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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오 시장은 과거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참회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오 시장은 과거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참회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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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3일 오후 12시 2분]

오거돈 부산시장이 과거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전격 사퇴했다. 지난 2018년 취임해 임기를 2년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장한 것이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됐다. 오늘부로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350만 부산시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송구함을 느낀다"면서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말로도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오 시장은 "한 사람과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라면서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사과했다. 

오 시장은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며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에게 사죄를 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입장 발표 말미에는 한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 3전 4기의 도전 끝에..."라는 대목에서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이런 부끄러운 퇴장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 죄송스럽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며 "부산을 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달라"라고 말했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갑작스런 사퇴에 공무원들 당황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오 시장은 과거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참회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오 시장은 과거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참회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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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의 갑작스러운 불명예 사퇴에 부산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직전까지 시 고위 공무원들도 관련 설명을 전혀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서의 시 공무원은 <오마이뉴스>에 "저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상황을 알려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발표 이후 별도의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대신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현장에서 언론 대응에 나섰다. 질문에 쏟아지자 변 부시장은 "우리도 지금 상황을 알았다"며 "시장님이 말한 그 이상 그 이하는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권한대행 체제와 관련해서는 별도로 준비해서 브리핑을 하겠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지난 4·15총선에서 비공개로 투표에 참여했고, 최근까지 다른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어제 산성터널 관련 일정에도 나오지 않았다. 우리와 이야기된 것은 없다"라고 오 시장의 동향을 전했다. 오 시장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는 지난 7일 이후 업데이트를 멈췄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부산시민 여러분,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됐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부산시장직 사퇴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 또한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저는 한 사람과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들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합니다.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아울러 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습니다. 

한 가지만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피해자분께서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을 포함해서 시민 여러분께서 보호해주십시오.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습니다.

저는 3전 4기(울컥)에 걸쳐, 3전 4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하여 참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이런 부끄러운 퇴장을 보여드리게 돼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마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주십시오. 시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태그:#오거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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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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