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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비례대표 배진교 당선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86학번인 그는 90년대 초반 노동운동을 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쪽 새끼손가락 두 마디가 잘리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배진교 당선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86학번인 그는 90년대 초반 노동운동을 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쪽 새끼손가락 두 마디가 잘리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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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새끼손가락'.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4번, 인천 남동구청장을 역임한 배진교 당선인이 자신을 소개할 때 빼놓지 않는 단어다.

지난 2010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만 41세로 구청장에 당선됐던 그는, 2004년 민주노동당 후보로 국회의원 출마(인천 남동을, 낙선) 뒤 계속해 진보정당 한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제 정의당 비례 몫으로 21대 국회 입성을 앞두고 있다.


그는 20대 중반이던 1992년 말, 노동 운동을 위해 인천 남동공업단지 부품 공장에 취업했다가 프레스기에 눌려 손가락 두 마디를 잃었다. 21일 정의당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배 당선인은 "아직도 가끔 없는 손가락이 저릿저릿하다"며 "산재 사고 경험 뒤 비정규직·노동자들 삶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노동자 고 김용균씨, 구의역 김군 사건이 남일 같지 않은 이유다.

배 당선인은 2014년 앨범(<행복한 동행>)을 펴낸 가수이기도 하다. 청년 시절 겪은 사고 경험을 노래로 만들었다. '어느 날 커다란 기계 갑자기 나를 덮쳐 새끼손가락 삼켜버렸네/ 무슨 일인지 영문 모른 채 병원에 누워서도 못 지킬 약속 걱정했던 그때/ 손가락은 잘렸지만 후회는 없던, 그때 그 마음으로 오늘을 산다'는 가사가 그것.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젊은 구청장으로서 구민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교감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노동자 출신에, '수도권 최초의 진보구청장'을 겪으며 얻은 행정 경험과 인맥은 그의 정치적 자산이다. 그는 당시 성과로 ▲만65세 이상 노인 독감예방주사 동네 병의원 시행 ▲시설관리공단 노동자 166명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꼽았다. 배 당선인은 "첨예한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화해·조정을 만드는 게 정치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본다, 앞선 구정 경험을 통해 이를 연습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비례 경선에서 최다 득표자로 오르기도 한 배 당선인은 안팎에서 '재선 같은 초선' 역할을 요구 받고 있다. 비례로 당선된 후보 5명 중 만 51세로 가장 연장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런 우려와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며 "제가 감당해야 할 몫과 역할을 잘 감당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례로 당선됐지만, 당 상황이 엄중해 기뻐만 할 수는 없다"며 "약 270만 명 지지에 기반해 정의당다운 길을 개척해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상황은 좋지 않다. 애초 선거제 개혁의 최대 수혜자로 점쳐졌으나, 비례위성정당 출현 등으로 비례 의석이 5석에 그친 탓이다(당 득표율 9.67%). 배 당선인은 "만약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됐다면, 미래통합당 등의 악법·개악을 막을 최초 저지선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4년이란 시간이 정의당에 더 주어졌다"며 이를 기회로 해석했다. 그는 "치열한 의정활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집권정당 정의당'을 설득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배 당선인과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25세 때 당한 손가락 절단 사고, 현실정치 뛰어드는 계기 됐다"
  
 정의당 비례대표 배진교 당선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정의당 비례대표 배진교 당선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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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 뒤 별도로 소감을 밝힌 적이 없다.
"제가 비례로 당선되긴 했지만, 당 입장에선 여러 아쉬운 점이 있어 마냥 당선을 축하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지난 2010년 수도권 최초 진보정당 구청장이 됐을 때, 기뻤지만 최초라는 그 책임감·무게감 탓에 기쁨을 제대로 만끽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때 상황과 비슷하다. 엄중한 상황이라 어깨가 무겁다.

정의당 이름을 걸고 지역에 출마한 전국 75명 출마자들과 무급·자원봉사로 기꺼이 주말을 반납한 당원들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특히 출마자들은 선거비용을 제대로 보전 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출마했다. 최전선에 있던 후보와 당원들, 정의당을 찍은 270만 명 국민에게 감사하다. 이제 냉정한 성찰·평가를 통해, 변화한 지형에서 정의당이 할 역할과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 그 역할을 감당하겠다."

  
 정의당 비례대표 배진교 당선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86학번인 그는 90년대 초반 노동운동을 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쪽 새끼손가락 두 마디가 잘리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배진교 당선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86학번인 그는 90년대 초반 노동운동을 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쪽 새끼손가락 두 마디가 잘리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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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산재 사고를 겪었다.
"만 25세 때였다. 1989년 학생운동을 하다가 노동현장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자동차 부품 공장에 (위장)취업했다. 그리고 1992년 가을, 왼쪽 새끼손가락이 프레스기계에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그 섬뜩한 느낌이 아직도 기억 난다. 사고 뒤엔 제가 겪은 사고가 더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노동단체에 들어가 노조 교육·지원 등을 했다. 지금도 잠을 자다가 손가락이 시리거나 저릿저릿할 때가 있다."

- 만 35세 때 첫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정치에 뛰어든 계기가 있나?
"학생 운동을 하다가 자연스레 노동·시민사회 활동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직접 정치엔 관심이 없었는데, 직접 뛰어들게 된 계기는 2000년도 시민단체 활동이었다. 부패·막말 정치인 낙천·낙선 활동을 했는데, 그들 중 일부가 결국 당선되는 걸 보며 부패정치의 견고함을 느꼈다. 시민사회 쪽에서도 '밖에서 비판만 하는 게 맞느냐'며 현실정치 참여 필요성을 말했다. 그때 합류 제안을 받고서 고민 끝에 수락했다. 처음엔 아내가 대단히 반대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 출마의 변에서 '당선보다 낙선이 익숙했다'고 썼다. 그럼에도 계속 도전해온 동력은 뭔가.
"저는 희망보다는 절망과 좌절이 익숙한 삶을 살았다. 아마 이번 선거 뒤 후보들도 비슷한 마음일 것 같다. 노동자·서민을 위해 열심히 했는데 노력에 비해 지지율이 낮을 때 '이걸 계속 해야 하나' 싶을 거다. 제 경우 그런 마음은 잠깐이었다. 일상으로 돌아오면 눈에 보이는 이들이 다 그런 분들, 고 노회찬 의원이 말한 '투명인간'들이었기 때문이다.

살다가 힘들 때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도 그 분들이다. 정신 차려보면 그들과 함께 어깨 걸고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의당 창당이 그랬듯이, 진보정당이 살아남기란 언제나 쉽지 않았다. 현실 유지조차 힘든 상황이지만, 그러나 제게는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있었다. '집권정당 정의당'이다. 정당은 결국 집권이 목표다. 시기가 늦춰질 수는 있어도, 그 꿈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 정의당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이들을 대변하고 싶나.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다. 이분들을 위한 정치가 결국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가 아닐까.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그렇듯, 장애인이 살기 좋은 사회는 비장애인에게도 살기 편한 곳이 된다. 소수자를 위한 정책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정의당이 설득해내야 한다. 특히 고단한 일상으로 인해 뉴스를 잘 보지 못하는 분들에게도 정의당의 메세지가 닿을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발언과 행동이 필요하다."

"유권자 '심판·기대' 드러난 총선... 21대 국회, 정의당 역할은 더 선명한 개혁"
  
 정의당 비례대표 배진교 당선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정의당 비례대표 배진교 당선자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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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총선으로 '슈퍼여당'이 탄생했다. 총선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하나는 심판, 하나는 기대인 것 같다. 국정농단·탄핵세력에 대한 심판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한 축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탄핵세력이 여전히 문 정부 개혁을 발목 잡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문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 이 두 가지가 총선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라 본다. 정의당 입장에선 그래서 더 힘든 선거였다. 설마 더불어민주당까지 위성정당을 만들까 싶었다. 정의당이 현실정치에 대한 냉정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게 가장 아픈 부분이다."

- 미래한국당·더불어시민당 등 비례위성정당에 표심이 몰린 건 어떻게 봤나.
"비례위성정당에 유권자들이 표를 준 건 '어쩔 수 없다'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선거구도가 '심판과 기대'로 작동하면서 양당에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국민 판단이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정의당을 살리자'란 표심이 약 10% 지지율로 나타났다. 아쉬움도 크지만 약 270만 명이 표를 준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270만 지지에 기반해 정의당다운 길을 개척하고 선명한 정책·비전을 보인다면 더 큰 지지로 돌아올 것이다."

- '집권정당 정의당'을 말했지만, 정의당의 교섭단체 구성은 무산됐다. 진보야당의 운신의 폭도 좁아졌단 지적이 있다.
"양면적이라 본다. 슈퍼여당 시대에 진보야당 역할은 더 막중하다. 정의당에 거는 기대가 더 커질 수도 있다. 180석 집권여당은 이제 국민에 댈 핑계가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6주기 추도식에 갔을 때 한 유가족 부모가 그러더라. '이전엔 힘이 없어서, 미래통합당이 발목을 잡아서 진상규명을 못 한다고 했다. 그래서 국민이 힘을 몰아줬다'고 말이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이 1년도 채 안 남았는데, 더는 핑계가 없지 않느냔 얘기였다.

여기에 정의당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국민들이 민주당에게 기대했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추동하는 역할이다. 국민은 정치·사법·언론·경제 개혁 등 불평등·불공정을 해소하라고 집권여당에 주문했다. 집권당이 기득권 앞에서 주저할 때, 그 개혁을 정의당이 견인해야 한다. 가끔은 싸우기도 해야 할 거다. 심상정 대표가 말했듯, 국회 장벽을 넘지 못한 여성·청년·소수자들 삶을 대변할 의무가 정의당에 주어졌다."

- 비례위성정당 출현으로 어그러진 선거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일단 정의당과 민생당 등이 위헌심판 청구를 냈으므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다만 선거법 개정에는 더 세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오는 2022년도 지방선거 전까지 개정했으면 한다. 개정 원칙은 위성정당의 국회 진입을 막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 즉 민심 그대로의 국회가 완성되는 방향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문구나 단어 하나 바꿀 게 아니라 취지를 온전히 살려야 한다."

- 현재 정의당 6석 중 5명이 비례 초선이라, 당 안팎에서 우려가 나온다.
"이번 결과로 정의당에는 4년이란 시간이 더 주어졌다. 국민들에게 정의당에도 국정운영 능력이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집권 정당'이란 목표를 향해 도약하는 시기여야 한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저도 4년 간 감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에 최선을 다하겠다.

비례 초선 5명의 팀워크는 좋은 편이다. 의석수 많은 정당은 개인기 뛰어난 의원들이 돋보일 수 있지만, 정의당은 팀워크가 중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당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당 전략에 맞춰 각자의 역할과 의제를 논의 중이다. 제가 바라는 1순위 상임위는 보건복지위원회지만, 상임위도 서로 논의한 뒤 이에 따라 조정하려 한다. 비례 초선이 많다는 게 당에 오히려 장점이 되도록 만들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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