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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부산 기장군이 마스크를 관내 군민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부산 기장군이 마스크를 관내 군민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다.
ⓒ 안전재난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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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지만, 1차적 방역수단인 마스크 공급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마스크 가격 급등과 구매 제한으로 국민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지역 한 지자체가 가구당 15매씩 마스크를 무상으로 배포하자 지지 글이 쏟아졌다. "너무 부럽다." "세금은 이럴 때 써야죠." 기장 군민과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지난 28일 부산참여연대는 "사태 진정까지 마스크를 무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최소한의 보호수단으로 매일 마스크가 필요한 상황인데 가격은 높고, 구하기는 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보의 부족, 경제적 불평등으로 마스크 구입 과정에서 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했다.

이를 예상한 듯 부산 기장군은 28일부터 관내 전 세대에 마스크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기장군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자 예비비 총 55억 원을 마련해 마스크, 손소독제, 장비 등에 사용했다. 마스크 구매에만 무려 34억 원이 들어갔다. 이렇게 확보한 마스크 숫자는 170만 매, 소독제는 12만 병이다.

7만여 세대에 1차로 마스크 5매, 손소독제 1병의 배포가 이루어졌고, 총 3차에 걸쳐 15매가 지급된다. 우선으로 배포할 양은 105만 매다. 어린이용 마스크도 이미 배포한 22만 매 외에 1억 원의 예산을 들여 5만 매를 추가 배포한다.

마스크 배포 방식도 눈길을 끈다. 군민들이 모여서 찾아가는 방식이 아니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경비실까지 직접 배달하고, 안내방송으로 전달한다. 마을에는 통·반장이 집을 찾아 나눠준다. 부재중일 경우 마을회관에서 배포하는 식이다.

그러면 다른 지자체는 진행이 어려운데 왜 기장군은 가능할까? 오규석 기장군수의 의지가 가장 크다. 지금과 같은 재난 시기 예산을 과감하게 투입해야 한다는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 기장군 측은 "군수님의 절대적인 의지가 아니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천 기장군 기획청렴실장은 29일 <오마이뉴스>와의 스팟인터뷰에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마스크"라며 "군 예산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종천 실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김종천 기장군청 기획청렴실장
 김종천 기장군청 기획청렴실장
ⓒ 김종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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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장군의 무상 마스크가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상황이 절박하다. 이런 노력을 해서라도 군청과 군민이 합심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마스크를 배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있을 텐데?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37조 1항에 보면 응급조치 부분이 있다. 여기엔 군수가 재난 발생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해야 한다. 강제조항이다. 5호에 보면 급수 수단 확보, 구호품 확보 등이 나온다. 이를 근거로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방법이 마스크다."

- 추가 배포가 계획되어 있나?
"현재 1차 35만 매 배포를 완료했다. 곧 2차분, 다음 주 3차분 배포가 계획되어 있다. 더 필요하다면 추가 검토를 할 것이다. 소독제는 7만 병이 나간다. 받지 못한 세대는 스티커 붙여서 마을 회관에 이장님에게 찾아가라 연락까지 했다."
   
-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
"마스크 구입비만 34억 원이 들었다. 전체로는 55억 원이 들었다. 애초 54억 원보다 1억 원이 늘었는데 아동용 마스크 5만매 구입 비용 1억 원이 추가됐다. 관내 유치원, 어린이집에 22만 장이 이미 나갔다. 그러나 기장군에 주소가 있지만 타 지역으로 다니는 아이들을 위한 5만 매를 추가 구입했다. 월요일 확보해서 읍면에서 배부한다."

- 쉽지 않았을 텐데 이런 결정을 한 배경은?
"현재 군민은 물론 국민의 우려와 걱정이 공포 수준이다. 지자체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이럴 때 쓰라고 예비비나 예산이 있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마스크 배부 등)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
 
"마스크를 꼭 씁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마스크를 꼭 씁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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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해 보인다.
"군수님의 절대적인 의지가 아니면 승인이 불가한 일이다. 기장군은 과거 메르스를 거치면서 전국 지자체 중에 감염병 방역단을 만들었다. 상시방역을 한다. 이번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방역도 평소보다 10배 이상 수준으로 하고 있다. 마스크도 이런 의지의 일환이다."

- 다른 지자체도 가능한 일인가?
"영향을 주길 바란다. 국가적인 재난이 있을 때 과감하게 예산을 써야 한다. 경제적으로도 우리 지역에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왔다고 생각해보라. 지역에도 큰 타격이다. 다행히 현재 기장 지역엔 확진자가 0명이다.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없다."

태그:#기장군, #마스크, #무상,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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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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