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고양갑에 출마했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제 21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기 위해 착석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고양갑에 출마했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제 21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기 위해 착석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최소 4석 ~ 최대 7석

15일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의 출구조사로 예측된 정의당의 예상 의석수다. 지난해 선거법 개정 직후 기대했던 두 자릿수 의석수와는 판이한 결과다. 정의당이 일찌감치 내건 '정당 득표율 20%, 원내교섭단체 구성(최소 20석)'과도 거리가 멀다.

애초 정의당은 지난해 선거법 개정으로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피해자가 될 상황에 부닥쳤다. 비례위성정당·선거연합 등에 참여하지 않고, 정의당 자력으로만 선거를 치른 결과이기도 하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역 의원 6명 중 당선이 유력한 의원은 심상정 대표(경기 고양갑)뿐이다.

이를 반영하듯 앞서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결과를 지켜보는 지역구·비례 후보들 표정은 어두웠다. "하….", "어떡해"라는 등 한숨 섞인 혼잣말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심 대표는 내내 굳은 표정이었고, 한 후보는 체념한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관련기사: 출구조사 결과에 탄식 터진 정의당 "끝까지 지켜보자")

정의당 관계자들은 일단 최종 결과를 끝까지 기다리겠다면서도, 정의당 득표율이 기대에 못 미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비례위성정당 출현'을 꼽았다. 상승세를 타고 있던 지지율이 채 다 회복하기 전 선거를 치렀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심상정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위성정당 경쟁으로 인해 아주 어려운 선거를 치렀지만 국민을 믿고 최선을 다했다"라며 선거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특히 당 전략을 총괄해 온 이병길 전략기획본부장(총선지원센터장)은 다음과 같이 이번 선거를 평가했다.

"정의당은 'n번방 사건 방지 법제화', '코로나 해고 금지' 등 여러 의제를 선도적으로 이슈화하며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정의당의 젠더·교육·정치 등 정책들도 다수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이 출현하면서 다 어그러졌다. 이로 인해 예상했던 의석수에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당 간 정책·공약 경쟁도 위성정당이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 모두 사라져버렸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정의당 후보들이 제 21대 총선 투표시간이 끝나고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던 중 고양갑 심상정 후보의 결과가 나오자 박수를 치고 있다.
▲ 박수는 치지만 웃지 못하는 정의당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정의당 후보들이 제 21대 총선 투표시간이 끝나고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던 중 고양갑 심상정 후보의 결과가 나오자 박수를 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정의당은 당원뿐 아니라 시민선거인단을 비례 경선에 포함시키는 등 '개방형 경선제'를 처음 도입했다. 후보들 간 정책 발표를 하는 '정책검증대회'도 두 차례 진행했다. 이 본부장은 이를 거론하면서 "위성정당 논쟁에 휘말리다 보니 정당 간 건전한 정책경쟁 자체가 되지 않았다, 정의당의 민주적 선출·준비된 정책들 또한 국민에게 가 닿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종철 선대위 대변인(비례16번)도 같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언론사에서 토론할 때도 비례 정당끼리 하다 보니 제대로 토론이 안 되더라, 후보들이 자기 당 공약이 뭔지도 잘 모르는 채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당 지지율이 상승세였는데, 미처 다 회복하기 전에 선거가 치러져서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선 지지율 하락 이유로 비례 후보 논란을 꼽기도 한다. 한 핵심관계자는 "시민 선거인단 경선을 치르면서 '정의당 전체 파이를 키우자'는 의도와는 달리 조직화된 노조가 대거 참여했다"면서 여기에 "'대리게임 논란' 등 일부 후보의 자질 논란이 부각되면서 지지율 상승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초반에 지도부가 불가피하게 비례정당 창당을 반대하면서 당 이미지도 안 좋아졌다"며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제의 원칙을 지키려 했으나 자세한 맥락을 모르는 사람들이 '정의당이 욕심낸다'고 비난하는 등 이상한 루머·소문에 시달렸다"고 지지율 정체의 원인을 설명했다.

"높은 투표율, 진영 대결 정치의 결과로도 볼  수 있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정의당 후보들이 제 21대 총선 출구조사 발표가 끝나자 개표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정의당 후보들이 제 21대 총선 출구조사 발표가 끝나자 개표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위성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원칙을 지킨 것에 대해 거리에서 느낀 민심은 나쁘지 않았다는 설명도 있다. 이병길 본부장은 "발표 직후 심 대표와도 얘기했는데, 거리에서 우리가 느낀 민심은 출구조사 결과 이상이었다"며 "최종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총선 사전투표율과 전국투표율이 2000년 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에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 본부장은 "양당 열성 지지자들뿐이 아니라, 그간 투표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온 만큼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높은 사전투표율은 진영·정당 간 대결 정치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정의당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16일 심 대표 일정으로 '오전 11시 중앙선대위 해단식'만을 예고한 상태다. 심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해단식 뒤 경기 안산에서 열리는 4·16 세월호 6주기 기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태그:#정의당, #심상정, #총선, #비례위성정당, #이자스민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