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세월호참사 6주기인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낙연,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회의에 앞서 묵념을 하고 있다.
 세월호참사 6주기인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낙연,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회의에 앞서 묵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민주당이 개헌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걸 할 수 있는 의석인 180석을 얻었다. 기실 민주당의 이번 총선 압승은 하늘이 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가 총선승리의 일등공신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것만으로 건국 이래 최대 대첩이라 할 민주당의 총선 압승을 설명할 순 없다. 아래에서 하늘이 도왔다고 하는 까닭을 풀어보겠다.

코로나19라는 역설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는 역시 코로나19일 수밖에 없다. 이 미증유의 역병이 중국을 넘어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특히 31번 슈퍼확진자를 기점으로 대구와 경북을 뒤덮을 때 과점언론은 이 사태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하는 재료로 삼았다.

과점언론이 코로나19를 정쟁의 소재로 삼은 이유는 자명하다. 총선에서 민주당을 패배시키기 위해서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확실히 과점언론의 온갖 마타도어와 여론조작이 주효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르고 흘러 우리가 동경해마지 않던 선진국들이 코로나19의 습격에 눈사태처럼 무너지는 것을 모든 시민들이 목격하게 된다. 코로나19쓰나미가 덮친 국가 중 대한민국보다 더 방역과 치료에 성공한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고, 대한민국 이상으로 시민들의 평온과 일상이 보장되는 나라도 없었으며, OECD 선진국 가운데 대한민국보다 경제적 타격을 적게 받는 나라도 없었다.

생명과 안전과 평온을 결정적으로 위협하는 역병의 내습은 시민들에게 사태의 실체와 본질 파악에 대한 초고도의 집중을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점언론이 끊임없이 지속했던 사태왜곡과 정부공격은 효과가 현격히 떨어졌다. 과점언론이 아무리 시민들의 눈을 가리고 귓가에 거짓말을 속삭여도 시민들은 외신과 SNS와 일부 미디어들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만한 능력과 의지를 가진 정부임을 정확히 알았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진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민주당에 대한 몰표로 이어졌다.

과점언론은 이미 한차례 검찰과 손을 잡고 문재인 정부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힌 적이 있다. 이른바 조국대전이 바로 그것이다. 과점언론의 융단폭격에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40%대 초반까지 밀렸다. 이쯤되면 노무현 서거를 경험하며 각성한 철혈지지자들을 제외하곤 모두 떨어져나간 셈이다.

과점언론의 힘이 이렇게 무섭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과점언론이 실패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치판단이나 이해관계가 작용할 여지가 적은 팩트의 영역이었다는 점, 뉴스 소비자들의 관심과 주목도가 최고도로 높았고 사태 파악이 비교적 간명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진가를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최고의 기회였으며 과점언론의 행태를 무력하게 만든 외부의 쓰나미였다.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다.

무능한 통합당과 이해하기 힘든 공천
 
'세월호 막말'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세월호 막말" 윤리위 소명 마친 차명진 후보 "세월호 막말"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싸움과 선거의 공통점은 상대방이 있다는 것이다. 싸움과 선거는 내가 잘해서 이기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못해서 이기기도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운이 좋다. 통합당의 전신들 및 그 전신들을 대표했던 인물들과 지금의 통합당 및 통합당을 상징하는 인물들을 비교해 보라. 지금의 통합당은 한국 정치지형에서 상수였던 선배 정당들에 아득히 미치지 못한다.

구도가 어렵다면 인물과 캠페인으로 그 구도의 한계를 일정정도 극복해야 하는데, 이미 통합당에는 그런 역량이 없었다. '못살겠다, 바꿔보자'라며 원내 과반의석 확보를 호언했던 통합당은 전세가 위태로워지자 투표일이 임박해서야 '개헌선을 지켜달라'며 읍소전략으로 변경했다. 판을 읽는 능력도, 메시지의 일관성도, 임기응변 능력도 통합당엔 부재했다.

거기에 공천참사가 겹쳤다. 홍준표나 김태호가 대표적이지만, 이혜훈이나 이종구 같은 인사는 지역구 선정만 잘 했으면 생환할 수도 있는 강적이었다. 민경욱이나 차명진 같은 재림예수의 등장, 막말의 양대산맥 김대호와 차명진의 막말차력쇼는 통합당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늘이 돕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민주당이 역사에 남을 총선 대첩을 거둔 이유 중 두개로 코로나 패닉으로 인한 과점언론의 의제화 실패와 역대 최약체인 통합당의 존재를 꼽았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과점언론이 다시 제 위력을 찾고 통합당이 와신상담해 예전 같은 전력을 회복한다면 정말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연속집권을 통해 대한민국을 혁신하고자 한다면 두 가지를 해야 한다. 가짜뉴스의 생산공장으로 전락한 언론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도입, 가짜뉴스의 생산 및 유통에 대한 엄벌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당의 부활을 막을 팁도 주겠다. 민주당이 부동산 등을 비롯한 사회경제적 개혁에 대대적인 드라이브를 걸어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면 된다. 그러면 정치에 뜻이 있는 천하의 재능들이 민주당에 모일 것이다. 새로운 피를 수혈받지 못한 통합당은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하늘이 돕는 일은 드물다. 하늘이 준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여부는 이제 온전히 민주당에게 달렸다. 

태그:#총선압승, #민주당, #코로나19, #미통당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