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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찰개혁의 남은 과제로 직접수사 부서(특수부) 축소와 형사부 강화를 꼽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검찰개혁의 남은 과제로 직접수사 부서(특수부) 축소와 형사부 강화를 꼽았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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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30일 오후 6시 30분]

2014년부터 검은색 서류 가방 하나 들고 전국 농협을 누볐다. 직접 운전하기도 했지만, 주로 고속버스·시외버스를 탔다. 늦은 밤 서울로 돌아오기 어려울 때는 모텔이나 허름한 호텔에서 잠을 청했다. 2013년 검찰 최고위직 간부였던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이야기다. 2013년 12월 검찰 퇴직 전 소병철 당선자의 직위는 고등검찰청 검사장(고검장)이었다. 고검장은 검사 2200여 명 가운데 검찰총장 바로 다음으로, 법무부와 검찰을 통틀어 단 9명밖에 없는 최고위직이다.

보통 고검장은 현직에 있을 때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퇴직 뒤에는 대형 로펌에서 큰돈을 받으며 '전관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다. 하지만 소 당선자는 전관예우를 거부했다. 검찰 고위직 간부 출신 가운데 처음이었다. 퇴직 후 대형 로펌의 영입 제안을 뿌리치며 간 곳은 농협대학교였다.

"후배들한테 그런 선배 한 사람쯤 있다는 걸 보여주고픈 욕심이 들었다. 돈 포기하고 명예로운 길 가는 선배가."

이곳 교수로 있으면서 전국 농업협동조합 교육을 하러 전국을 누볐다. 연봉도 다른 교수들의 절반만 받았다. 이후 고향에 있는 순천대학교에서 무보수로 후학을 가르쳤다. 특별강연료를 받는 경우에는 모두 학생들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소병철 당선자는 검찰 퇴직 전에도 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검사를 하려면 소병철처럼 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는 과거 여러 차례 여야 모두로부터 정치 입문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는 왜 이번에 정치입문을 결심했을까. 지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소 당선자를 만나 그에게 직접 물었다.

10년 만의 순천 민주당 국회의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퇴직한 후 전관예우를 거부하고 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퇴직한 후 전관예우를 거부하고 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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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정치 입문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20대 국회의원 선거 앞두고도 정치권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다른 봉사의 길을 택했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검찰 때문에 나라가 힘들다', 'TV만 켜면 구속이나 압수수색 얘기만 나온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검찰에서 30년 지낸 사람으로서 굉장히 마음이 무거웠다. 어떨 때는 괴로웠다. 검찰 선배로서 검찰이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에 책임감을 느꼈다. 그것이 정치 입문의 이유다. 훗날 정치인으로서 '정치하려면 소병철처럼 하라'는 소리 듣고 싶다."

- 선거운동을 직접 해보니 어땠나?
"어떤 분한테 30년 공직생활이 한 달 선거운동보다 덜 힘들었다고 했다. 선거운동하면서 사거리에서 (주민들이) 눈 한 번 맞춰주고 손 흔들어주면 기분이 굉장히 좋지만 (눈길을 주지 않고) 쓱 하고 지나가면 마음이 되게 무겁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공직 30년 동안 있으면서 국민의 공복이라고 하지만 실감을 못했다. 공직을 맡고자 하는 사람들은 선거운동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 당선자는 힘겨운 선거전을 치렀다. 선거 한 달여를 앞두고 전략 공천됐다. 여기에 반발한 같은 당 노관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노 후보는 재선 순천시장 출신으로 20년 동안 국회의원 선거와 순천시장 선거를 6번 치른 관록의 정치인이었다. 또한 10년 동안 순천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단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전략공천이라 상대 후보들이 '낙하산' 프레임을 내세웠다. 고향이 순천인데 오히려 저를 외지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선거 결과(58.5%의 득표율로 당선)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란 위기 극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덕분이었다. 또한 제가 전관예우를 거부한 것을 두고 많은 분들이 높이 평가한 것 같다."

- 선거과정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전남 동남권(순천)과 서남권(목포)을 연달아 찾아 지역 의대 설립 지원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전남에 의대 2곳을 설립하는 건 쉽지 않다. 의대를 동남권에서 독식하지 말고 서남권과 협업해야 한다. 앞서 순천과 목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같이 당선되면 중앙당에 전남권 의과대학유치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정치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협상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전관예우 거부한 최초의 검찰 고위직 간부

시계를 2014년 초로 돌렸다. 그는 왜 전관예우를 거부하고 농협대학교로 갔을까. 그것이 소병철 당선자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다.

- 2013년 12월 퇴직했을 때 로펌에서 제안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제가 검찰총장 후보에 자꾸 오르내리니까 로펌으로서는 상품성이 있다고 본 것 같다. 대부분의 대형 로펌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그때 로펌에 가면 돈을 많이 벌었다. 몆몇 검찰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 때문에 그런 부분이 드러났다

- 일부 검찰 고위직 간부 출신 변호사의 수임료를 보면 국민들 보기에 무척 큰돈이다.
"정말 고액이다. 서민들 보면 뒤로 넘어질 그런 금액이다. 로펌 제안을 받고 좀 고민했다. 과거 검찰 고위직 선배들은 다 변호사를 했는데 그렇지 않은 선배는 없을까 생각했다. 후배들한테 그런 선배 한 사람쯤 있다는 걸 보여주고픈 욕심이 들었다. 돈 포기하고 명예로운 길 가는 선배가."

- 검찰 고위직 간부 출신 가운데 전관예우를 거부한 사람은 없었나?
"제 기억엔 없다. 그래서 당시 언론에서도 제가 최초라고 했다."

-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 같다.
"가방 하나 들고 전국 농협을 많이 다녔다. 저녁에 강의하고 모텔이나 허름한 호텔에 누워 있으면 여러 가지 번뇌가 들고 마음이 착잡했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돈 좀 많이 벌어 좋은 일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아내가 이해해줬고, 즐겁게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니 그 생활이 즐거워졌다."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 중 하나가 전관예우를 없애는 것이다. 그에게 전관예우를 물었다.

"법 집행에서 국민들은 그런(검찰 근무) 인연에 상관 없이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것을 기대한다. 국민이 법조 신뢰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나아지고 있는데 개선하는 게 쉽지 않다. 다만 검찰을 그만두고 2~3년 내 일정 규모 이상 로펌에 가는 걸 금지하는 방법 등과 같은 법제화 노력과 사회 전체적으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검찰개혁을 묻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회의원으로서 포부와 향후 4년 간 의정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에서 당선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회의원으로서 포부와 향후 4년 간 의정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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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반부 검찰개혁을 물었다. 먼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얘기를 꺼냈다. 지난 1월 추미애 장관은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 지휘부를 대거 좌천시켰다. 당시 야당과 검찰 일부에서는 추미애 장관을 향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등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소 당선자는 "행정부에 속한 검찰은 대통령의 인사권과 장관의 지휘감독권 아래 통제를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언론보도를 언급하며 "(인사로 검찰 요직에 온) 새로운 검사들은 믿기 힘들고 떠난 검사들은 믿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면서 "추미애 장관의 인사로 수사의 중립성·독립성이 훼손됐다는 평가는 쉽게 속단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학살', '(윤석열 검찰총장의) 팔다리가 잘렸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는 "검사가 누구의 팔다리인가, 검사는 국민의 팔다리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 윤석열 총장의 의견개진권이 무시됐다는 논란도 있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의견 개진 기회를 줬지만 이뤄지진 않았다. 정확한 진상은 모르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 지난 2월 추미애 장관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사건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헌법상의 무죄추정원칙이란 건 법원의 최종 판단 전에 유죄 심증이나 의혹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 아닌가. 요즘 공소장은 예전과 달리 매우 상세하다. 공소장 전체 공개는 피고인 인권, 무죄추정원칙 면에서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곧 화제가 윤석열 검찰총장으로 옮겨갔다. 소 당선자는 윤석열 총장 개인이나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여러 차례 강조했다.

"어제(26일) 순천 역전시장에 갔더니 할머니가 '이제 (국회에) 갔으니까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근 TV만 틀면 검찰 이야기가 나오니까 국민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선거 과정에서 '검찰 권한이 너무 세다', '검찰이 수사하면 (무언가 나올 때까지) 파헤쳐, (수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런 것이 국민 생각이구나 싶었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통과된 검찰개혁 법안(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을 두고 "시행해 보고 어떤 문제점이 나타나면 이를 보완해야 한다, (21대 국회) 4년 동안 주시하겠다"면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1당이 됐기 때문에 20대 국회보다 더 효율적으로 법 개정을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검찰 개혁의 한 축으로 경찰 개혁을 강조했다.

소 당선자는 검찰개혁의 남은 과제로 직접수사 부서(특수부) 축소와 형사부 강화를 꼽았다. 일반 사건을 처리하는 형사부 강화를 통해 사건 처리 속도를 높이고 국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강조했다. 

"현재 국민 설문조사를 한다면, 국민들이 검찰청에 가면 인권이 보장되고 억울한 점이 해소된다고 생각할까. 국민이 주인인 검찰 아닌가. 검찰 후배들은 그런 부분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동안 단기간 내에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루고 부정부패를 빨리 척결해야 하니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확장됐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검찰 기능도 거기에 맞춰져야 한다. 검찰권은 굉장히 절제돼서 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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