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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나누는 녹색당 성지수, 위티의 백경하.
 이야기를 나누는 녹색당 성지수, 위티의 백경하.
ⓒ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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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요?" 

유쾌한 질문으로, 함께 '미투'를 고민하는 활동가와 정치인의 대화가 진행됐다. 최근 몇 년간 각계각층에서 일어난 '미투'는 빈번한 성폭력 문화와 공고한 권력 구조를 고발했다. 각 영역에서 '미투'는 고발을 넘어 연대와 말하기로 이어져, 변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불평등한 구조를 기반으로 한 성폭력이 반복되고 있으며, '피해생존자에 응답하는 정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4일,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활동가인 백경하와 성지수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3번)가 만났다. 스쿨 미투의 현장에서 '스쿨미투, UN에 가다'에 참여한 백경하와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미니스트연극인연대 등 예술계 미투 현장에서 활동한 두 명은 미투 이후, 21대 국회를 고민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서로의 영역에서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공유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차별적이고, 특히 성별에 따라 다르게 대우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던 경하는 스쿨미투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연스럽게 미투 운동을 알게 됐다. 경하는 학내 페미니즘 동아리를 운영하고, 위티의 전신인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에서 주최한 스쿨미투 집회와 '스쿨미투, UN에 가다'에 참여했다.

만연한 강간문화 속에서 "탈주하며 외면해왔던" 성폭력 문제를 2018년, 이윤택을 시작으로 한 연극계 미투운동을 통해 접한 지수는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미니스트연극인연대, KTS 워킹그룹 등에서 활동을 지속해왔다.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침묵의 카르텔'"을 고발하고, 피해자와 연대하는 활동을 계속해나가는 중이다.

활동 영역을 함께 공유하는 둘은 "뿌듯함, 해방감"과 동시에 "이슈화가 되고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점에 공감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SchoolMetoo와 연극계 미투의 연결 지점
 


경하는 학교와 연극계의 미투가 다른 점으로 연극계 미투 운동에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에게 밉보이면 안 되고, 불이익을 받을 것이 두려워" 반대하거나, 교사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현장이 공유하고 있는 공통점은 있다.

① '원래 그런 거야' vs. '침묵의 카르텔'

경하: "권력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히고, 잘 들리지 않고. 그들의 희생이나 그들이 경험하는 차별을 당연하게 항상, 그래왔으니까, 이렇게 취급되는 게 많았고, 아직도 많은 것 같아요."

지수: "'침묵의 카르텔'. 그래서 모두가 방조자가 되는 어떤 구조? 왜냐하면, 자원이 정말 한정된 한 줌의 사람들에게 몰려 있고, 국가가 그렇게 만들거든요. 문화예술계 지원 시스템에서 예술가 개인에게 무엇을 준다거나 예술의 공공성에 대해 이야기할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저 사람에게 밉보이면 예술을 할 기회 자체가 없는 것? 그래서 '나라도 살아야지'라는 사람들이 생기고. 학교와 비슷한 거예요. 밉보이거나 동조자들과 함께할 수 없으면 정말 떠나야 하는 구조.(한숨)"

경하는 '분명 문제의식을 느끼지만 원래 그랬으니까 어쩌겠어'라는 생각으로 변화가 이어지지 않는 지점이 지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지수 또한 '원래'라는 단어 자체가 가진 폐쇄성을 언급하며, 다음 연결 지점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② '폐쇄성' vs. '가부장제 안에서의 공동체성'

지수: "이윤택은 한국 연극의 아버지. 사실은 모든 자원이 몰려 있고. 선배님이기도 하면서 선생님이기도 한 사람. 나의 연출가이기도 하고. 또 그런데 그 사람을 벗어나도 예술계 심사에 가면 그 사람이나 그 친구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되니까. 거부할 수 없는 이상한 가부장제 안에서의 공동체성을 느껴요. 당연히 폐쇄적일 수밖에 없고 바꾸려는 어떤 노력이나 아니면 이거 이상한데, 하는 감각이 계속 묻히게 되는 거죠."

경하: "학교, 문화예술계라든지 밖에서 말을 얹기 어려운 집단인 것 같다고 느껴요. 안의 얘기들이 밖으로 꺼내지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저는 미투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여러 지점에서 '원래 그런 것이라는 생각'과 그 집단 밖으로 말해지지 않는 문화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학교 망신이다' 이런 이야기나 UN에 갔을 때도 '이런 것으로 한국을 알리냐, 국제 망신이다'라는 이야기들을 들었거든요. 그런 폐쇄성이 여기저기에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연극계의 가부장적 공동체성과 경하가 들었던 이야기들은 이들이 속한 집단의 폐쇄성에 맞닿아 있다. 가부장적 문화를 바탕으로 한 단체 내 위계적인 질서는 말하기를 안전하지 못하게 만들고, 변화를 주저하게 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불편함과 잘못되었다는 감각이 있지만, 이를 공론화하고 표현하기 어려운 현실에 경하과 지수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③ '함께 말하기'

마지막으로 경하와 지수가 연결된 지점으로 이야기한 것은 '함께 말하기'다. 폐쇄적이고, 침묵하는 분위기를 바꾸고 미투 이후의 문화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함께 말하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경하: "원래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고 싶다가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그건 절대 원래 그런 것이라고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진짜 자기의 이야기들을 많이 꺼내놓고 이게 모두가 바뀌길 원하고 있고, 그렇다는 것은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수: "다른 공간에서 활동했는데, 비슷하게 키워드를 뽑아냈다, 이런 얘기. 확실히 같이 얘기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느낀 것은 나의 이야기를 꺼내서 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약간, 확장하는 것? 왜냐하면, 저는 학부 때 페미니즘을 공부하기는 했지만, 정체화한 건 미투 이후였는데 페미니스트가 되고 나니까 퀴어 운동에도 당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고, 동물권에도 당연히 관심 두게 되고, 어머, 기후 위기 뭐야. 이러면서 계속 우리가 타자화시켰던 존재들로 확장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왜냐하면, 다 같은 얘기를 하고 있어요. 소외시키지 마, 나의 아픔을."

지수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연극인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아버지와 나의 관계를 설명할 때 언어가 없으니까, (경하가) 이해해줄까, 과연?"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경하와의 대화 과정에서 지수는 키워드가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 재미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너도 그랬구나, 같이 하겠다"라는 지수의 말에 경하 또한 공감하며 "되게 좋은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둘은 다른 공간에서 활동했지만, 유사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함께 이야기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어떤 영역에서의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변화의 시작

 
 촬영을 마친 후 함께 사진을 찍는 안녕, 국회 팀원들과 출연자들
 촬영을 마친 후 함께 사진을 찍는 안녕, 국회 팀원들과 출연자들
ⓒ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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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작은 균열에서 시작된다. 침묵의 카르텔이었던 학교와 연극계의 벌어진 틈을 어떤 문화로 채워나갈지에 대한 지수와 경하의 논의가 이어졌다. 지수는 자발적인 움직임,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연대체가 계속 나왔지만, 그 목소리를 반영할 공공영역은 느리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에 지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페미니즘 시각에서의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수는 "대상화되고 수단화되는 여성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를 우리가 이야기하는데, '우리'의 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을 요구했다.

경하 또한 학교에 학생들의 권리를 지켜줄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사의 권위에 의한 억압을 재고하고,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경하는 스쿨미투 운동에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성폭력 예방 교육, 교사 연수,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등인데 이러한 방안이 일회적인 특강이 아니라 지속적인 문화의 변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모든 것을 타자화하지 않고, 소외하지 않고, 이런 가치들이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수와 경하는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이들은 사람들의 외침과 바람이 공공영역에도 반영되기를 기대했다. 지수는 "페미니즘 관점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사회구성원들을 호명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분을 호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경하도 요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미투 운동 이후, 함께 고민하는 동료로, 더 나은 시민공동체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협력이 필요하다.

21대 국회의 키워드, '미투'

'미투' 운동은 "내가 말한다, 나도 말한다"라고 하며 피해생존자들과 고발자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했다. 그러나 현재, 함께 하는 공론의 장은 구축되었더라도 실제로 어떻게 이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시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수와 경하 모두 21대 국회의 키워드가 '미투'라는 점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실질적으로 어떻게 힘을 이 사람들에게 실어줄 수 있을까, 하는 요구는 충분히 무르익었고, 국회가 무조건 응답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수의 말에 경하가 전적으로 동의했다. 덧붙여 경하는 "피해자에게 응답하는 정치"가 필요함을 역설하며, "미투라는 키워드를 잘 새기고, 이게 몇 명,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과 우리 공동체에 대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미투 운동 기저에 자리한 사회의 위계질서와 차별적인 문화에 대한 논의가 제도권 정치에서 중요한 의제로 논의돼야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21대 총선은 "분노는 지나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아니라고 말할 자리"가 돼야 한다.

이들이 꿈꾸는 21대 국회의 모습은 다른 소수자 의제들이, 페미니즘이 다른 문제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닌 공식 의제로 논의되는 모습이다. 지수는 "페미니스트의 선한 영향력이 국회 내에서 발휘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하 또한 "조금 더 다양한 선택지"의 필요성을 말하며, "계속 목소리를 내고, 우리가 조금씩 그 이야기들을 넓혀가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안녕, 국회]의 인터뷰들은 청소년 활동가들과 정치인들이 함께 이야기하며, 새로운 국회에 대한 상상력을 넓히고 청소년 활동가들의 정치화를 가능하게 한 프로젝트다. 함께 이야기하며 꿈꿔온 21대 국회의 모습이 4월 15일, 총선을 통해 실현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국회, 우리의 요구에 응답하라.

*4개의 영상은 청년플랫폼 '위드위드(We Deam WE Do)'에서 촬영하였습니다.

[이전 기사]

장혜영·양말 "사회적 약자 보호? '권리보장'이 옳은 길" http://omn.kr/1n6wc
21대 국회, '청소년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대해야 하지? http://omn.kr/1n4u6
"너무 신기해요, 이제 '만18세 선거권' 외치지 않는 게" http://omn.kr/1n3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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