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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길에 자주 하는 생각이 있다. 생각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다. 하루하루 닥쳐오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했다고 믿으며 살아가다 보면, 삶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 삶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고, 늘 분주하게 무언가를 하면서도 무엇을 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 마련이라, 잠깐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길 때면 비로소, 문득, 그제야, 생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곤 한다. 

그런데 앞서도 말했듯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다가 이내 그치고 마니, 잠깐의 여유가 지나가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기 일쑤다.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아서 문제일 수도, 생각의 내용과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물론 별 문제가 없는데 굳이 문제를 만드는 생각의 함정에 빠져 괜히 자신을 의심하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생각을 하면 삶이 나아질 거라는, 그리고 앞서 늘어놓은 의문을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아마도 인간이기 때문 아닐까. 더 나은 인간이 되는데 도움이 될 생각의 방향에 생각을 집중해 본다.

나는 제대로 살아있다!
 
 울리히 슈나벨 <확신은 어떻게 삶을 움직이는가>?
 울리히 슈나벨 <확신은 어떻게 삶을 움직이는가>?
ⓒ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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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확신이란 말을 쓰기 어려운 때가 있을까 싶다. 날마다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지며 뉴스를 쏟아내고, 정신없이 살아가며 내가 누구인지조차 까먹기 일쑤이니, 무언가를 굳게 믿는다는 게 오히려 착각과 오해에 빠지기 십상이라 생각하기 쉬운 세상이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바로 그렇게 벌어지는 상황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나라 하겠다. 이 전제가, 믿음이 기초이며, 이를 과도하게 낙관할 필요도 비관할 필요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믿기 시작하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나의 가능성을 평가하기 전에 지금 살아있는 나를 확인하고, 이를 믿으며 한 걸음 내딛는 시도가 최소한의 확신이다. 세상이 불안하고 불확실하더라도 변함없이 나를 지탱해줄 수 있는 굳건한 믿음 말이다.
 
"현재에 초점을 맞춘 사람만이 더 깊은 두려움과 걱정으로 파고들어가는 강박적 삽질을 멈출 수 있다. 이러한 삽질에는 사실 에너지도 많이 소모된다. 또한 현재 순간에 집중하면 단순하면서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온전히 '여기 있음'의 기적이다. 우리가 바로 지금의 삶 속에 있다는 자명한 사실은 일상적 분주함에 쉽게 묻혀버리고 만다. 불치병이나 사고, 전쟁 혹은 다른 재해 등으로 우리 삶이 위협받는 일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에 집중하는 일은 그저 두려움에 대한 극복법이나 우울증에 대한 치료법, 그 이상이다." - <확신은 어떻게 삶을 움직이는가> 가운데 

인류가 발견한 생각의 모델들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자유로운 생각이라 해도 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틀에서 벗어난 생각을 해보자고 회전의 속도를 키워 봐도 원심력이 구심력을 이기는 경우는 드물다.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대개 이쯤에서 멈추기 마련이다. 

이 책은 시선을 바꿔보자고 제안한다. 이미 확인된 그리고 검증된 생각의 틀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오컴의 면도날, 확증 편향, 악마의 변호인, 경로 의존성, 파레토 법칙 등 이론과 현실 두 방향에서 여전히 강력한 힘과 효과를 발휘하는 생각의 틀을 하나씩 짚어가며, 이런 '정신 모델'을 충분히 익히면 생각과 행동을 모두 바꿔낼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정신 모델을 동시에 적용할 수는 없다. 지금 마주한 상황에 맞는 최적의 정신 모델을 찾아내는 일은 여전히 각자에게 남겨진 생각의 몫이다.
    
 가브리엘 와인버그, 로런 매캔 <슈퍼 씽킹 - 모든 결정의 공식>  ?
 가브리엘 와인버그, 로런 매캔 <슈퍼 씽킹 - 모든 결정의 공식> ?
ⓒ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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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논리와 제로섬 게임은 충분한 대안이 아니라 딱 두 가지 대안만 제시한다. 그러나 사업 거래 등의 상황에서는 다양한 대안과 차원이 있어야 한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좋지 않다. 복잡한 비즈니스 협상에서는 계약서의 단어 하나하나를 따질 수 없다. 그랬다가는 협상이 끝없이 늘어져 결코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대신에 따질 가치가 있는 단어와 없는 단어를 신중하게 구분해야 한다. 혼돈에 휩쓸리면 어떤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없다. 그러나 너무 질서정연하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기에 충분한 행운의 표면적을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질서와 혼돈의 중간 어디쯤에 머무르는 편이 좋다." - <슈퍼씽킹 - 모든 결정의 공식> 가운데 
 
누구도 멍청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스스로 의심하던 생각이 조금 유연해졌다고 우쭐하면 곤란하다. 그 순간 바로 똑똑함이 아니라 멍청함으로 떨어질 테니 말이다. 인류는 늘 멍청함을 경계해 왔지만, 멍청함으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났다고 여겨지는 이들이 보여주는 멍청함을 마주할 때면, 똑똑함으로 향하는 것 못지않게 멍청함을 조심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뇌과학자, 심리학자, 행동경제학자 등에게 사람들이 왜 멍청함에 쉽게 빠지고 헤어나오지 못하는지, 이로부터 벗어난 이들의 비결은 무엇인지 묻는다. 핵심은 나도 언제든 멍청함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계, 아직 멍청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주의다. 그러니까 내 주변에 멍청한 이들이 많아 보인다면 상대를 비웃거나 지적하기 전에 나를 돌아봐야만 한다. 이런 태도가 마뜩잖게 여겨진다면, 그것은 생각을 하지 않고 살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겠다.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
ⓒ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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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인간은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착각일 뿐이다. 멍청한 인간은 아무리 증거가 나와도 자신이 확신하는 것은 계속 밀고 나가며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멍청한 인간은 필요한 지식이 있어도 배울 생각 없이 그저 확증 편향에 빠져 살 뿐이다.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것을 무시하거나 교묘하게 재해석하며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것 말이다. 멍청한 인간은 웬만해서는 생각과 환경을 바꾸지 않는다. 멍청함과 지적 게으름, 자기만족, 자기도취는 함께 나타나며 직감의 역할이 커진다. '나의 생각과 반응은 무조건 옳아.' 멍청한 인간의 생각이다." -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 가운데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태근 님은 온라인서점 알라딘MD입니다. 여러 매체에서 책을 소개하는 목소리를 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 2020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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