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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11일 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11일 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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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인들은 21세기 실향민이다. 공장이 코앞에 있지만 한 번 가보지도 못하고 마냥 기다리고 있다. 어제(10일) 대통령이 말한 대로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남북협력을 할 거라면 최소한 개성공단은 재개해야 하지 않을까."

이종덕 (주)영이너-폼 대표이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대표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 벌써 4년이 넘었습니다, 얼마나 더 인내해야 하나요?'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꼭 쥐었다. 그러면서도 개성공단 재개에 희망을 남기는 듯 '개성공단' 배지를 달고 있었다.

그는 2007년 개성공단 내 부지를 분양받아 2008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성공단내 봉제공장을 운영했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한 후 개성공단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이 대표처럼 개성공단에서 쫓겨나온 개성공단 기업가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모였다. 이들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 20여 명은 "헌법재판소가 개성공단 중단 조치의 위헌 확인 절차를 미루고 있다"라며 재판 집행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개성공단 폐쇄 위헌 확인을 위한 헌법소원심판 청구한 지 만 4년째다.

'박근혜 정부가 불법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했는데 이와 관련한 헌법소원심판이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 비대위의 주장이다. 2017년 2월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개성공단 폐쇄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결정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대답 없는 헌재

박근혜 정부의 폐쇄 조치 이후 비대위는 2016년 5월 "우리 정부가 먼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했다"라고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의 중단 결정이 법률에 의거하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에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같은 달, 헌법재판소는 비대위가 청구한 헌법소원을 사전심사하고 심판회부를 결정했다. 청구가 적법하지 않은 경우 청구를 각하할 수 있지만 헌재는 심판회부 결정했다. 이는 헌법소원심판의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후 정식 헌법소원심판은 열리지 않고 있다. 비대위는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우리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하루하루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무려 4년 동안 우리의 헌법소원 심판청구에 대해 공개변론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헌법재판소가 국정농단을 일삼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심판해 정의를 세웠듯이 박근혜 정부의 위법적인 공권력 행사로 이뤄진 개성공단 폐쇄를 법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정의로 삶의 벼랑 끝에서 고통을 견디는 우리 개성기업인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신속한 재판진행을 촉구한다, 지연된 정의는 우리를 두 번 죽이고 있다"라면서 "헌법재판소는 이제라도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임을 확인'해 주길 호소한다"라고 호소했다.

"헌재, 개성공단에 부담 느끼나"

비대위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개성공단을 언급하지 않은 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시에 문 대통령의 '북미대화를 바라보지 말고 남북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나가자'는 발언에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종덕 (주)영이너-폼 대표이사는 "대통령이 개성공단을 언급해주기를 바랐는데, 아쉬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여당이 180석에 달하고 대통령이 미국 눈치 보기보다는 남북협력을 강조했으니 개성공단 재개를 (남북협력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대위의 소송을 지켜본 한 변호사는 "헌재가 개성공단 관련 결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변호사는 1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은 대통령이 일방적인 통치행위로 남북협력사업을 중단시켰다는 것을 인정하거나 부정해야 하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심사에 의해 과거 정부의 결정을 판단하는 게 헌재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남북협력사업 측면에서는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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