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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순원·오용자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다.
 윤순원·오용자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다.
ⓒ <무한정보> 김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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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에 사는 윤순원(80)·오용자(64) 부부는 부자다. 슬하에 딸 다섯, 아들이 둘 7남매를 키우느라 살림은 어렵고 몸은 고됐지만 마음만은 넉넉하다고 말한다.

"가족끼리 화목하고 의좋게 사는 게 최고 좋은 거유. 별거 읍슈.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지 않고 지내는 게 정말 좋은 거유."

부부는 40년여 전 도고에서 대술 곰실마을(충남 예산군 대술면 화천3리)로 이사를 왔다. 농사지을 넓은 땅을 찾아 5남매를 데리고 와 이곳에서 논밭을 일구며 여섯째 주민(30)씨와 올해 대학교에 들어간 막내 장미(19)씨를 얻었다.

일곱째의 입학소식은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돼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아들 바라고 넷째까지 딸만 낳다가 4년 만에 아들을 봤쥬. 그렇게 7남매를 뒀슈."

윤씨가 구수한 사투리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넓은 땅 찾아와 농사를 지어도 애들이 많으니 돈이 들어오남. 억세게 살았어도 애들이 잘 커준 것 생각하면 고마운 걸 이루 다 말할 수 있나유. 풍족하게 가르치지 못했어도 애들끼리 서로 깨우치며 반듯하게 자랐으니 그게 감사할 뿐이쥬."

첫째부터 다섯째까지 결혼을 한 뒤로는 3대가 모두 모이면 20명이 넘는 대가족이 됐다.
 
 다섯째 주선씨 결혼식에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명절 때 온 식구가 모이면 20명이 넘는 대가족이다.
 다섯째 주선씨 결혼식에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명절 때 온 식구가 모이면 20명이 넘는 대가족이다.
ⓒ <무한정보> 김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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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저짝부터 여짝까지 꽉 차요. 손주 여섯에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모두 모이면 시끌벅적하지요. 얼마 전 막내 장미가 대학에 가 둘이 지내는데, 빈집 같고 허전하고 뭔가 잃어버린 거 같아요. 엄마아빠 둘만 지낸다고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와 집밖 구경도 가고 그래요. 우리 애들이 복덩이에요."

자식 자랑하느라 오씨의 얼굴이 환하다.

"큰애가 잘하니 동생들도 쫓아 잘하는 게 대견해요. 얼마 전 막내(장미씨)를 대학교 기숙사로 데려다줬는데, 그새 언니들한테 집에 좀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장미는 어찌나 우리한테 귀염을 떠는지 몰라요."

아빠와 60살이 넘게 차이 나는 늦둥이 장미씨가 어려워하지는 않느냐고 묻자 윤씨는 "아녀, 아주 알랑쟁이유" 하고 껄껄껄 웃는다. 훌륭하게 7남매를 키워낸 부부에게 꼭 필요한 출산장려정책에 대한 우문을 던졌다.

"뭐 특별한 거 있나요. 결혼을 하려면 번듯한 직장을 구해야 하고, 애를 낳아 가르치려면 수업료 걱정 없어야 하고, 맞벌이하는 부부들은 애들 믿고 맡길 데가 있어야 하고, 주부들도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래야지. 내가 많이 낳아 키워보니 그렇더라고."

오씨의 현답이다. 이들에게 서로를 향한 격려를 부탁했다.

"그런 거 할 중 물러유"라던 윤씨가, "서로 고생하고 잘 살았으니까 더 바랄 것 없어요. 애들 잘 키워놨으니 돈은 없어도 웃어가면서 살아야지. 둘이 이제 뭐한댜? 어디 놀러도 가고 구경도 가고 해야지"라는 아내의 말에 "나도 이하동문유"라고 맞장구를 친다.

오씨는 "곰실에서 사는 동안 항상 주변에서 도와주는 이들이 있어 인심을 잃지 않고 지내왔다"고 추억한다. 그 고마움으로 지금까지도 자식들에게 '사람은 혼자는 살지 못하니 서로서로 도우며 싸우지 말라'고 가르친단다.

부부는 4년여 전부터 예산 읍내로 나와 지내고 있다. 여느 어르신들처럼 그동안 살아온 세월 이야기를 책으로 엮으면 역사가 되고 베스트셀러가 되리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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