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양이원영 더불어시민당 후보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시민당 후보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양이원영 제공

관련사진보기

"이런 비례연합정당을 만들면 유권자가 표를 줄까. 한국 정치 진전을 기대했는데 민주당 참 실망."

25년간 환경 운동해온 양이원영 에너지 전환포럼 사무처장이 지난 3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러나 며칠 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양이원영 사무처장의 이름이 올랐다. 대부분 어리둥절했다.

그가 더불어시민당에 동참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불어시민당 당사에서 양이원영 후보를 만나 총선 출마 이유를 물었다. 그리고 당선된다면 어떤 의정활동 펼치고 싶은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양이원영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탈원전, 재생에너지 외치는 활동가형 의원 되고파"

- 정치권에 들어오신 지 보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저는 국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책 협력을 한 경험만 있습니다. 지금도 정치를 경험한다기보다 비례대표 선거를 경험하는 중입니다. 각계각층의 비례대표 후보자들과 매일 회의하고 같이 현장 다니고 있습니다. 각 분야가 총망라된 분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함께 활동한다는 것은 매우 가슴 뛰는 경험이에요."

- 어떤 회의를 하세요?
"각자의 분야에서 어떤 내용으로 누굴 만나서 선거운동을 하는지 정보를 나누고 보다 많은 지지를 받기 위해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서로 나누는 거죠. 처음에 만났을 때 왜 본인이 추천을 받았고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국회에 들어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돌아가면서 얘기했어요. 저의 환경운동 현장 25년 경험이 긴 게 아니더라고요. 거의 모든 후보분들이 보통 20년 이상 자신의 분야에서 단련된 전문가들이었습니다."

-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요.
"무척 많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치열한 경선을 통해 오신 분들도 그렇고 한국사회의 각종 이슈의 핵심들을 만나게 되어 놀랍기도 했습니다. 과거 비례대표가 계파나 연줄, 심지어 돈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것에 비하면 한 단계 진전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제도적 한계는 있지만, 최대한 연동형 비례제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 구성하다 보니까 소수정당과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찾아내고 발굴해 낸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해당 분야의 베테랑들을 만나게 되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배우는 게 많습니다."

- 밖에서 정치권을 보는 것과 안에서 정치권 보는 게 다른가요?
"좀 다르네요. 밖에서는 정치에 대한 혐오가 많잖아요. 이번에 비례대표 후보가 된 분들을 보면 각 분야에서 굉장한 베테랑들, 핵심들을 모아 놓은 거 같아서 저 스스로도 영광이고 함께 있는 것 자체가 가슴 뛰고 흥미롭습니다.

한편으로는 권리당원들, 지역 위원장, 당직자 등 오랫동안 정치 분야에서 일한 분들을 보니까 한국 사회 민주주의 역사의 현장에 있는 느낌입니다. 정치하는 청년들을 만나는 것도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에요. 이런 게 아니었으면 사실 저처럼 정부나 정당 정치에 비판적이었던 시민 운동가가 정치를 할 기회가 있었을까 싶어요. 그래서 이 기회를 통해 한국 정치와 국회가 한 단계 진전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어요."

- 정치에 대한 관심이 있으셨어요?
"별로 없었죠. 제가 국회의원들도 다 몰라요. 여기서 처음 본 국회의원도 있네요. 제 분야인 환경 쪽이나 에너지 쪽 상임위, 일부 유명한 정치인들을 아는 정도입니다."

- 총선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가장 크게는 21대 국회가 친원전 국회가 될 거 같아서예요.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1호 공약으로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을 발표했어요. 그리고 그때 1차 인재 영입 중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이 있었고요.

정의당, 녹색당에서 탈원전 탈석탄 기후변화 쪽을 주장하던 후보들이 당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어요. 정의당은 그린뉴딜 공약 발표했고 적극적인 탈원전 탈석탄 입장인데 실제로 일할 사람이 비례대표 순번에도 들어가지도 못한 결과가 되어 버렸어요. 그런데,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원자력계가 5명 배치되었고 그중 한 명은 초반에는 당선권이었어요."

- 한 명이 국회에 들어가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정치인 한 명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 저 자신을 교두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통해서 탈원전, 재생에너지 그룹의 목소리가 국회로 정치권으로 확산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는 활동가형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요. 에너지 전환을 하려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면 기업 현장, 지역 현장, 행정의 현장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고 소통하고 연결되어야 할 겁니다. 저를 교두보 삼아 제2, 제3의 녹색 정치인들이 원내 진출할 수 있도록 거름 같은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원전당' 미래통합당이 1당 되는 것, 용납하기 어려웠다"

- 앞서 더불어시민당을 비판하셨는데요.
"그런 일이 있었죠. 정확하게는 더불어시민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죠. 녹색당이 비례연합정당에 못 들어가게 된 것이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민주당이 욕을 먹고 손해를 보더라도 민주 개혁진영의 맏형답게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어서 사회적으로는 소수지만 중요한 가치들이 반영되는 비례연합정당이 되길 바랐으니까요.

진보 생태진영을 대표할 수 있는 녹색당이 비례연합정당에 들어와 원내에 진출하기를 간절히 바랐던 겁니다. 협상이 결렬된 데에는 쌍방의 책임이 있겠지만 큰 정당의 책임이 더 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을 비판했어요."

- 그럼 위성정당에 대한 생각은 어때요?
"선거법 개정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고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제도적 허점을 파고들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발생한 일이라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시민사회의 위성정당에 대한 문제 제기는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정치 영역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통합당이 꼼수로 국회를 장악해서 개혁의 성과들을 거꾸로 되돌리는 걸 그냥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요. 저로서는 원전당인 미래통합당이 제1당이 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 위성정당을 비판했는데, 민주당도 똑같이 한다면 국민이 납득할까요.
"더불어시민당은 미래한국당과는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도 다릅니다. 민주당을 대주주로 둔 비례연합정당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치열한 경선을 거쳐서 결정된 후보들을 11번 이후로 뒷 순번으로 배치했잖아요. 1번부터 앞 순번으로 10번까지는 소수정당이나 시민사회 추천 후보를 배치했고요. 애초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만들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가 한국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대변하는 소수의 목소리를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거였잖아요. 더불어시민당이 그 취지를 가장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 '1~10번은 구색 맞추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는데요.
"민주당에서 치열하게 경선을 치르고 오신 분들이 그 얘기를 듣는다면 동의하기 어려울 겁니다. 어떤 정당이 자기들 의석 10개를 내놓으면서 구색 맞추기를 하겠습니까. 지금 소수정당들에게는 3% 넘길 수 있는지 아닌지로 치열하게 사투를 벌이는데, 3%라면 1석밖에 안 됩니다. 아무리 거대정당이라 하더라도 10개의 자리를 당 밖의 사람들에게 내어 주는 것은 파격적인 겁니다. 그건 쉬운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에도 내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의석수를 희생하면서 지켜야 할 정치적 대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총선이 끝나고 선거법이 예전으로 돌아갈 거라는 전망도 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선거에서 이겨 다수가 되면 연동형 비례제는 현재의 문제를 보완해서 더 완결된 형태로 진화할 것입니다. 미래통합당이 승리한다면 과거와 같은 선거제도로 회귀할 수도 있겠죠.

저는 한국 정치가 사회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유통되는 통로를 만들고 기회를 열어주는 방식으로 진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모아주셔서 애초의 취지가 제대로 살려질 수 있도록 선거법이 개정되었으면 합니다."

- 처음 비례대표 후보 추천 제안이 왔을 때 어떠셨나요?
"시민사회추천으로 더불어시민당에 추천하겠다는 제의가 왔을 때 녹색당이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녹색당과 최종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까운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물어봤어요. 밖에서 훈수만 두지 말고 직접 해 보라며 권하시고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용기를 냈습니다."

"열린민주당, 힘 잃어가는 양상... 더불어시민당에 힘줘야"

- 지금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건 어떻게 보세요?
"열린민주당이 먼저 시작하다 보니까 초기에 컨벤션효과가 있어 지지율이 높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시민당처럼 각계각층 시민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반영하는 당이라고 보기 어려운 구성이고, 오히려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문제가 된 분들로 구성되다 보니 최근에는 힘을 잃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선거 이후에도 열린민주당과 같이 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데 그 영향도 있어 보이고요. 현 정부의 개혁정책에 힘을 주시려면 더불어민주당과 함께하는 더불어시민당에 힘을 주셔야 합니다."

- 당선되면 당에서 어떤 일을 하실 생각이에요?
"지금은 그럴 생각까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런칭한 에너지 전환 정책이 성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기준입니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우리 더불어시민당의 반등된 지지를 더 높이 올려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 국회에 가면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이신가요?
"만약 유권자분들이 투표해 주셔서 제가 당선된다면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요. 이 정책이 탈원전 정쟁에 휘말리면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어요.

2017년에 탈원전 로드맵 수립, 재생에너지 3020 정책, 그 이후로는 어떤 제도적 개선이라든지 구조적 변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어요. 심지어 국회에서 가짜뉴스 생산지가 되어 버려서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이 되어버렸어요.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해서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예산도 다 깎였어요.

국회에서 현재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법 제도 개선, 예산 투여 등이 되어야 합니다.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지금 10년도 안 남았다는 것이 세계 대부분 과학자의 경고예요. 우리 아이들이 가까운 미래에 지금처럼 살 수 있을지 걱정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또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21대 국회를 만드는 게 저에게는 가장 큰 과제이고요. 동시에 세계적인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그린뉴딜 정책이 본격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 위기와 경제위기 해결, 에너지 전환정책의 업그레이드가 그린 뉴딜정책 본격적인 추진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 문재인 정부 환경 정책 어떻게 평가하세요?
"문재인 정부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서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개혁 정책, 환경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어요. 보수언론과 발목 잡는 국회,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일부 전문가와 아직은 허약한 시민사회 운동 토대 등 여러 가지 요소들로 열악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이 정말 중요합니다. 압도적인 지지가 있어야 문재인 정부가 개혁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는 세상을,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 주장하고 경고만 하는 것에는 지쳤습니다. 문제를 제기만 하는 데에서 나아가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유권자가 부여한 권한과 자원이 주어진다면 그걸 최대한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저를 지지하고 저와 생각을 같이하는, 녹색들의 세력화를 하고 싶어요."

태그:#양이원영, #더불어시민당, #총선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 기사는 연재 4.15총선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