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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통화하는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중도·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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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대변인인가? 중립성을 위반한 박형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

보수 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1주일 만에 벌써 삐걱대고 있습니다. 포문의 시작은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이었습니다.

지난 16일 지상욱 새보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형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대변인이냐'면서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새보수당이 혁통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옵니다. 왜 새보수당은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지 그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새보수당은 처음부터 박 위원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혁통위는 한국당과 새보수당, 이언주 의원의 전진4.0, 국민의소리당 추진위원회(장기표) 등 정당과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등이 함께하는 곳입니다.

시작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세력이 모두 뭉쳐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승민 전 대표가 지속해서 요구하며 걸림돌이 됐던 보수 재건 3원칙 등이 통추위 6대 원칙에 포함되면서 혁통위 구성이 급진전됐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추대된 박형준 위원장을 새보수당은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병국 새보수당 의원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저희가 동의하지 않은 위원장이다"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출범 당시부터 인정하지 않은 위원장이 보수 통합 논의에 깊이 관여하니 새보수당 입장에서는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② 새보수당은 당대당 통합이 우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사진은 지난 7일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을 예방한 하태경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사진은 지난 7일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을 예방한 하태경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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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지난 13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혁통위보다 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이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하 공동대표는 기본적으로 양당의 통합이 우선이고, 혁통위는 시민단체의 조언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형준 위원장은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당대당 통합 형식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발언을 합니다.

그러자 지상욱 새보수당 대변인은 "한국당과 새보수당간의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의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혁통위의 중립적 의무를 지닌 위원장으로서 새로운보수당의 정치행위에 대해 왜 가타부타하는가"라고 반박합니다.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과 새보수당은 처음부터 걸어가는 방향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당대당 통합이 이뤄지면 혁통위의 역할은 줄어들고, 새보수당은 일대일 협상 구도가 다(多):1로 변하면 복잡해지니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③ 박형준과 유승민의 악연 
 
2007년 대선 정국 당시 이명박 캠프 대변인이었던 박형준 전 의원(왼쪽) 그리고 박근혜 캠프에 속했던 유승민 의원.
 2007년 대선 정국 당시 이명박 캠프 대변인이었던 박형준 전 의원(왼쪽) 그리고 박근혜 캠프에 속했던 유승민 의원.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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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혁통위 위원장과 유승민 새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사이는 그리 좋다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형준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각각 활동했습니다. 당시 유승민 의원은 박 후보의 '브레인'으로 BBK 의혹을 통해 집중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공격했고, 박형준 위원장은 이를 방어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두 사람이 화해를 하거나 정치적 행보를 함께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혁통위 박 위원장과 새보수당의 입장도 껄끄럽습니다.

당장 두 사람의 악연이 표면적으로 나타지는 않겠지만, 논의 과정마다 부딪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보수통합은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당대당 통합 또는 혁통위를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등 여러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거나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태그:#보수통합,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박형준,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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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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