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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과 전국위원회 위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전국위원회는 재적위원 639명 중 330명이 참석,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안건을 놓고 찬반 토론을 진행한 뒤 323명 중 177명이 찬성해 김종인 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과 전국위원회 위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전국위원회는 재적위원 639명 중 330명이 참석,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안건을 놓고 찬반 토론을 진행한 뒤 323명 중 177명이 찬성해 김종인 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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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이 없잖아, 대안이. 대안도 없으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게 놔둘 수 없잖아.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야지."


미래통합당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예정된 서울 63컨벤션센터, 분홍색 리본을 가슴에 단 사람들의 생각은 이렇게 달랐다. 그 결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시한부'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시작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해진 시한 없는 임기 보장'을 원했던 김종인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거절할 수도 있는 만큼, 여전히 김종인 비대위 출범 여부는 불투명하다.

상임전국위 무산되면서 꼬여버린 계획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미래통합당의 차기 전당대회 일정을 삭제하기 위한 당헌 개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참석 인원이 저조해 성원이 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미래통합당의 차기 전당대회 일정을 삭제하기 위한 당헌 개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참석 인원이 저조해 성원이 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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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은 28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연달아 열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할 예정이었다. 우선 상임전국위에서 당헌 11장 2조 부칙인 "차기 전당대회는 2020년 8월 31일까지 개최한다"를 삭제해 차기 비대위의 임기를 내년까지 보장하고, 이어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가결해 추대의 모양새를 취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당선자 총회에서부터 기류가 이상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3선 이상 당선자들의 요구로 인해 당초 29일에서 28일로 일정이 당겨진 당선자 총회는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찬반이 격돌하며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상임전국위는 비대위에 반발하는 이들의 불참으로 인해 정족수 미달, 열리지도 못한 채 무산됐다. '8월 말'이라는 사실상의 임기 제한을 풀지 못한 것(관련 기사: 빨간불 켜진 '김종인 비대위', 8월 말까지만 활동?).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안건을 놓고 찬반 토론을 진행, 323명 중 177명이 찬성해 김종인 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안건을 놓고 찬반 토론을 진행, 323명 중 177명이 찬성해 김종인 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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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족수를 간신히 넘긴 전국위는 찬반토론 끝에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에 임명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재적위원 639명 중 32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이 177명, 반대가 80명이었다. 곧바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측근인 최명길 전 국회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김종인 대표께서는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반발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날 계획이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게 됐다.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설 경우, 당헌‧당규대로 8월 말 전당대회까지 활동을 마쳐야 하지만 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수차례 밝힌 계획과 다르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상임전국위를 다시 소집해 해당 당헌‧당규를 삭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셀프 임기 연장'이라는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

당원 및 지지자들 항의... 김종인 측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통합당 청년 당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임명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래통합당 청년 당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임명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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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청년연맹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에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반대하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자유청년연맹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에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반대하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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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위 도중에도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 그리고 비대위원장직 수락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종인 비대위를 추인하는 대신 임기를 8월 말까지로 못을 박자'는 제안도 나왔으나 표결까지 가지는 못했다. 표결이 의미가 없다며, 표결 자체를 거부하고 자리를 빠져나오는 이들도 있었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안건이 가결되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안건이 가결되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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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최고위원은 기자들 앞에서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께서 본인이 욕심도 없다고 했으니 지금 현재의 당헌‧당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라며 "다시 상임전국위를 열어서 임기를 연장하는 건 편법 중의 편법이고 대단히 옳지 못한 행위이다, 21대 당선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 상당한 논란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래 비대위는 혼란한 당내 상황을 수습해달라는 의미인데, 지금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앞으로 계속해서 이런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심히 유감스럽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전국위 회의장 앞에는 일부 청년 당원들이 "비상(식)대책위원장 아닙니까?"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 의사를 표했다. 스스로 '자유청년연맹'이라 밝힌 또다른 이들은 "김종인 비대위 반대한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전국위원회를 마치고 나온 정우택 전국위원장,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을 향해 "너희가 당을 망치고 있다" "절차를 무시한 월권이다" 등의 주장을 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전국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우택 의원은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함께 이날 전국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국위 결과에 대해 브리핑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측으로부터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반발이 나온 데 대해 묻자, 정 의원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의장으로서 말씀드리기 어폐가 있다"라며 "그건 당 지도부가 앞으로 비대위원장과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심 권한대행은 "김종인 위원장에게 오늘 투표 내용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비대위원장을 수락해주시라고 요청할 생각"이라며 "수락할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임기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그(비대위원장직 수락) 다음 스텝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가 이야기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답을 피했다.

다만, '현행 당헌‧당규대로 8월 31일까지 맡아달라고 요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러면 당헌을 내가 고쳐서 말씀드릴까?"라고 되물으며 "그렇게 하기를 원하시나, 내가 그러면 말씀드릴 때 뭐라고 말씀드리겠나"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비대위원장직 수락해도 리더십은 시험대에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과 조경태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과 조경태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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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초는 또 있다. 임기 문제와 관계 없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더라도,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을 인정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태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해야 할 일은 당선자 총회에 앞으로 당의 진로나 미래에 모든 부분 맡기는 것"이라며 "국회 일만 하라"라고 꼬집었다.

장제원 의원은 "내가 볼 때 (반대가) 이 정도 되면 (김종인 비대위를) 하면 안 된다"라며 "리더십이 확보가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비대위가 이렇게(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하게) 되면, 나중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나 안 해' 하고 나가버릴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강행하면 시끄러울 것"이라는 우려였다.

한편,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전국위 이후 찾아온 기자들에게 "나는 자연인"이라며 "나는 어떻게 (전국위 결과가) 결정됐는지 알지도 못한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태그:#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전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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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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