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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2주가량 남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인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재외국민 투표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계획돼 있던 재외국민 투표는 4월 1일부터 6일까지지만, 주이탈리아대사관을 포함한 17개 국가 23개 재외공관이 재외선거사무를 4월 6일까지 중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3월 30일 현재 재외 선거사무 중단 대상 국가에 미국·캐나다·벨기에 등이 추가됐다).

지난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재외선거 사무중지 대상 국가에서는 전 국민 자가격리와 전면 통행금지, 외출제한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고 위반시 벌금이나 구금 등 처벌돼 투표에 참여하는 재외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검토 끝에 재외선거사무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가피한 조치이긴 하지만, 해외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예정이었던 재외 유권자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지만 뭐가 문제인지 전달하고 싶었다"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해시테그 릴레이를 하고 있는 임다혜씨.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해시테그 릴레이를 하고 있는 임다혜씨.
ⓒ 임다혜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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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투표를 할 수 없게 된다 하더라도,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어서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한국의 투표독려 캠페인 문구를 활용해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No Vote No ______ 를 적어서 올려주세요.

#재외국민에게투표권을  #재외국민투표권보장  #갑분투표권박탈  #대안을주세요  #선관위반성하세요  #한표한표소중합니다"


마침 소셜미디어상에서 거소투표와 같은 방식으로 대안을 요구하며 해시태크 릴레이운동을 펼치고 있는 재외유권자들이 있어 연락을 취했다. 참고로, 기자가 만나본 릴레이 참여자들 모두 독일에 거주하고 있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베를린행동'(아래 베를린행동) 내에서 이번 재외 선거사무 중지와 관련해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것이 해시태그 릴레이로 이어졌다.

베를린행동에서 처음 문제제기를 했던 임선아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문제 삼지 않으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 행동에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민의 참정권을 지키기 위해 주독 대한민국 대사관은 얼마나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라는 말을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독일 베를린에 2년 반가량 거주 중인 임다혜(29)씨 역시 베를린행동의 일원으로, 해시태그 릴레이를 처음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일 재외국민 선거방법을 안내하는 메일을 받았는데, 일주일이 지난 27일엔 선거사무 중지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귀국투표와 관련해서는 "27일에 메일이 왔고 투표하려면 31일까지 귀국하라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뮌헨에서 2년 반 거주 중인 김아무개(30)씨는 현재 살고 있는 곳에 통행제한령이 걸려 있는 상태다. 그는 "현 시점에 찾을 수 있는 편도선은 적게는 200만 원, 많게는 400만 원 정도의 경비를 지출해야 한다"라며 귀국투표는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님을 강조했다. 김씨는 또한 "선관위의 결정이 하루아침에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없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가 더 많이 이슈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릴레이에 참여한 이들은 '거소투표라도 고려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독일 교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현 상황을 참작해 국외부재자 및 재외국민의 거소투표를 허용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지난 26일 올린 바 있다. 3월 30일 현재까지 2000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 청원에 동의했다.

"재외선거사무 중지는 최초... 현행 선거법상 제약 있어"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 재외선거사무가 중지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내문.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 재외선거사무가 중지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내문.
ⓒ 임다혜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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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재외선거사무 중지는 이전에 없던 일"이라며 현지 실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결정된 사안임을 강조했다. 재외유권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거소투표와 관련해서 그는 "선거법상 거소투표 규정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현행법으로는 (해당 지역의 재외유권자들이) 우편으로 투표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총선을 앞두고 관련 선거법 조항을 개정할 수 없는 상태니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선거사무가 중지된 지역의 재외유권자들에게 보낸 메일에는 선거사무 중지에 대한 관련규정을 명시해놨다. 공직선거법 제218조의 29에 따르면 천재지변이 발생할 경우 해당 공관의 재외 선거사무를 중지할 수 있다. 선관위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천재지변 등에 준하는 사회적 재난(감염병)에 해당하는 부득이한 사유"라고 규정했다.

일부 재외유권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거소투표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거소 및 선상투표 규정을 정해둔 공직선거법 제38조에 따르면 거소·선상투표의 대상은 영내 또는 함정에 근무 중인 군인이나 경찰공무원, 병원 또는 교도소 및 구치소에 기거하는 사람,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할 수 없을 경우, 사전투표소나 투표소에 가기 어려운 멀리 떨어진 (선관위 규칙으로 정하는) 외딴 섬이나 사전투표소 및 투표소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문제는 공직선거법 제38조가 2014년 개정된 이후 6년 동안 개정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천재지변이 발생해 선거사무를 중지할 수 있는 법 조항은 존재하는데, 재외유권자들이 이번처럼 다른 지역으로 가거나 귀국해서 투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경우, 그들의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현재 없는 상태인 것이다.

한번도 재외선거사무가 중지된 바가 없기도 하고, 그 누구도 코로나19 사태를 예측한 바가 없으니 한 번쯤은 발생할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있다. 독일의 경우 전 지역에 통행제한이 진행 중인 것은 아니다. 임다혜씨는 "규정 내에서 투표가 가능한 사람들만이라도 투표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사실상의 선거사무 전면 중지'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공직선거법상 재외국민 사각지대에 대해선 총선이 지난 뒤에라도 정치권이 문제에 공감하고 공론화 및 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이번 일을 처음 겪은 만큼, 어떻게든 재외국민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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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읽고 보고 쓰고 있습니다. 사회학을 공부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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