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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로 복귀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로 복귀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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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정치 무대로 복귀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 원주갑 당선자는 24일 "국내에서 코로나는 진정되고 있지만 그로 인한 경제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거를 치른 직후 조속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는 "이해찬 대표가 남은 임기까지 군기 잡는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면서도 "그와 별개로 당 국난극복위원장을 맡아온 이낙연 당선자와 새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좀 더 섬세하게 비대위를 다듬고 경제 위기에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는 5월 7일, 이 대표 임기는 8월 24일까지다. 

이 당선자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회의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당 리더십의 안정적 교체와 함께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당선자는 인터뷰 내내 "코로나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하면 한국 사회가 굉장히 업그레이드 될 수 있고 급변하는 국제관계 속에서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큰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초당적 공부모임을 결성하겠다고 공언해온 그는 "지금까지 여야 초·재선 의원 20여명을 모았다"고도 했다.

이 당선자는 '180석' 민주당이 "능력 있는 진보가 돼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 사태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배금주 보건복지부 감사관이 모두 서울대 운동권 83학번이란 점이 흥미롭다"면서 "공동체를 위해 운동을 했던 이들이 전문성과 능력을 함께 결합할 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민주당은 국민들이 원하는 '능력 있는 진보'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 직후 바로 지역구 현안 해결 시작... 교육 문제 집중하겠다"

- 선거 뒤에 어떻게 지냈나.
"주로 정부부처 공무원들을 만났다. 지역구에 약속했던 내용들을 빨리 끝내려 한다. 5월 하순이면 예산이 넘어가니 그전에 다 만나려고 한다. 다음 주에 상임위가 정해지고 나면 (정부 청사가 있는) 세종시에 가서 며칠 살아야 한다."

- 다음주면 상임위가 정해지나.
"원내대표가 정해지면 다 정해지지 않겠나."

- 어디를 희망하나.
"경제 쪽이다. 기획재정위원회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신청할 것 같다. "

- <오마이뉴스> 인터뷰에 앞서 육군대장 출신 김병주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만났는데.
"강원도 접경지 현안 등에 대해 같이 논의를 했다. 선거 때도 함께 많이 다녔다. 김 당선자가 강릉고 출신이다."

- 최근 김정은 위원장 관련 북한 뉴스가 시끄럽다.
"CNN 보도(김정은 위원장 중태설)를 보고 미국 쪽 등에 바로 알아봤는데 뭔가 아파서 수술을 한 건 맞는 것 같다. 다만 심각한 상태라는 건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별개로 평소 김 위원장이 CNN을 시청하고, CNN과 관계가 좋은 걸로 알고 있다."
 
돌아온 이광재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원주갑 당선이 확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16일 오전 강원 원주시 무실동 선거사무실에서 밝게 웃고 있다.
▲ 돌아온 이광재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원주갑 당선이 확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16일 오전 강원 원주시 무실동 선거사무실에서 밝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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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에선 처음 당선됐다. 지역 활동 포부는?
"교육 문제에 집중하고 싶다. 당장 다음주부터 원주 지역 내 기업과 5개 대학 총장, 혁신기관 공공기관장, 원주 국회의원 두 명(원주갑 이 당선자와 원주을 송기헌 의원), 원주시장이 모여 간담회를 시작한다. 산(업)·학(교)·공(공) 또는 시·산·학 모임이다. 결국 국력은 경제력이고, 경제력은 기술력에서 나오며, 기술력은 교육에서 시작된다. 교육 문제를 해결하면 일자리도 만들 수 있고, 나이든 사람들도 살아갈 방도가 생기고, 저출산·고령화 문제도 풀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번에 하이닉스와 고려대학교가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그 회사에 가서 인턴을 하거나 취직을 할 수 있어 좋고, 기업 입장에선 교육 기간을 줄이고 기업에 맞는 인력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원주를 좋은 성공 모델로 만들고 싶다."

"여야 공부모임 20여명 모았다... 젊은 세대 키워 '진보 대전환' 해야"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내는 등 친노 핵심인사인 이 당선자는 17·18대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재선 의원을 거쳐 2010년 강원도지사로 당선됐다. 그러나 2011년 1월 대법원에서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도지사직과 10년간의 피선거권을 잃었다. 지난 2019년 12월 30일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복권됐지만, "총선용 사면"이란 비판이 나왔다.

- 당선 소감으로 '줄탁동시(啐啄同時: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동시에 알을 쫌)'를 인용했더라.
"평창 촌놈이 원주에 와서 친구에게 처음 빌려본 책이 <데미안>이었다. '하나의 새가 태어나려면 하나의 알을 격파해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가는데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데미안 구절이다. 말 할 수 있는 자유,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데 9년이 걸렸다. 그런데 새는 자기 혼자 알을 깨지 못하지 않나. 바깥에서도 같이 깨줘야 부화가 된다. 원주시민이 그 알을 깨주신 거다. 덕분에 내가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는 토대가 생겼다.

한편으론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지역 경제가 너무 안 좋다. 선거운동을 하러 다니는데 거의 다 장사가 안 되더라. 미안해서 명함도 돌릴 수 없을 정도였다. 나 혼자 짐을 다 지고 가는 건 아니지만,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마음이 무겁다. 등소평이란 사람은 3번 쓰러지고 3번 일어나 중국 개혁·개방을 이끌었는데, 나의 사명은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 소명은 뭘까... 진보의 대전환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진보의 대전환이 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살 보좌관인 내게 비서실 구성의 전권을 주면서 '나는 정치를 잘 모르니 역사 발전의 도구로 써달라'고 했다. 그럼 나는 역사 발전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먼저 든 생각이 분열된 땅엔 집을 지을 수 없다는 거였다. 분열되고 갈라진 땅을 통합하기 위해 우선 젊은 사람들을 위주로 여야 의원 공부모임을 하려고 한다."

- 몇 명 정도 모았나.
"여야 20명 정도다. 젊은 초·재선의원들이 중심이다. 아직 이름까지 밝힐 순 없다. 야당 의원들도 계속 접촉 중이다. 어느 정도 모은 뒤 시작하고 이후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도록 오픈하려고 한다."

- 공부모임의 목표와 내용은?
"우리가 왜 이렇게 분열됐을까를 따져 보면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가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 탓이 크다. 우리 사회의 공동 목표가 없다. 공부하면서 그걸 찾으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싱크탱크나 경제 단체, 필요에 따라선 국회 내 기구와 같이 움직이려고 한다. 공부가 끝나면 그 내용을 토대로 법안을 만들 계획이다. 정책 간담회도 많이 열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 정치인들을 보면 주말에 정책 간담회를 정말 많이 하더라. 우리는 주말에 주로 술을 먹고 조직을 만든다. 그러니까 정치인들이 국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는 거다. 학력이나 경력이 뚜렷한 분들도 국회만 들어오면 국민 삶과 유리되는 이유다. 나와 이웃의 아픔과 실질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GDP라는 허상이 아니라 삶의 질에 집중하는 정치 문화를 만들고 싶다."

-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부재한 그 '목표'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게 있나.
"그걸 찾는 게 우리의 일이고 나도 찾고 있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제시한 게 '신한국'이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제2의 건국'을 제시했다. 뭔가 이대론 안 된다는 거였고, 세계화 속의 새로운 한국을 말한 거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을 넘어 '시민'의 역할을 강조해 참여정부를 만들었다. 이후엔 '4대강'(이명박 전 대통령) 뭐 이렇게 돼버렸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라고 했다. 앞선 산업화와 민주화가 물질 중심적이란 점에서 이후 사람 중심, 인간 중심을 말한 건 좋은 포인트지만, 좀 더 물질과 정신의 조화, 그러면서도 국제적으로 더욱 당당한 나라, 이런 것들을 압축하면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같이 찾아야 한다."
  
 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로 복귀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로 복귀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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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각에선 대권 얘기도 한다.
"나는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다."

-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보나. 지난 2월 <오마이뉴스> 인터뷰 때도 리더십의 중심에 설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본인의 한계를 언급하며 단칼에 잘랐었다. (관련기사 :컴백 이광재의 비전 "다음 대선까지가 586 마지막 무대" http://omn.kr/1mp7h)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 샤이(shy)하다. 내가 지도자일까 참모일까 생각해보면 두 가지가 약간 섞여있는 형이긴 한데, 기본적으론 남을 도와주는 게 나한테 맞는 것 같다."

- 앞으로 누굴 도울지 정했나.
"난 노무현이라는 한 남자로 충분하다. 예전엔 야심만만하게도 30대엔 정도전처럼, 40대엔 이성계처럼 살겠다는 개인적 욕망도 있었지만, 나는 권력의 정점에서 끝없는 나락으로까지 떨어져봤다. 권력 추구보단 노 전 대통령이 말한 '역사발전의 도구'가 되는 게 내 역할 같다. 내가 뭐가 되겠다는 것보다는 공동체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 당대표 선거도 다가온다. 안 나가나?
"나는 다시 정치 신인이다. 다시 배워야 한다. 강원도지사 시절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정말 많은 나라와 선진국들을 다녔고, 싱크탱크(여시재)에도 있었다. 지금까지 모은 에너지를 국회에 연결시켜주는 것, 그게 내 역할이다."

"586, 후배 세대 안 키우고 있어... 젊은 보좌관 대거 공채하자"

- 공부모임 얘기로 돌아가자. 결국 젊은 세대를 키워 대전환을 하잔 건가.
"그렇다. 과거 김영삼과 김대중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자 했지만, 김영춘·김부겸·김민석을 데려다 키웠다. 근데 지금 586은 밑 세대를 안 키우고 있지 않나. 공부모임 외에도 두 가지를 더 제안한다. 첫째가 20·30대 국회 보좌관 채용이다. 이번에 민주당 의원이 180명이 됐으니 1명씩만 보좌진 티오(TO)를 내서 국제적 경험이 있거나 전문성이 있는 2030들을 공개 채용하자. 공채가 끝나면 향후 한달 간 전체 교육을 시키고, 의원들이 각자 마음에 맞는 인재들을 뽑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국회는 새롭고 국제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게 되고, 젊은 세대도 올라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워낙 취직도 안 되는 때인데 경쟁률을 5:1로만 잡아도 1000명이 훌쩍 넘는 이들이 모일 것이고, 기회를 잡지 못한 이들에겐 향후 민주당 기초의원 공천 때 가산점을 주는 등 또 다른 기회를 부여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젊은 세대 정치인의 풀이 넓어질 수 있는 거다. 이미 당 지도부에도 제안했다.

또 하나는 정책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다. 국민들이 필요한 법을 직접 제안하고, 동의 수준이 높으면 국회가 그걸 받아 입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각광을 받았지만, 청원으론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없지 않나. 정치인들만 정치를 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참여케 하자는 것이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국민의 집이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젊은 세대들 정치 참여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 당선 이후 페이스북에 '하나된 원주'라며 원주 정치인들의 캐리커쳐 사진을 올렸는데 모두 남성 정치인들 뿐이더라.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민주당 소속 강원도 출마자들을 내세워 만든 홍보 영상도 모두 남성 일색이라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젊은 세대를 키워야 한다고 했는데, 부족한 여성 정치인도 키워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성 정치인도 풀 자체를 넓혀야 한다. 과거엔 주로 여성단체나 여성운동을 하는 쪽에서 전국구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식이었는데, 기초의원부터 여성 정치인들의 수를 늘리는 게 좋다. 우리는 너무 국회 중심의 정치만 생각한다. 기초의원서부터 여성 정치인 풀이 늘어나면 차례대로 광역의원, 자치단체장, 국회의원도 많아질 수 있다. 유럽은 지방의회의 경우 거의 60%가 여성이다. 기초의원은 여성 정치인의 당선 가능성도 높다. 앞서 얘기한 '2030 보좌관 공채'나 '정책 플랫폼'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여성 정치인도 더 많이 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 23일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폭력 문제로 사퇴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두 번째 광역단체장 사퇴다. 연이어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마음 아픈 일이고 생겨선 안 될 일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양성 평등'이란 단어를 처음 쓴 건 김대중 정부였다. 질적으로 새로운 사회가 도래했다고 본다."

코로나 3인방 정은경·이왕준·배금주의 교훈
 
 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로 복귀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로 복귀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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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총선 결과를 어떻게 보나.
"국민들이 민주당을 좋아해서라기보단 야당이 너무 무능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에서 국가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국민들이 깨달은 것 같다.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이 마구 무너지는 걸 보면서 국가가 정말 중요하고, 국가에 우리의 생존이 달렸다는 걸 목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너무 비판만 했다. 국민들 눈엔 안정성이 없고 믿음직스럽지 않았을 거다. 민주당을 확실히 밀어줬다기보다는 야당을 심판한 선거였다."

- 180석 민주당은 뭘 해야 하나.
"겸손한 마음으로 코로나 이후 경제 위기를 대처해나가는 게 최우선 과제다. 국내 코로나 상황은 진정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아직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 중심인 우리에겐 더 큰 경제 위기가 닥쳐올 가능성이 있다. 곧 기업들도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 문제를 잘 넘기면 우리에게 세계적인 기회가 올 수도 있다.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

- 구체적인 방안을 설명하면?
"일단 국제 질서의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 과거엔 G1(미국)과 G2(중국)가 갈등하면서 시계제로 상황이 됐지만, 코로나를 겪으면서 꼭 덩치가 크다고 해서 선진국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대한민국은 코로나 대응을 잘 하면서 선진국을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단기적으로는 먼저 바이러스나 건강 관련 세계 국제기구 유치부터 고민해볼 수 있다. 좀 더 장기적이고 본질적으로는 국회 내에 국제전략연구소를 만들고 미국·중국·일본·러시아·EU 등을 철저히 분석해서 그 나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두 번째로 생명과학산업 등 미래산업 투자가 필요하다. 코로나를 거치며 생명과학 산업이 미래산업이 된다는 건 명확해졌다. 예견된 미래가 코로나로 인해 더 앞당겨진 것일 뿐이지만, 우리가 미래의 주인공으로 나서려면 그 미래를 더 빠르게 당겨야 한다. 가능성은 있다. 지금까지 1등을 보내고도 1등 산업이 안 나온 게 법대와 의대다. 의대는 의료기술로선 세계적 선진국이지만 산업으로 확장되진 않았다. 대대적 투자를 해야 한다.

그 다음은 디지털 혁명이다. 온라인 교육, 온라인 의료, 배달앱 시스템, 드론 등 이미 와있는 미래를 가속화시켜야 한다. 중국이 최근 디지털 시대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 이 위기를 잘 대처하면 한국 사회가 엄청나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정치 이론 중에 내수가 강한 나라는 메이지 유신(일본)이나 명예혁명(영국) 같이 자체적인 내부 변동이 가능한데,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외부 충격이 왔을 때 내부 혁신의 동력을 얻는다는 것이 있다. 지금 보면 한국이 딱 그 상황이다. 코로나로 인한 외부 충격과 위기를 내부 변혁의 기회로 만들면 국제적 영향력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코로나가 한국 사회 대변혁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경제 문제에 본격 대응하기 위해 당은 빨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원내대표 선거가 끝나면 바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도 초당적 협력기구를 만들고 국회도 특위를 만들든 의장 직속 기구를 만들든 초당적 협의기구가 필요하다. 그 초당적 기구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직권남용이나 배임 이슈 등을 법적으로 정리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 변양호 사건 때처럼 경제 위기 땐 잘했다고 했다가 나중엔 배임죄로 몰릴 수도 있다(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지난 2003년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에 팔아 넘겼다는 배임 혐의로 2006년 구속 기소됐다. 이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공직자들이 안심하고 금융 지원을 하고 공격적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법적 테두리를 만들어주고, 위기를 빠르게 넘어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능력 있는 진보'가 돼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코로나 사태 대처에 중심에 선 이들이 모두 서울대 83학번 운동권 출신들이란 점이 참 흥미롭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배금주 복지부 감사관이 그 주인공들이다. 사실 학생운동을 왜 했나. 결국 공동체를 위한 것 아니었나. 그런데 거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전문성과 능력이 더해지자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환자를 사랑하는 건 마음으로 할 수 있지만 환자를 고치는 건 능력이다. 전문성이다.

그게 민주당에 필요하다. 국민들은 능력과 전문성 있는 진보를 원한다. 야당에게도 마찬가지다.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인 성실한 리더십, '나를 따르라'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팔로우십(followship)도 필요하다. 처음에 마스크 문제로 욕을 먹었지만, 국민들과 계속 소통하고 수정하면서 정책을 진화해가지 않았나."

- 비대위 체제 전환을 말했다. 원내대표 선거는 당장 오는 5월 7일이고 이해찬 대표 임기는 8월말까지인데, 임기 만료 이전 지도부를 교체하잔 의미인가.
"아니다. 이 대표는 계속해서 군기를 잡아주셔야 한다. 그건 그대로 가고, 국난극복위원장을 맡았던 이낙연 당선자(서울 종로)를 중심으로 좀 더 비대위를 섬세하게 다듬어서 밀고나갈 필요가 있다."

"주류 세력 교체? 신주류 생길 가능성 생겼다... 이제 시작"
  
 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로 복귀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원내로 복귀하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2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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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경제 위기를 강조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논란은 어떻게 봤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걱정하는 재정건전성이나 국가가 예산을 직접 보조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이해한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는 초유의 사태이고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재분배 정책도 아니고 소비 진작 정책의 일환이다. 그러니까 빨리 줘야 한다. 논란 없이 전국민에게 다 줘야 한다. 다만, 난 안 받겠다거나 기부하겠다는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거다. 오히려 이런 자율권을 주면 훨씬 더 따뜻한 공동체 운동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린 이미 IMF 때 금 모으기 운동이나 이번 코로나 사태 때 대구에 많은 성금이 모인 걸 보지 않았나.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회라는 걸 다시금 볼 수 있는 계기다. 나는 민주당 당선자들도 모두 안 받거나 기부해야 한다고 본다."

- 이해찬 대표가 8월이면 은퇴한다.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은 어때야 하나.
"생선 굽는 사람 같아야 한다. 조심성이 있어야 한다. 하나 하나가 중요한 시기다. 또, 물의 지혜를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물은 섞인다. 남한강과 북한강은 서로 싸우지 않고 섞인다. 수많은 지류가 합쳐져 하나의 강이 되는 것처럼 초당적인 사람이어야 하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겸손해야 한다."

- 그런 사람이 있나.
"(국민들이) 선출해주시지 않겠나."

-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 여론조사에서 이낙연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리더십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잘하고 계시지 않나. 코로나 위기 자체를 잘 넘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선 초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지난 2월 인터뷰 때 다음 대선까지가 586의 마지막 무대라고 했다. 그 생각엔 변함이 없나.
"그렇게 될 거라고 본다. 이번에 벌써 586 중에 5선을 한 사람이 나왔다. 국회 5선이면 국회의장 바로 직전 아닌가. 그럼 20년 정도 했다는 것이다. 연령대로도 이미 60대에 진입했다. 지금이야말로 대전환을 이루면서 젊은 세대들이 치고 올라올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만들어줄 때다."

-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주류가 교체됐다는 해석도 있다. 동의하나.
"진보가 많아졌고 중도가 힘을 모아준 건 맞다. 하지만 주류가 교체됐다기보다는 지금부터 잘 하면 신주류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마련된 거라고 본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 이번 총선 대승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2004년 152석을 얻었던 열린우리당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얘기한다. 그때와 지금 다른 점이 뭔가.
"첫째, 당시는 민주당 계열이 분열된 상태에서 열린우리당이 나왔다. 이번엔 그런 분열이 없다. 둘째는 현재 민주당이 50대와 20·30대, 즉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함께 아우르는 상당히 단단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강은 소리를 내지 않고 흐르고 물은 배를 띄워주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기도 한다. 겸손해야 한다. 또 당시엔 우리가 젊었을 때다. 허나 이젠 우리 자식들만 봐도 훨씬 낫고, 젊은 세대들이 우리 세대보다 우수해졌다. 다시 말하지만 이 젊은 세대들을 확 끌어올려주고 진보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치하는 사람에게는 세가지 길이 있다고 본다. 정치꾼, 정치인, 정치가의 길이다. 정치꾼은 그냥 배지 다는 게 목표인 이들이다. 정치인은 이상과 현실 속에서 현실에 좀 더 중심을 두는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가는 현실적으로 어떤 자리에 도달하지 못 해도 꿈을 향해 계속 가는 이상주의자다. 사회를 진화시키는 정치 탐험가가 되고 싶다. 그래서 이번 선거를 하면서 불렀던 노래가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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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영국에 잠시 살다가 돌아와 오마이뉴스에서 다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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