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위 9·11 테러 -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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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 중학생이던 내가 미국의 존재를 정확하게 실감한 날이 2001년 9월 11일이다. 선생님들은 다음 날 오전 수업 대신 CNN 중계방송을 틀었다. 세계무역센터에 내리꽂히는 비행기와 연기, 추락하는 사람들, 오사마 빈 라덴의 몽타주도 충격이었지만, 무엇보다 미국이 공격당하면 1만km 이상 떨어진 한국의 학교가 멈출 수도 있다는 현실이 놀라웠다. 집 주소만 외우고 살다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운명이라는 걸 인식한 순간이었다. 이후 이라크 전쟁 파병, 북핵 제재 등 미국발 이슈로 국내에서 갈등이 벌어질 때마다 한미관계란 무엇일까 생각해야만 했다. ★ 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