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예린의 첫 정규 앨범 < Every Letter I Sent You >

백예린의 첫 정규 앨범 < Every Letter I Sent You > ⓒ 블루 바이닐

 
마니아와 음악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아티스트, 백예린이 첫 정규 앨범 < Every Letter I Sent You >을 발표했다. 지난 봄 발표되었던 < Our Love Is Great >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동시에 JYP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설립한 레이블 블루 바이닐에서 최초로 발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1집 < Every Letter I Sent You >는 백예린이 19살 때부터 23살까지 4년 동안 만든 작품들을 모아서 다듬어낸 결과물이다. 미니 앨범(EP)이나 디지털 싱글이 아니라, 18곡을 눌러 담은 정규 앨범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두 개의 'Intro' 트랙을 삽입하면서, ' 하나의 작품'으로서 앨범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이번 앨범은 19살부터 23살까지 제 생각과 고민, 추억들이 담겨있어요. 정확한 주소가 있진 않았지만 꾸준히 제 마음을 곡에 담아 부치곤 했는데, 이제 여러분들에게 정말로 보낼 수 있게 되어 기쁘네요! 그동안 저의 성장을 지켜봐 주시고 애정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백예린)

앨범에 대한 반응은 실로 뜨겁다. 공개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실시간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뿐 아니라, 수록곡 전곡이 차트의 상위권을 채우는 이른바 '줄 세우기'도 이뤄냈다. 이번 앨범은 단 한 곡을 제외하고는 전곡이 영어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음악 시장에서 모험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내 가요 중 최초로 '영어'로만 채워진 곡이 실시간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앨범에는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미발매곡 'Square(2017)'가 실렸다. 백예린의 팬들 사이에서 'Square'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도회적이면서도, 산뜻한 이 곡은 많은 팬들의 일상을 위로했다. 페스티벌에서 그녀가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의 조회수가 700만 건에 육박했다. 그러나 좀처럼 음원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자신이 만족할 수 있을 때, 이 곡을 음원으로 싣고 싶다는 완벽주의적 철학 때문이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과거 백예린의 일렉 기타 연주와 함께 선보였던 노래 '0310'과 'Not A Girl' 역시 공연에서 연주된 지 1~2년 만에 앨범에 실렸다. 

전곡의 작사, 작곡에 백예린이 참여한 가운데, 첫 솔로 앨범 < Frank > 이후 음악적 동반자가 된 뮤지션 구름의 역할도 컸다. (구름은 백예린과 함께 밴드 'The Volunteers'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주조한 담백하고도 수려한 사운드 위에서, 백예린은 자신의 목소리가 그릴 수 있는 그림을 완성했다. 네오소울의 영향이 강력하게 느껴지는 'Popo(How Deep Is Our Love)'는 이 앨범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플루트, 트럼펫 등의 소리가 그녀의 목소리가 겹쳐질 때의 만족감이 크다. 사랑과 이별, 외로움이 선사하는 다양한 감상들을 녹여낸 가사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Don't say we can't be the same
우리가 같아질 수 없다고 하지 마요. 
It would kill my heart
그건 내 마음을 죽일 거예요.
I thouhgt our love was big enough 
난 우리 사랑이 충분히 크다고 생각했으니까요. "
 - 'Meant To Be' 중에서.


백예린의 첫 정규 앨범 < Every Letter I Sent You >를 관통하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더 나아가 '좋은 음악'에 대한 신념이다. 그녀는 방송 무대에 많이 등장하지도 않았고,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났을 뿐이다.  바이럴을 위해 만들어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영혼을 팔지도 않았다. 그러나 팬들은 그녀가 보낸 편지에 응답했다. 고민이 없는 음악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백예린의 음악은 유독 그 가치를 빛낸다. < Our Love Is Great >로 팬들의 봄을 위로했던 백예린은, 다시 한번 풍부한 소리로 겨울을 채우고 있다.
백예린 EVERY LETTER I SEN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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