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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진갑)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진갑)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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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준비가 만만치 않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진구갑)이 씁쓸히 웃으면서 한 말이다. 그는 선거 이틀 뒤인 지난 4월 17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선 "이번은 (진다는) 1%의 가능성도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적인 내상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뼈아픈 결과였단 얘기였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부산 18석 가운데 3석밖에 건지지 못했다. 20대 총선 당시 6석을 확보했던 점, 특히 2018년 지방선거에선 기초단체장 16석 중 13석, 비례대표를 제외한 시의원 42석 중 38석을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후퇴한 결과다. 부산 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 의원도 45.02%(4만8287표)를 얻어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48.51%, 5만2037표)에게 패했다. 8년 전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안정적인 지역구(서울 광진갑) 대신 고향 부산으로 돌아왔던, 그리고 4년 전 희망을 확인했던 그에겐 더욱 아팠을 후퇴였다.

그가 생각하는 패인은 많았다. 통합당의 참패 가능성이 선거 막판 부각되면서 "민주당은 싫어도 김영춘은 괜찮다"던 이들 중 일부가 지지 철회를 고민했고, 6개월 째 검토만 계속 중인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비롯해 부산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의 실망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의 자만과 방심의 결과"라고 자책도 했다.

선거 직후 발생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당의 강력한 만류에도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던지고 출마할 걸 그랬다는 개인적 후회도 토로했다. 하지만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자신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우리가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상처 받은 부산시민들에게 민주당과 정치인들이 사죄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의원에겐 영남권 대표로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라고 하면서 왜 본인은 출마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김부겸 의원이 나보다 더 고생을 많이 하니깐"이라며 웃었다. 코로나19 사태 때 선거운동까지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와 대구·경북을 위한 예산을 1조 원 이상 증액시킨 '똘똘한 국회의원을 잃은' 대구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김부겸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 탓에 대권에 출마할 경우 대선 1년 전 당대표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김부겸) 본인이 당을 책임지고 끌고 나가겠다면 대선에 출마 않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직을 잘한다면 당권-대권 분리 규정도 개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남은 임기를 마치면 전국을 돌아보겠다고 했다. 각 지역의 잘하는 정책, 행정 등을 살펴보면서 공부를 하겠다는 것. 총선 전 밝혔던 '대권 도전'과 연관된 것인지 물어봤다. 그렇게 해석할 건 아니라고 손사래 쳤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영원한 정치인이고, 현역 정치인은 끊임없이 국가와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살아야 하잖나."

다음은 <오마이뉴스>가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 의원을 만나 나눈 일문일답이다.

"뭐가 달라졌냐는 여론 있었다... 부산은 대구와 달라" 

- 총선 후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선거에서 졌지만 그 마무리를 잘 하는 게 인간의 도리다. 도와준 분들에게 인사도 꾸준히 해야 하니 지역도 돌고 사람들 만나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시고 했다. 국회 의원회관 방 빼는 준비도 하고 후원회 사무실도 철수해야 하고. 철수 준비도 만만치 않다."

- 선거 이틀 뒤, '이번은 1%의 가능성도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적인 내상이 있었다'고 했다. 그만큼 예상외의 결과였나.
"지난 2월까지 부산 분위기가 아주 안 좋았다. (부산 18석 중) 과반수, 10석은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내심 '야, 이 분위기면 1~2석 정도 되겠다'는 위기감은 있었다. 그렇지만 다 아는 대로 3월부터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평가가 확 올라가면서 4월 즈음엔 부산에서조차 확연하게 분위기가 호전됐다. 선거 5일 전부턴 거리에서 느껴지는 반응도 확 바뀌고. 거의 모든 여론조사와 당 내부조사에서 7~8석 정도는 이긴다고 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나는 될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민주당은 싫지만 김영춘은 괜찮다'는 지역 분위기가 있으니. 내 나름대로의 희망과 낙관이 있었다. (웃음) 특히 선거 막판 5일엔 그런 낙관적 생각으로 부산에 처음 출전하는 후보들 도우려고 매일 외부 지원 유세를 나갔다. 진짜 핏덩이 같은 초보 원외 후보들이 도와 달라는데 이미 3선 의원이고 장관까지 한 입장이고 부산 선거대책위원장인 내가 안 갈 수가 있겠나. 그리고 내가 총선만 6번 치르는데 앞서 5번은 거의 결과를 맞췄다. 이길 거 같으면 이기고 질 것 같으면 졌고. 이번엔 1표 차이라도 이기겠다 싶었는데 못 맞췄다. 예측 못한 패배라서 쇼크가 있었다."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진갑)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진갑)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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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인은 뭐라고 보나.
" 지고 나면 그 이유가 10가지, 100가지 된다. 우선 '지역주의 때문에 진 게 아니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싫은데 김영춘은 괜찮아' 했던 사람들의 표가 나뉜 것 같다. '수도권이나 호남에서 통합당이 참패하고 민주당이 대승할 거다', '민주당 의석수가 150석에서 180석은 될 거다'는 예측 보도가 막판에 난무하면서 '경상도는 통합당이야' 이런 과거 관념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일부 있는 거 같다.

또 하나는 부산 지역경제가 너무 어렵다는 거다. 민주당 대통령, 민주당 부산시장 뽑아도 뭐가 달라졌냐다. 실제로 수치가 더 나빠졌다. 2018년 우리나라가 2.9% 성장할 때 부산은 1.9%밖에 성장 못했다. 석유화학·조선·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 기지인 경남·울산에서 마이너스 성장하니 부산도 그 영향을 받는다. 특히 최근 경제 추세가 전부 온라인·홈쇼핑 경제로 옮겨갔다. 최근 홈쇼핑 매출이 매년 20% 이상씩 증가했는데, 경제성장률 2~3% 되는 나라에서 늘어난 홈쇼핑 매출만큼 매출이 줄어든 곳이 어디겠나. 동네 길거리 상점, 전통시장, 오프라인 매장들이 다 죽을 쑤는 거다. 게다가 온라인 경제 활성화로 덕을 보는 지역은 서울이다. 대다수의 온라인 기반 회사들이 90% 이상 수도권에 있다.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은 이런 온라인 경제의 수혜지역이 되는 거고 서울과 멀면 멀수록, 부산과 같은 지역경제는 점점 고사상태가 되는 거다."

- 대구의 김부겸 의원도 총선 후 '당은 싫지만 김부겸은 괜찮다'는 것만으론 이제 취약지역의 돌파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인물론' 혹은 '대망론'의 한계 아닐까.
"그래도 여전히 인물과 정책으로 가야지. 민주당의 무기가 그 두 가지뿐인데, 다른 걸 뭘 갖다줄 수 있겠나. 하지만 부산과 대구는 좀 다르다. 난 대구의 경우를 진짜 이해하지 못하겠다. 부산은 참패했어도 3명의 당선자를 냈고 후보들 평균 득표율도 40%가 넘었다. 대구는 전패다. 게다가 김부겸은 코로나19 사태 때 선거운동 하다 말고 예산결산특위 가서 정부안보다 1조 원 이상 증액시켜 (대구·경북에) 예산 가져오지 않았나. 똘똘한 국회의원 하나 키워서 그렇게 구체적인 이익을 얻었던 지역인데 그 똘똘한 한 명마저 내쳤다. 그것도 대패를 시켜서 싹을 죽였다. 지역주의라고밖에 해석 안 된다. 김부겸 하나 당선시키지 못하는 협량함. 이게 과연 대구 발전에 좋은 일인가 묻고 싶다. 나도 떨어진 놈이라 이런 얘기가 뭣하지만..."

-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풀렸다면 부산 선거결과가 달라졌을까.
"내가 말한 패인 중 하나다. 아무리 대통령이 민주당이고 부산시장이 민주당이라도 방금 설명했던 이 거대한 흐름을 어떻게 한꺼번에 바꾸겠나. 그러면 미래에 희망이라도 줘야지. 그 희망의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부산에선 '동남권 24시간 공항(가덕도 신공항)'이었다. 우리가 지역에선 '800만 부산·울산·경남 경제 공동체(부울경 메가시티)를 건설해서 세계를 상대로 글로벌 비지니스를 펼치는 동북아 7대 경제블록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한다. 근데 이 얘기는 추상적이잖아. 그러니 이를 위해서 동남권 24시간 관문공항을 만든다고 설명한 것이다. 즉, 지역주민들에겐 미래의 희망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였던 거다."

- 언론인터뷰에서 가덕도 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섭섭하다는 직설적인 표현까지 썼다.
"지역주민들 사이에 그런 여론이 있다는 걸 대변해서 전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만약 정치적 판단을 앞세웠다면 선거 전에 (김해신공항 확장안 재검증을 위한 국무총리실 검증위의) 검증이라도 끝냈텐데, 현재 6개월 째 검증 중이다. 그게 안 되니 선거 때 '부울경 메가시티를 위해 24시간 관문공항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만 했다. 가덕도 신공항이 메가 이슈인 지역에서 검증도 안 끝냈기 때문에 앞세우지 못했다. 게다가 항상 선거 때마다 '부산시민들이 원하는 관문공항 반드시 짓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말하면 오히려 역풍이 불 것 같았다."

- 선거 후에도 가덕도 신공항을 재차 언급한 건 검증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요청'이라고 봐야 하나?
"그렇다. 그 주문을 한 거다.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난하자는 게 아니다. 선거가 끝났으니 (정치적 입장 고려 없이) 그 절차를 제대로 좀 해달라는 얘기다. 지방공항에 대한 여러 우려들이 있는데 동남권 24시간 관문공항은 의미가 많이 다르다. 국토부가 10년 뒤의 예측수요를 내다보고 지난 2018년 김해공항 터미널 확장공사를 했는데, 완공된 지금 벌써 그 10년 뒤의 예측수요를 다 채웠다. 국가경쟁력 전체를 올리기 위해서도 지방의 발전이 필요하다. 가덕도가 아니라도 좋다. 입지가 다르더라도 동남권 24시간 관문공항을 꼭 세워야 한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지금은 사죄할 시간"

- 선거결과에 대해 부산시의 책임은 없나. 선거 이전부터 오거돈 시정에 대한 비판이 있었는데.
"민주당 시장이 들어섰으면 당장 경제성적표가 좋아지는 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가려워하는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제대로 된 미래 비전을 손에 쥐어줬어야 했는데. 희망의 싹을 손바닥 위에 얹어줬어야 했는데 그런 작업이 실패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스캔들까지 나왔기 때문에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시작해 20~30년 동안 부산에서 지역주의를 극복해자고 했던 노력의 결과가 민주당 시장의 탄생이었다. 시민들이 최소한 '민주당이 성과는 없어도 참 열심히 노력하네'라고 할 정도까지 만드는 게 임무였는데, 오히려 '민주당이 너무 못한다'는 비난에 이런 스캔들까지 겹치니... 차라리 2014년 지방선거 때 양보하지 말고 진검승부할 걸, 2018년 지방선거 때도 좀 더 일찍 (해양수산부 장관직) 사표내고 출전할 걸, 하고 후회한다."

-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미리 알고 있진 않았나?
"몰랐다."

- 총선 결과보다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지역민에겐 더 충격일 수도 있겠다.
"많이 안 좋다. 어차피 오 전 시장에 대한 평가가 나빠 쇼크를 안 받는 이들도 있지만, 민주당이 그렇게 어렵게 시장 만들어놓고 그렇게 날려먹냐고 혀를 차는 분들이 많다."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진갑)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진갑)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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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지방선거 전 사표 빨리 내지 못한 배경이 있나?
"제가 2017년 6월 장관에 취임했다. 2016년 말에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상황이 안 좋았다. 우리나라가 수출의 99%를 선박으로 하는 나라인데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제 해운 선박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해운 매출도 1년 사이에 10조 원이 줄었고 한국 해운 매출 최고치 때와 비교하면 20조 원 가량 줄어든 상태였다. 해운과 직결된 조선산업도 더 나빠지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의 핵심이 해양진흥공사 설립이었는데 자본금 3조원의 공사를 설립하려니 기획재정부나 산업자원통상부 등 정부 부처들이 다 반대하더라. 쉽지 않았다. 그 시점이 2018년 초인데 내가 직을 던지고 나가면 이 일이 무산되겠더라.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이행 못했던 공약이기도 하고. 그래서 전력질주해서 2018년 3월 초에 이 일을 매듭지었다. 그때 그만두고 부산시장 나가려고 하니 당에서 말렸다."

- 당의 만류 이유는 뭔가.
"2018년 1월 사표를 냈다면 당에서도 안 말렸을 거다. 그런데 3월 쯤엔 큰 상황 변화가 두 가지 있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미투 사건이 터졌다. 어떤 일이 또 터질지 모른다는 분위기였다. 거기다 우리 당이 130석이 채 안 될 때였다. 그러니 내가 부산시장 선거 나가면 부산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할 거고 그때 상황에서 김영춘 외에 다른 후보가 나서서 당선되기 어렵다고 했다. 또 그 다음엔 (해수부) 장관도 새로 뽑고 인사청문회도 해야 하는데 부담이 너무 크고. 오 전 시장을 공천해도 이긴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심지어 내가 '당이 안 도와줘도 된다, 현역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때 받는 감점 15% 다 수용하고 경선도 임하겠다'고 했는데도 당에서 아주 강하게 만류하더라. 현직 장관이 당과 싸우면서 사표내고 출마할 수도 없고. 오히려 자중지란으로 비쳐질 수 있어서 그땐 출마를 접었다."

-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어떤가.
"지금은, 보궐선거 얘기할 때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당 안에서도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는 게 맞느냐, 아니냐를 두고 이견이 있다.
"그러니까. 그것까지 포함해서 우리가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 일단 상처받은 부산시민들에게 민주당과 정치인들이 사죄할 시간이다. 그 문제는 결국, 부산시민의 뜻에 따를 문제다. 그 시점이 올해 말이 될지, 내년 초가 될지는 몰라도..."

- 부산시당 싱크탱크인 오륙도연구소장으로서 지역화폐·블록체인특구·북항재개발 등 여러 정책들을 내놓았다. 이런 정책들을 완성하려면 다음 부산시장도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하는 거 아닌가.
"좌우지간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를 두고도 부산시민들은 '니들은 지금 그런 얘기할 자격 없다'고 하실 거다. 좋은 얘기라도 때가 있다. 상처를 치유할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김부겸, 당 책임지겠다면 대선 출마 않는 것도 고려해야"

- 177석 거대여당이 됐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을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사무총장으로서 21대 국회의 민주당에게 조언을 한다면?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은 참 많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그냥 막 내뱉고 던져서 백가쟁명식으로 추진한다면 열린우리당의 전철 밟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라는 '틀'안에서 충분히 토론하고 잘 소화해서 영양소만 잘 뽑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177석에 걸맞은 성과물이 나온다."  

- 8월 전당대회가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김부겸 의원이 영남권을 대표해 당대표 경선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왜 본인은 출마하지 않나?
"(웃음) 김부겸 의원이 나보다 더 고생을 많이 하니깐. 아까 말했지만 부산은 이제 많이 변했다. 아직 아쉬운 면은 있지만. 그러나 대구는 여전하다. 10년 전 '영남에서 다시 정치를 일으켜 세우자, 그래서 우리 고향도 다시 일으켜 세우자'고 같이 내려갔는데 나보다 김부겸 의원이 훨씬 고생하는 것 같다."

- 당권·대권 분리 규정 탓에 차기 대선주자는 당권에 도전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있다.
"본인이 당을 책임지고 끌고 나가겠다면 대선 출마 않는 것도 고려해야지."

- 김부겸 의원은 대선에 출마하지 말라는 뜻인가?
"당대표 잘한다면 당헌당규 개정도 할 수 있지. '대표직 좀 더 하고 대선 6개월 전에 그만두라'고 개정할 수도 있잖나.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를 할 때, 당내서 하도 난리를 쳐서 대선 1년 전에 당대표직을 그만두라고 만든 거지, 다른 나라에선 이런 당헌당규 있는 곳이 별로 없을 거다. 당수가 그대로 수상이 되는 내각제 국가도 있는데."

-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말인가.
"이런 얘기를, 현재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1위인 이낙연 위원장을 대상으로 하면 좀 조심스럽다. 다른 경쟁후보들에게 굉장히 불쾌하고 불만스러운 얘기가 될 수 있어서. '불공정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깐."

- 이낙연 위원장이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1위를 달리는 이유는 뭘까.
"국회 대정부질문 때 보여준 이 위원장의 답변, 이런 걸 보면서 '저 사람 참 점잖구나, 답변 내용도 위트가 있구나, 촌철살인의 스마트함이 있구나'고 국민들이 평하시지 않을까? 그동안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잘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인기가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판 뉴딜에, 지방뉴딜도 넣어야"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진갑)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진갑)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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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 취임3주년 기자회견에서 전국민 고용보험제에 대해 언급했다.
"너무 과욕은 안 부렸으면 좋겠다.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되고 그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속도와 수순의 조절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최저임금 인상 때와 마찬가지다. 소득주도성장이란 큰 방향 하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맞는 얘기였다. 그러나 그 대상을 좀 더 세분화 해 따로 적용한다든가, 인상폭의 속도를 5년 안에 나눠서 하자고 속도조절을 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런데 너무 급격하게 하다 보니깐 1년 반만에 제동이 걸렸다.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마찬가지다. 단계를 설정하고 점차 늘려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자영업자들까지 한꺼번에 하자고 하면 아마 비틀거리다 좌절할 수 있다."

- 긴급재난지원금 때와 마찬가지로 전국민고용보험 논의 때도 재정건전성 문제가 제기된다. 2011년 본인 책 <나라뒤집기 : 사람의 정치학>에서 '미래세대를 위해 국가부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지금 생각은 어떤가.
"여전히 그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은 조금 맥락이 다를 수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긴급재난지원금 논의 초반에 (100% 지급이 아닌) '신청하면 주자'고 주장했다. 누구나 신청하면 바로 지급하고 이후 연말정산 등을 통해 환급·환수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왜냐면 코로나19 사태가 최소 6개월 이상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긴급재난지원금을 한번 지급하는 것으로 안 끝난다. 조금은 절제된 지원,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핀포인트로 지원해주는 제도가 돼야 지속가능하다고 본다."

- '한국판 뉴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판 뉴딜을 통해 PK 지역 철도망 계획도 앞당겨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표한 바 있다.
"다시 정리하자면 코로나 뉴딜은 '디지털-그린-지방'의 3대 뉴딜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이란 화두를 한국판 뉴딜에 포함시켜야 한다. 지금 인구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몇년 전에 '이대로 가면 경기도가 (인구밀집으로) 폭발하겠다'고 하소연을 할 정도다. 그러다보니 수도권의 SOC 사업계획은 예비타당성조사를 쉽게 다 통과한다. 반대로 지방은 안 된다. 부산만 해도 20년 간 인구가 50만 명이 줄었다. 젊은이들이 좋은 직장이 없으니 수도권으로 가야 해서, 매년 20-30대가 2만 명씩 부산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1년에 몇 십조 원의 돈을 쏟아 부어도 성장잠재력이 자꾸 고갈되고 있다. 그러니 지방을 통해 새로운 붐을 만들어보자는 거다. 지방 스스로 독자적인 경제블록을 만들고 자기 운명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국세·지방세 감면 권한이나 인허가권도 넘겨주자는 얘기다. 나는 부·울·경 경제공동체가 일본·중국·러시아·미국을 상대로 지금보다 몇 배 이상의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수도권에서 일을 찾지 못한 이들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다시 지방이 살아나고 경제 활성화 되고 대한민국 전체 국부를 풍성하게 일으켜 세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전국8도 투어 예정, 지역과 대한민국 다시 공부하겠다"

- 20대 국회 때 발의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아픈 손가락' 같은 법안이 있나. 본인이 발의한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간의 빈부 격차 해소 등을 담은 '사회적 양극화 해소 기본법' 같은 법도 폐기될 운명이다.
"양극화에 대해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못 잡고 있는 사회 현실이 안타까워서, (처리가) 안 되더라도 선언적으로 던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발의한 거다. 특히 빈부격차에 대해선 제도적 논의가 안 되고 있다. 그 법 그대로 되지 않더라도 '엑기스'만 따로 빼서라도 21대 국회에서 이뤄냈으면 좋겠다."

- 2008년 <대한민국 자전거&도보여행>, 2011년 <나라뒤집기 : 사람의 정치학>, 2014년 <부산의 희망찾기> 등을 펴냈다. 대개 새로운 도전을 앞두거나 마치고 낸 책들이다. 이번에도 책을 고민 중인가?
"책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지만 이제 끝나고 나면 전국 8도 투어를 해보려고 한다. 원래는 싱가폴이나 홍콩, 상하이 등을 다니면서 부울경 경제공동체 구상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 가니깐. 국내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를 살피려 한다. 제주도에선 관광행정과 영주권정책, 광주에선 문화행정 현장이라든가 광주형일자리 정책 관련해서 살펴보고. 이런 작업을 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고 싶다. 그렇다고 '체험, 삶의 현장' 이런 건 아니고. (웃음) 좀 놀러도 다니면서 그 지역에서 잘 하는 것을 구경하고 공부하고 했으면 한다."

- 전국을 둘러본다는 건 대권도전과 관련된 건 아닌가. 선거 전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렇게 해석할 건 아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영원한 정치인이고, 현역 정치인은 끊임없이 국가와 지역의 문제를 고민하고 살아야 하잖나. 그간 꼼꼼하게 돌아다닐 기회가 별로 없었으니 우리나라 곳곳을 둘러보겠다는 거다. 12년 전 불출마 선언하고 열린우리당 문 닫았을 땐 참담한 좌절감을 가지고 전국 해안선을 자전거로 일주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못 보던 것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발견 덕에 도보여행도 했고. 이번엔 도보여행까진 아니지만 지방 곳곳을 1주일이나 보름쯤 묵으면서 돌아볼 생각이다. 그러면 또 다른 발견과 공부가 될 것 같다. 우선은 대한민국과 지역을 공부하겠다. 지역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다시 알아보려고 한다."

- 마지막으로 지지자나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늘 죄송하다고 입에 달고 다니는데... 이번에는 꼭 이겨야 할 선거를 졌다. 근본적으론 제 자만과 방심의 결과라고 자책하고 있다. 좀 더 단련되고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서 소임을 다하도록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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