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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심각한 국면에서 우리를 더욱 심란하게 만드는 사회 현상은 바로 우리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른바 '비례 위성정당' 사태일 것이다.

우리 정치는 그간 부동의 국민 불신 집단이었지만, 비례위성 정당이 난립하는 작금의 사태는 그야말로 "불신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코로나 국면이 아니었다면 국민들 모두가 들고 일어나 그야말로 정치판이 뒤집어졌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으리라.

아무도 이 사태의 원인을 제기하지 않는 희한한 현실

지난해 각 정당들이 벌였던 선거법 개정 과정과 현재까지 보여주는 갖가지 백태는 그야말로 "꼼수의 향연", "당리당략 게임" 그 자체였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있다. 정작 이러한 난장판이 벌어진 근본적 요인에 대한 분석은 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그 누구도 제기하고 있지 않다.

기본과 원칙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시는 너무도 뿌리 깊다. 오늘의 비례 위성정당 난립에 이르게 된 과정도 원칙 없는 당리당략과 적당주의, 기본을 망각하는 타협 등등에 기인한 것이었지만, 지금 이 문제에 대한 요인 분석이 전혀 제기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 기본과 원칙에 대한 무시 경향에 기인하는 것이다.

비례대표제 개혁이 이처럼 세계 비례대표 선거 역사에서도 유례없이 비례 위성정당이 난립한 것을 두고 혹자는 냉소적으로 "창조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실상 그것은 전혀 창조적이지도 않고 그야말로 야바위판에 다름 아니다.

정확한 요인 분석이 결여되어서는 결코 올바른 개선방향이 나올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의 흐름을 보자면, 비례 위성정당 난립에 대한 분석이 철저히 결여된 채 결국 비례대표 제도 그 자체에 위성정당 출현이라는 커다란 문제가 내재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예전의 선거제도로 환원하고 복원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이미 이뤄버린 듯한 모습이다.

비례대표 제도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결코 비례대표 자체에 있지 않다. 오직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의 대원칙이 무너진 데 그 근본 요인이 존재한다.

지금처럼 '비례 위성정당', 혹은 '괴뢰정당'이 출현할 수 있었던 핵심적 원인은 한 마디로 정당 득표에 의해 전체 의석수를 결정하는 연동제 비례대표선거의 기본 원칙을 모두가 주목하지 않고 무너뜨려버린 데 있다.

본래 비례대표 선거제도 개혁 과정에서 모델로 삼았던 독일 의회를 다시금 살펴보자.

2002년 이래 독일연방의회의 의원정족수는 598명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299명은 소선거구제 지역구에서 최다득표로 당선되는 직선의원이며, 나머지 절반인 299명은 비례대표의원이다.

연방의회 선거에서 독일유권자들은 두 표를 행사하는데, 이 가운데 제1표는 지역구 직선후보에게 행사하고, 제2표는 지지하는 정당에 주는 정당투표이다. 제1표는 단지 지역구의 특정후보를 뽑는 표에 불과하지만,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는 제2표는 연방의회의 총 의석수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정당투표인 제2표가 그야말로 "결정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처음부터 정당투표의 대원칙에 주목하지 않고, 시종일관 오직 비례대표 '숫자'와 '연동 비율'만을 두고 이전투구를 벌였다. 인식의 오류였고, 역사의 후퇴였다.

독일처럼 연동형비례대표의 대원칙대로 정당투표에 의해 전체 의석수를 결정했다면 모든 정당들이 정당 득표율을 높이기 위해 정책과 인물 경쟁에 사력을 기울였을 것이고, 지금과 같은 낯 뜨거운 "비례 위성정당"은 근본적으로 출현할 수 없었다.
비례대표를 둘러싼 혼란 국면, 모쪼록 올바른 인식으로 역사의 후퇴를 막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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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단대학에서 국제관계학 박사를 받았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유신과 전두환정권에 반대해 수배, 구속된 바 있으며,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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