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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음암면에 있는 파묘된 고 성완종 전 의원이 묘소(왼쪽)와 성 전 의원의 모친 비석(오른쪽). 비석에 아들 성완종, 성우종, 성석종, 성일종 이름과 손자 성승훈(성완종 전 의원의 장남) 씨의 이름이 새겨있다.
 서산시 음암면에 있는 파묘된 고 성완종 전 의원이 묘소(왼쪽)와 성 전 의원의 모친 비석(오른쪽). 비석에 아들 성완종, 성우종, 성석종, 성일종 이름과 손자 성승훈(성완종 전 의원의 장남) 씨의 이름이 새겨있다.
ⓒ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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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된 도리로서, 아버지가 그렇게나 사랑하시던 당신 고향에 편안히 모시지 못한 것은 저에게도 평생 마음의 짐으로 남을 것입니다."

4.15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성승훈(39)씨가 <오마이뉴스> 등 언론에 장문의 글을 보내왔다. 성씨는 고 성완종 새누리당 의원(경남기업 전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는 베트남에 거주 중이다. 이번 총선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산·태안 지역에 출마한 성일종 의원의 조카이기도 하다.

성완종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관련 수사를 받던 지난 2015년 4월 9일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에 전화를 걸어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10만 달러,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7억 원을 줬다"는 등 일명 '성완종 리스트'를 폭로했다. 

아들 성씨는 A4용지 10장 분량의 '성완종 서산장학재단 이사장 분묘 관련 및 성일종 후보에 대한 입장표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라진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 경남기업의 파산 이유, 아버지의 장례식, 아버지의 분묘를 옮기는 과정 등을 소상히 밝혔다.

성씨는 선거 직전 입장을 밝히게 된 데 대해 "집안 흉사와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올리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조용히 일을 처리해왔으나,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관해서는 설명을 올리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된다"는 말로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앞서 유튜브와 서산의 한 인터넷 언론은 고 성 의원의 분묘 이장 관련, 성일종 후보를 겨냥해 "어머니와 형의 무덤을 지키지 못한 비정한 동생"이라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도 최근 고 성 전 의원의 묘지 이장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를 해왔다. 하지만 타국에 있는 고 성 전 의원의 아들 등 가족 의견을 확인하지 못해 보도를 미뤄왔다. 뒤늦게 장남 성씨의 입장이 확인됨에 따라 묘지 이장 논란을 정리했다.

경매로 넘어간 묘... 가족 아닌 사람이 낙찰
 
 고 성완종 전 의원의 장남 성승훈 씨가 보내온  '성완종 서산장학재단 이사장 분묘 관련 및 성일종 후보에 대한 입장표명'의 글. 성 씨는 이날 A4용지 10장 분량의 글에서 사라진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 경남기업의 파산 이유, 아버지의 장례식, 아버지의 분묘를 옮기게 되는 과정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성 씨는 선거 직전 입장을 밝히게 된 데 대해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관해서는 설명을 올리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된다"는 말로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고 성완종 전 의원의 장남 성승훈 씨가 보내온 "성완종 서산장학재단 이사장 분묘 관련 및 성일종 후보에 대한 입장표명"의 글. 성 씨는 이날 A4용지 10장 분량의 글에서 사라진 아버지의 마지막 유산, 경남기업의 파산 이유, 아버지의 장례식, 아버지의 분묘를 옮기게 되는 과정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성 씨는 선거 직전 입장을 밝히게 된 데 대해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관해서는 설명을 올리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된다"는 말로 언론 보도에 영향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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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 의원은 유서에 크게 세 가지를 부탁한다. ▲ 가족들에 대한 당부 ▲ 어머니 옆에 묻어달라 ▲ 서산장학재단을 계속 이어가달라는 것이다. 성 전 의원의 장례는 서산장학재단장으로 치러졌고, 유언에 따라 고향 서산에 있는 부모의 묘지와 약 30~40m 정도 떨어진 곳에 안장됐다. 묘소에는 성 전 의원의 애정이 담긴 경남기업 배지, 국회의원 배지, 서산장학재단 배지가 함께 묻혔다. 이후 서산장학재단 관계자들은 매년 기일에 묘지를 찾아 추도식을 벌여왔다.

지난 2019년 초, 서산장학재단 일부 회원들은 성 전 의원의 4주기 추도식을 준비하던 중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성 전 의원의 묘가 파묘돼 없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찾아보니, 부모 묘소만 남아 있고 성 전 의원의 묘소는 없었다. 결국 서산장학재단은 예정됐던 추도식을 취소했다. 서산장학재단 후원회장을 맡은 성 전 의원의 남동생 성우종 ㈜도원이앤씨 대표와 성석종 ㈜럭스피아 대표 등은 재단에 뒤늦게 성 전 의원의 자녀들이 묘를 파 화장했다고 밝혔다.  

궁금증은 '어머니 옆에 묻어 달라'는 유언에도 성 전 의원의 묘를 없앤 배경에 쏠렸다. 사건은 다시 일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초순 무렵. 성 전 의원의 묘지가 있는 마을 주민들은 깜짝 놀랐다. 성 전 의원 묘지 앞에 토지소유자 명의로 '남의 땅에 설치된 분묘이니 다른 장소로 이장하라, 이장을 하지 않으면 부득이 실력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안내글이 붙었기 때문이다. 한 마을주민은 "내가 고인의 남동생에게 글 내용을 직접 알려줬다"고 말했다.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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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성 전 의원의 묘지가 있던 선산(6149m2)은 1993년 성 전 의원이 사들였고 이후 부모를 안장했다. 성 전 의원이 사망하자 가족 중 한 명이 묘지를 상속받았다.

하지만 성 전 의원이 남긴 부채로 선산마저 신용보증기금 등에 가압류됐다. 결국 지난 2016년 11월 경매에 넘겨졌고, 2017년 10월 강제경매로 2억 7천만 원(채권 최고액 2억 4700만 원)에 매각됐다. 그런데 낙찰자는 성 전 의원 가족이나 서산장학재단 관계자가 아니었다. 성 전 의원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다.

일부 서산장학재단 회원들은 남동생인 성일종 의원을 향해 "고인의 뒤를 이어 국회의원에 당선된 건 서산장학재단의 성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형님의 묘지만큼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보존하는 게 도리 아니냐"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묘 지키려 노력했다" vs. "숙부들, 물어도 답 안 했다"

이에 대해 성 후보 측 관계자는 "선산이 경매에 넘겨진 것을 알고 성 전 의원의 남동생들이 나서 낙찰을 받으려 했다, 묘지만 있는 선산이라 가족들 외에 누구도 관심이 없을 줄 알고 몇 번 유찰되면 좀더 낮은 금액으로 낙찰받으려 했는데 그 사이 다른 사람이 덜컥 낙찰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고인의 남동생들이 묘지를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낙찰자가 토지사용료로 너무 무리한 액수를 요구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가족들 간의 문제라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항간에 떠도는 '묘지 보존에 소홀했다'거나 '고인의 자녀들과 성일종 의원 간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는 모두 사실과 다른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성 전 의원의 장남 성승훈씨 말은 달랐다. 성씨는 기자에게 보낸 입장 글에서 "아버지의 유언을 따르자면 해당 토지를 경매에서 재낙찰받거나, 고향의 다른 토지로 세 분(아버지와 할아버지, 할머니)을 같이 이장하여 모시는 것이 응당한 절차지만, 저 역시 경남기업 계열사에 제공한 연대보증으로 인하여 채무불이행상태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며 "제 이름으로 세 분을 모실 토지를 취득할 수가 없는 상황이 저도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했다"고 밝혔다.

성씨는 "구매자(낙찰자)가 부유해 보이는 가문의 분묘가 위치한 토지를 (사들인 뒤) 비싼 가격에 되팔려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구매자와 대화를 진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을 해 대응을 하지 않은 채 묘소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숙부들(성 전 의원의 남동생)에게 의견을 물었다, 숙부들로부터 대답은 없었다, 저는 제가 처한 상황에서 어떤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성씨의 글에서 주요 부분만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2018년 8월, 구매자는 저에게 분묘굴이(분묘 개장) 또는 사용료 납부를 요구하는 소송을 청구하였습니다. 재판과정 중에 저는 재판장과 원고(구매자) 그리고 숙부들에게 이렇게 요청하였습니다.

'아버지 묘소는 아들인 내가 책임지겠다. 그러나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는, 비록 내가 장손이긴 하지만, 생질인 아들들이 해당 주소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들을 제쳐두고 내가 마음대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조부모 묘소에 대해서는 숙부들에게 물어봐 달라.'


숙부들은 역시나 대답이 없었고, 제가 출석했던 재판 중에도 재판장께서도 상황이 신기하셨는지 '피고의 숙부가 이 지역 국회의원이신지'를 재차 확인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묻혀계신 토지가 소송에 휘말려 있는 굴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토지가 필요하지 않은 곳으로 아버지를 모시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파묘와 화장을 결정한 이후, 관할 면사무소에 개장신청을 하면서 숙부 측에 화장 결정을 알렸습니다. 서산장학재단은 숙부들이 관리하고 있었고, 1주기 추모 행사 이후로는 다른 분들과는 연락을 안 했기 때문에 따로 연락을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숙부들은 반응이 없었습니다. 2018년 11월 10일, 정성스럽게 아버지를 모셨고 이후부터는 제가 있는 곳에 함께 모시고 있습니다."


글에 따르면, 파묘해 화장된 성 전 의원의 유골은 장남인 승훈씨와 함께 베트남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성 전 의원의 남동생들이 경매에 붙여진 성 전 의원의 묘지를 낙찰을 받으려고 시도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아들 성씨는 의견을 구하는 등 도움을 청했는데도 성일종 후보 등 남동생들이 연락을 하지 않는 등 매우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입장이다. 

갈등의 시작... 아버지 추도식에 입고 온 '박근혜 점퍼'
 
형님 제가 당선되었어요. 새누리당 성일종 당선자가 형제, 지지자들과 고 성완종 의원의 선영을 찾아 참배하고있다.
 지난 2016년 4.13 총선에서 당선이 확정된 성일종 새누리당 의원이 다음날인 4월 14일 형제, 지지자들과 고 성완종 의원의 선영을 찾아 참배하고있다.
ⓒ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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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글에서 성씨는 성일종 의원 등 숙부들과 거리가 멀어진 데는 "2015년 말, 숙부들이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씨는 "저는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그 무리에, 아버지의 동생이 공천을 신청하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라며 "이후로 숙부들과 상당한 거리를 두게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2016년 4월 8일 아버지 1주기 추도식에서 숙부가 박근혜 점퍼를 입고 아버지 무덤을 찾았고, 숙부들이 꾸린 서산장학재단 집행부가 선거대책위원회 역할을 하며 '술을 대접할 수 없는 선거법에 맞춰 아버지께 술이 아닌 물을 올리라'라는 등 국회의원 선거와 당선을 형의 제삿날보다 우선시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저와 숙부들 간의 신뢰 부족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인해 아버지의 진정성이 훼손될까 죄송하고 두렵다"며 "하지만 아버지가 장학사업을 천명으로 생각하셨고, 고향을 너무나 사랑하셨다는 두 가지 진심을 꼭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성일종 후보 측 "선거에 영향주려는 악의적인 공격"

성 후보 측은 처음 <오마이뉴스> 취재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기 위한 악의적인 공격"이라며 "선거가 끝난 뒤에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장남 성씨(성 후보의 조카)의 입장문이 나온 이후에도 이 입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성일종 캠프 관계자는 "성 후보께서 글을 쓴 조카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 하셨다"며 "'전혀 사실관계가 맞지 않은 데다 가족사에 관한 일을 선거일 전에 말하는 건 온당치 않아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또 '굳이 이걸 선거에 이용하려면 하라고 해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에 거주 중인 성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글은 제가 작성한 글이 맞다"며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성 후보 측 관계자가 누구이고, 어떤 부분이 다르다는 거냐"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고 성완종 전 의원은 1990년 9월 당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기부금 31억 원을 기탁해 서산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고향인 서산과 태안은 물론 아산, 당진, 홍성, 보령 등 충남 여러 시군에 지부를 설치했다. 이 때문에 장학금 혜택을 받은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성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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