 세 사람만의 세상이 열리는 듯했다.
▲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 디에이치 컴퍼니
하지만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청밍은 기억을 하나씩 잃어간다. 이를 알게 된 린과 훼이는 청밍에게 각각 다른 조언을 한다. 초능력을 좋은 일에만 써야 한다는 린과 초능력을 통해 세상을 휘어잡자는 훼이 사이에서 청밍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채수응 감독이 보여주는 '명불허전' 영상미, 그러나
<초능력소년사건>은 카메라 앵글을 눈여겨 보며 관람해야 한다. 영화 절반 이상의 앵글이 핸드폰 카메라를 든 주인공들의 시점이다. 휴대폰을 든 청밍의 1인칭 시점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그 카메라를 린에게 건네주면서 린의 1인칭 시점이 시작되는 식이다. 그리고 이 휴대폰을 훼이가 건네받으면 또 다시 훼이의 1인칭 시점으로 바뀐다.
보통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영상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나 신선하다. 주인공끼리 휴대폰을 주고받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어색한 느낌도 없다. 영화 중간중간 휴대폰 화면이 가로에서 세로로 회전되거나, 흔들리는데 이는 '휴대폰으로 보는 시각'을 강조하기에 충분하다.
▲ 영화 <초능력소년사건>의 한 장면. ⓒ 디에이치 컴퍼니
아쉬운 점도 있다. SF, 연애, 스릴러, 드라마 장르를 한 영화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겼다. 상다리 휘는 고급 상차림인데 이렇다 할 메인요리는 눈에 띄지 않는다. 독특하고 화려한 영상미에 감탄하다가도, 이내 구겨 넣은듯한 여러 장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주인공의 기억상실 이야기는
영화 <메멘토>(2000)를 연상시키고, 유성이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2018)이 떠오른다.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한 영상이 아닌, 영상을 보여주기 위한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이 강한 것도 아쉽다.
개봉은 28일.
한 줄 평 : 영상에 대한 아이디어와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
별 점 : ★★★(3/5)
영화 <초능력소년사건> 관련 정보 |
제목 : 초능력소년사건
감독 : 채수응
각본 : 송은주, 채수응
촬영 : 제프리 웨일
시각효과 : 권오성
편집 : 채수응
음악 : 스테판 슈미트
출연 : 동청밍, 진의함, 주아휘
제작 : 세븐필름X척!
배급 : 디에이치 컴퍼니
러닝타임 : 82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20년 5월 2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