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의 정규 시즌 개막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새로운 시즌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의 순위 및 스토브리그 선수 보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1위를 중심으로 한 상위권 팀에 전문가들의 예측은 자주 다뤄진다. 하지만 최하위가 어느 팀이 될지 가늠하는 것도 자못 흥미롭다.  

지난해 최하위는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는 10개 구단 체제가 출범된 뒤 처음으로 10위의 성적표를 받아드는 굴욕을 맛봤다. 전반기 종료 시점에 양상문 감독이 자진 사퇴했지만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 하에서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올해 롯데를 꼴찌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많지 않을 듯하다. FA 안치홍을 과감히 영입해 타선 및 2루수를 보강했고 최대 약점인 포수도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데려와 메웠다. 초보 사령탑 허문회 감독의 지도력에 따라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반면 선발진과 마무리에 검증된 투수가 없다는 점에서 당장 5강 싸움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019년 9위 한화 이글스의 스토브리그 전력 보강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외부 FA 영입이 없었다. 선발 요원 장시환을 롯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것이 상대적으로 가장 큰 전력 보강이었다. 2차 드래프트와 방출 선수 영입 등을 통해 정진호, 최승준, 김문호를 데려와 타선 보강을 도모했다. 
   
FA 자격을 취득한 마무리 정우람과 중심타자인 김태균의 잔류 계약으로 뚜렷한 전력 이탈은 없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타선에서는 젊은 타자들의 성장 여부가 올해는 물론 한화의 미래까지 좌우할 전망이다. 3년 임기의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한용덕 감독은 재계약 여부가 달려있는 시즌이다. 

전력분석원 출신 허삼영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 8위 삼성 라이온즈 역시 전력 보강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마무리 오승환의 복귀가 최대 호재이지만 그는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가 풀리는 5월에야 가세할 수 있다. 음주 운전이 적발된 최충연의 이탈로 불펜의 기대 요인은 하나가 줄었다. 
   
야수진의 경우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고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 연봉 협상이 늦어져 뒤늦게 전지훈련에 참가한 구자욱과 이학주의 컨디션도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살라디노가 러프를 그리워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하지만 장타력에 있어서의 차이는 클 것으로 보인다. 코칭스태프 경험이 없는 허삼영 감독으로서는 임기 첫해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19년 7위 KIA 타이거즈는 스토브리그에서 유일하게 FA 이탈을 막지 못한 팀이다. 2009년 입단 이래 2루수 주전을 견지했던 안치홍의 잔류에 실패했다. 김주찬, 최형우, 나지완 등 타선의 주축인 베테랑 타자들이 한 살 더 나이를 먹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선발진의 경우 에이스 양현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미지수다. 
   
KIA의 스토브리그 기대 요인은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윌리엄스 감독 취임이다. 세대교체가 절실한 KIA에서 젊은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며 팀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 재일교포를 제외한 외국인 감독이었던 로이스터(전 롯데) 감독과 힐만(전 SK) 감독은 임기 내내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KIA는 이러한 효과를 윌리엄스 감독에 기대하고 있다. 

2020시즌이 예상 밖의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8년 3위 한화가 2019년 9위로 추락할 것이라 예측한 전문가는 드물었다. 2019시즌 도중에 임기를 1년 반 이상 남긴 양상문 감독과 김기태 감독이 각각 롯데와 KIA에서 최하위 추락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할 것을 내다본 이도 없었다. 2020시즌 KBO리그의 '탈꼴찌 싸움'이 주목되는 이유다.

[관련 기사] 'KIA 첫 외인 사령탑' 윌리엄스, 로이스터 감독처럼?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