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치

포토뉴스

준연동형 선거법 통과 순간, 의장석으로 날아든 피켓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이날 통과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자유한국당을 뺀 4+1 협의체가 진통 끝에 합의한 단일안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에워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 의장을 향해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적힌 피켓을 던지고 있다. ⓒ 남소연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찬성 156, 반대 10, 기권 1표로 통과시키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분노하고 있다. ⓒ 유성호


 
'아수라장' 속 제안설명하는 백혜련 의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장석을 에워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회의진행 방해 속에 발언대로 나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법안(대안) 등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찬성 156, 반대 10, 기권 1표로 통과시키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피켓을 던지며 항의하고 있다. ⓒ 유성호
[2신 : 27일 오후 6시 12분]

공직선거법 개정안 가결... 질서유지권 발동  


준연동형비례대표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이 드디어 국회를 통과했다.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발의안 공직선거법 일부 법률개정안은 재석 167인 찬성 156인 반대 10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됐다.

이날 본회의는 당초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가운데 격렬하게 저항하며 개회가 늦어졌다. 이들은 국회 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보다 선거법 표결을 우선하는 데 항의하며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장석으로 올라오는 걸 물리적으로 막았다.

한국당 의원들이 몸으로 국회의장의 진입을 막자, 문 의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은 한국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방해에 분을 못 참고 "한두 번도 아니고, 뭐하는 짓이냐!"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국당 소속 이주영 부의장과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부의장이 문희상 의장과 함께 국회법 해석을 두고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동안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회기 결정의 건을 먼저 안건으로 올리고, 필리버스터를 보장해달라" "(임시회 회기를) 3일 쪼개고, 이틀 쪼개고 그 다음에는 하루로 쪼갤 거냐"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체면과 염치 잃은 민주당은 해체하라" "세습공천 아들사랑 문희상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갔다.

구호를 선창하는 민경욱 의원에게 국회 직원이 질서유지권 발동을 고지하는 문서를 전달했으나, 민 의원은 받지 않았다. 직원은 민 의원의 주머니에 문서를 꽂은 채 자리를 떠났다. 이학재 의원이 그 종이를 꺼내 보려고 했다가 다른 의원들의 반발에 그만두기도 했다.

오랜 실랑이 끝에 결국 방호과 직원들이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석에 앉아 "이제 그만 막으시라" "길을 열어주시라" "국회법를 지키시라"라고 외쳤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밟고 가라"라며 버텼다. 드러눕는 의원도 일부 있었다.

특히 안상수 의원은 의자를 붙잡은 채 등으로 문희상 의장을 밀며 진입을 막아섰다. 상대적으로 한국당 의원이 덜 몰려있던 방향으로 국회 직원들이 나서며 단상 위를 확보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방해, 징역 5년"을 외치며 국회 선진화법 준수를 강조했다. 직원들이 몸으로 길을 만들어준 끝에 문희상 의장은 오후 5시 35분께 의장석에 앉을 수 있었다.

문 의장의 착석 이후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국회 직원들이 의장석 주변을 몸으로 막아선 끝에, 문 의장은 회의 개의를 선언할 수 있었다. 문 의장은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선거법을 어떤 방식으로 표결할 것인지 '표결 방법 변경 요구의 건'이 우선 표결에 들어갔다. 무기명을 요구한 안과 기명으로 요구한 안 모두 부결되면서, 전자투표가 실시됐다.

결과는 가결이었다. 27일 오후 5시 46분, 지난 4월 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지 241일 만이다.

한편 공직선거법 개정안에는 연동률 50% (연동률 적용 의석수 30석)적용, 득표율 3% 이상 정당에 한해 비례의석 배분(봉쇄조항) , 선거연령 만 18세 하향 조정 등의 내용이 주요하게 담겨 있다.
    
ⓒ 유성호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 회기결정의 건에 대한 수정안이 찬성 155, 반대 9, 기권 1 표로 통과시키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 유성호
 
국회 단상 점거한 자유한국당 "불법 막겠다" 국회 선거법 개정안 표결 처리로 본회가 열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헌법파괴 연동형선거법 반대 현수막을 펼치고 단상을 점거하고 있다. ⓒ 유성호
 
국회 의장석 길목 막은 한국당 자유한국당 이은재, 임이자, 김성원 의원 등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장석으로 통하는 길목을 막고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당초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3시 15분을 넘긴 이 시각 현재 아직 개의하지 못하고 있다. ⓒ 남소연



[1신 : 27일 오후 4시 5분] 

국회의장석 봉쇄한 한국당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 "민주당이 민주를, 정의당이 정의를 이야기할 자격이 있습니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 "뭐하는 거야 지금!"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 "목소리 크면 답니까? 다 현행범 아니에요?"

이장우 한국당 의원 : "현행범은 조국이 현행범이야!"

 
자유한국당이 국회의장석을 봉쇄했다. 임시국회 회기 결정안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 표결이 먼저 안건으로 상정된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한국당 의원 60여 명은 27일 본회의 예정 시각인 오후 3시께부터 본회의장 의장석과 단상을 둘러싸고 개의 저지를 위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연동형 선거법 절대반대' '대한민국을 밟고 가라' 등의 대형 펼침막을 나눠 들고, 의장 보행 통로 계단에 빈틈 없이 앉아 통행을 가로막았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 등은 '회기! 먼저!' 등의 구호를 연습하기도 했다. 의장석 마이크 옆에는 '민주주의는 죽었다' '독재가 시작되었다' 등의 손팻말 8개가 덕지덕지 붙었다.

한국당 "회기 결정 먼저"... 민주당 "문희상 권한"
 
ⓒ 김지현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2층 기자석을 향해 "문 의장이 회기 결정의 건을 상정한 후 선거법을 표결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고 선거법을 먼저 안건에 올려 불법을 막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우리공화당 공동대표인 조원진 의원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조 의원은 "도둑놈들, 나라를 이렇게 도둑질 하면 되느냐"고 맹비난했다.
 
오후 3시 10분께 입장을 시작한 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도 이어졌다. 한국당 의원들 틈에선 "민주화 운동한 걸 창피하게 생각해라" "개뿔 민주화? 웃기고 있네" 등의 발언이 터져나왔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당신들 때문에 다 망가지고 있다"면서 불출마 결정을 한 민주당 의원을 향해 "불출마 잘했다. 창피한 정당에 있는 것보다 낫다"고 비꼬기도 했다.
 
문 의장이 지난 26일 본회의 개의를 하루 미룬 것에 대해서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탄핵을 피하기 위한 '방탄국회'라고 맹비난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게 문희상 국회냐"면서 "지체 없이 (표결) 할 거라면 어제 했어야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쳤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에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사회를 거부하니 그렇다.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맞받았쳤다. 
 
계속 시간이 지연되자 민주당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화 운동을 거론한 발언에 "어따 대고 삿대질이냐" "말 함부로 하지말라"고 고성을 내질렀다. 일부 의원은 "매를 버는 구나, 출마하기도 싫은가보다" "밟고 가라니 밟고 가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미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종결됐고, 안건 순서 결정은 국회의장의 권한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석의 문제다. 무제한 토론이 끝나면 즉시 표결해야 한다고 돼있기 때문에, 이걸 먼저 하는 게 맞다"면서 "의사 일정은 의장의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의장을 찾아가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 심 원내대표는 "(회기 결정은) 원내대표끼리 이야기할 내용으로 의장이 낄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인영 원내대표와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의장석 농성중 '인증샷' 남기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민경욱, 권성동, 장제원 의원 등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헌법파괴 연동형 선거법 절대반대'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의장석으로 통하는 길목을 막고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본회의가 개의되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곧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을 뺀 4+1 협의체가 합의한 이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자유한국당은 본회의 개의 전부터 농성에 돌입, 정상적인 회의진행을 방해할 것으로 보인다. 농성중인 장제원 의원이 휴대폰을 들어 권성동 의원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 남소연
 
의장석 통로 막은 이은재 '하품은 못 참아'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 등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장석으로 통하는 길목을 막고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동료의원들과 함께 문희상 의장 입장시 길을 막겠다는 계획으로 읽혀지는 위치를 선점한 이은재 의원이 피곤한 듯 농성중 하품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태그:#문희상, #이인영, #심재철
댓글1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