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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퀸 오브 아이스>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이자 영화배우이자 아이쇼에서 공연한 소냐 헤니의 삶을 다루고 있다.
 영화 <퀸 오브 아이스>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이자 영화배우이자 아이쇼에서 공연한 소냐 헤니의 삶을 다루고 있다.
ⓒ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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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은 진짜 영화 같았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선수가 있었다. 192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서 만 15살의 나이로 금메달을 따고 올림픽 3연패(連霸)를 달성한 소냐 헤니(노르웨이·1912~1969)이다. 1927년부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 1931년부터 6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피겨스케이팅 안무와 복장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그는 192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흰색 실크의 치마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길이가 무릎 위였다. 그 당시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검은색의 긴 드레스를 입고 뛰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혁신적이었다. 14살이었던 헤니가 긴 옷을 입고 뛰기에는 무리였기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낸 아이디어였다.

검은 부츠가 아닌 흰 부츠를 신은 것도 헤니가 최초였다. 치마가 짧아지면서 더블 악셀, 점프 등 동작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5살 때부터 배운 발레도 세련된 스케이팅 동작에 한몫했다. 선수로서 여러 성취를 이룬 그는 1936년 23살의 나이 이후 선수 생활을 접는다.

전성기가 끝나지 않은 시기 헤니가 눈길을 돌린 곳은 미국이었다. 그는 자신의 인기와 명성으로 돈을 벌 방법을 알고 있었다. 미국 시카고의 기업가인 아서 윌츠가 손잡은 헤니는 아이스쇼 '할리우드 아이스 리뷰'(Hollywood Ice Revue)를 열었다.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등 미국 10여 개 도시를 돌았다.

할리우드에서는 헤니의 재능을 발견하고 할리우드의 20세기 폭스사가 그와 계약을 했다. 헤니는 <원 인 어 밀리언>(1936) 등 10여 년 동안 1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미국에서 인기가 주춤했던 피겨스케이트와 아이스쇼의 대중화를 불러왔다. 헤니는 1939년 7월 타임지의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16년 간의 투어 기간 헤니는 1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영화로는 약 2500만 달러를 벌었다(encyclopedia.com 참고). 그는 선수로서, 배우로서 부와 명예를 모두 누린 여성이었다.
 
 1939년 7월호 <타임> 표지로 나온 소냐 헤니
 1939년 7월호 <타임> 표지로 나온 소냐 헤니
ⓒ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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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니의 삶을 다룬 영화 <퀸 오브 아이스>(감독 안네 세비스퀴)를 봤다. 선수로서의 업적보다는 비즈니스적인 면모를 두드러지게 그렸다. 영화 제작자 앞에서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오빠의 사업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 쇼맨십도 강했던 그는 수영장과 정원이 딸린 자신의 저택에서 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런 성격은 까칠한 태도로도 이어져 그릇된 판단을 하는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남성들과의 스캔들이 이어지는 등의 사생활 문제가 꼬리를 물었다. 가족과 불화도 있었다. 윌츠와 갈라선 뒤 공연이 잘 되지 않으면서 아이스쇼 사업을 접었을 때가 그의 나이 44살이었다. 미국으로 건너온 지 딱 스무 해가 됐을 때다. 이 때 쯤에는 술에도 자주 손을 댔다. 그가 급격하게 초라해져 말년을 맞이한 이유한 이유다. 

그럼에도 헤니는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마음껏 즐겼던 뜨거운 사람으로 기억에 남는다. 스포츠에 재능이 있었고 그 이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을 줄도 알았다. 무엇보다 피겨스케이팅를 사랑했다. 한 평생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했기에, 지금으로부터 90여 년 전 선수로, 배우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헤니를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유다. 할리우드 영화 속 배우로 살았던 그의 삶은 진짜 영화 같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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