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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발표를 하는 한글학회 이강로 명예이사 특별 발표를 하는 한글학회 이강로 명예이사
▲ 특별 발표를 하는 한글학회 이강로 명예이사 특별 발표를 하는 한글학회 이강로 명예이사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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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경 선생의 업적을 요약해서 정리하기란, 거대한 낙락장송을 작은 분재에 옮겨 심는 일처럼 무모한 작업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남북 전문가의 노작을 빌리기로 한다. 먼저 남쪽의 이강로 교수의 글이다.

"스승께서는 몇 천년 동안 한문을 쓰는 데에 고질이 되다시피한 누습을 용감하게 깨뜨리고, 우리 말의 한글만 쓰기, 어색한 한자말의 순 우리 말로 고치기, 한글의 풀어쓰기, 우리 말의 말소리와 말본의 연구 등 우리 민족과 학계에 끼친 공로는 정말로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주석 5) 라면서 다섯 가지를 들었다. 요약한다.

첫째, 우리말의 한글만 쓰기 - 요새의 한글 전용으로서, 우리 말이 되버린 한자어를 구태여 어려운 한자를 빌어 표기할 필요가 없는 것은 뻔한 일이다. 이것을 스승께서는 강의를 통하여, 또는 손수 지은 『조선어 문법』, 『말의 소리』들을 통하여 그 본보기를 보이었다. 이 정신은 그의 제자의 정신 속에 불어 넣어, 한글을 전용하는 문자 생활의 근대화 운동이 여기에서 실천되어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둘째, 한자말의 우리 말 고치기 - 아주 익어진 한자말이야 그냥 쓰는 수밖에 없겠으나, 일본식 한자어('손질'을 수입(手入)이라고 하는 따위)는 빨리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추어야 한다. 벌써 60년 전에 스승께서 국어 정화 운동을 시작하였는데 이 이념이 아직도 그 완전한 실행을 못 보고 있는 것은 겨레의 수치요, 선각자에 대한 무성의다.
 
 
한힌샘 주시경 선생 한힌샘 주시경 선생
▲ 한힌샘 주시경 선생 한힌샘 주시경 선생
ⓒ 김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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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한글의 풀어쓰기 - 한글을 풀어쓰지 않고서는 한글의 완전한 기계화는 실현되기 어렵다. 이 점을 그때 벌써 착안하시어, 한글 수료증 등에서 시범을 보이었으니 한글 기계화의 기초 과정인 풀어쓰기도 스승께서 그 싹을 틔어 놓았다. 그의 제자 최현배님이 이것을 발전시켜 더 편리한 것으로 만들었다.

넷째, 우리 말의 말소리와 말본 - 이 공로야 말로 스승의 업적 중에서도 첫손가락을 꼽을 만한 영구 불멸의 큰 공로요, 업적이다. 그 때까지 우리 말을 겨레들이 쓰기는 하면서도 갈고 닦을 줄 몰라, 그냥 버려두었던 것을 스승께서는 알알이 주워 하나하나를 갈고 닦아 그 특성을 밝히고 기능을 살피고 연결의 큰 원리를 찾아내고, 글월 만드는 큰 법칙을 세워서, 전 사람이 꿈도 못 꾸던 엄청난 일을 모두 파헤치어 갈고 닦아서 우리 겨레에게 알리어 주었다.

다섯째, 맞춤법의 제정에 대한 공로 - 국문연구소에 제출한 문제와 스승의 세 가지 저서 들에서 한글 맞춤법의 기초가 될 원칙, 기본 이론들을 제시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1933년에 한글 맞춤법을 제정하게 된 동기를 주었으니, 이것도 스승의 공로에 힘입은 바 절대하다.

이상 다섯 가지 이외에도 직접 간접으로 겨레와 국어 학계에 끼친 공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런 많은 일은 스승께서, 학교 교육을 통하여, 국어강습소의 강습을 통하여 이루어 놓았다.

다음은 국어를 연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국어를 교육하는 방향을 제시하여, 많은 국어 학자를 길러 냈다. 스무 군데가 넘는 강습소, 학교들에서 십 년 동안을 불철주야로 가르친 제자는 수없이 많고, 이 제자들은 모두 스승의 영향으로 국어를 통하여 겨레에 봉사하였다.

특히 이름 높은 국어 학자 최현배, 김윤경, 이병기, 장지영 등은 거의 모두 스승의 문하에서 가르침을 받은 제자이고, 그 밖에 간접으로 그 영향을 입은 분들이 수없이 많아, 일제의 혹독한 탄압 속에서, 우리 말, 우리 글을 말살하려는 저네들의 침략 정치 속에서, 현재와 같은 위치를 점하게 한 것도, 가깝건 멀건 거의 모두 스승의 교육에 힘입지 않음이 없다. 이런 점에서 주시경 스승은 세종대왕과 병칭할 수 있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교육자요, 겨레의 은인이다. (주석 6)


주석
5> 이강로, 앞의 책, 135~136쪽.
6> 앞의 책, 136~137쪽, 발췌.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한글운동의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선생‘]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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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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