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자즈바쉬 기둥' 보스코비치(세르비아)-김연경(대한민국)...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2019.12.4)

'에자즈바쉬 기둥' 보스코비치(세르비아)-김연경(대한민국)... 2019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2019.12.4) ⓒ 국제배구연맹

 
과연 김연경은 생애 첫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결승 무대에 설까.

김연경과 소속팀인 에자즈바쉬는 6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에서 열린 '2019 여자배구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광둥 팀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4강(준결승)에 진출했다.

7일 오후 9시(한국 시각) 같은 장소에서 이탈리아 리그의 강호 노바라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4강전은 에자즈바쉬(터키)-노바라(이탈리아), 바크프방크(터키)-이모코(이탈리아) 대결로 압축됐다. 세계 최정상급 리그인 터키 리그와 이탈리아 리그 팀들이 초강세를 보인 것이다.

김연경 개인적으로도 7일 노바라와 경기는 매우 중요한 일전이다. 승리할 경우 생애 처음으로 클럽 세계선수권 결승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물론, 우승할 경우에도 생애 첫 우승이다. 고지에 다가갈수록 팬들의 흥미와 긴장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그동안 각종 주요 대회에서 수많은 우승과 MVP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레전드'다. 그러나 유일하게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 경험이 없다. 소속팀이 클럽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직전 대회인 2018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가 생애 첫 출전이었다. 그러나 4강(준결승)에서 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인 라바리니(40세)가 이끈 미나스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우승의 꿈도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올해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에서 에자즈바쉬의 경기력은 지난해보다 한결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연경(대한민국), 보스코비치(세르비아), 나탈리아(브라질)로 이어지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 센터진의 블로킹도 더 향상됐다. 주전 세터인 로이드의 토스워크와 경기 운영도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배구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김연경이 이번 대회에서 경기력과 컨디션이 좋다는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김연경은 3일 이모코와 경기에서 팀 내 최다 득점(17득점)을 올렸다. 4일 미나스와 경기에서도 까다로운 서브로 3세트 대역전극을 이끌어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됐다. 6일 광둥과 경기에서도 공격과 수비에서 자기 역할을 잘 수행했다.

특히 김연경이 주장으로서 에자즈바쉬 팀 분위기에 기여하는 몫이 갈수록 돋보이고 있다. 에자즈바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멤버 구성은 초호화 군단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팀 분위기가 무겁고 각자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주곤했다. 그러나 김연경이 주장을 맡은 올 시즌은 팀 분위기가 매우 밝아졌다. 선수들이 단단하게 뭉치는 모습도 확연해지고 있다.

김연경-에자즈바쉬 '기대감 고조'... 경기력·단결력 향상 
 
 .

. ⓒ 김영국

   
김연경이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7일 준결승전에서 노바라를 반드시 꺾어야 한다. 물론 만만치 않은 상대다.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다.

그러나 노바라도 올 시즌 선수 구성이 대폭 바뀌었다. 전체 14명의 등록 선수 중 무려 11명이 올 시즌 새롭게 영입됐다. 지난 시즌에 활약했던 선수는 벨리코비치, 키리켈라, 산소나 3명뿐이다. 특히 주 공격수였던 에고누(21세·190cm)가 라이벌 팀인 이모코로 이적한 대목이 전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팀 내 외국인 선수는 바실레바(불가리아), 미샤 핸콕(미국), 코트니(미국), 브라코체비치(세르비아), 벨리코비치(세르비아), 구레츠카(폴란드), 믈라카르(슬로베니아)로 7명이나 된다. 전체 선수 중 절반이 외국인 선수인 셈이다.

노바라의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 엔트리를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레프트는 바실레바(29세·194cm), 코트니(26세·185cm), 키아라(34세·185cm), 구레츠카(19세·181cm)가 포진했다. 라이트는 브라코체비치(31세·196cm), 믈라카르(24세·184cm)가 나선다.

센터는 벨리코비치(29세·190cm), 키리켈라(25세·194cm), 아리게티(34세·185cm), 피아첸티니(18세·192cm)로 구성됐다. 세터는 미샤 핸콕(27세·180cm), 모렐로(19세·182cm), 리베로는 산소나(37세·175cm), 나포다노(20세·174cm)가 맡는다. ​

주전 멤버는 바실레바, 코트니, 브라코체비치, 벨리코비치, 키리켈라, 미샤 핸콕, 산소나다. 노바라의 강점은 센터진이다. 벨리코비치, 키리켈라, 아리게티로 구성된 센터진은 세계 정상급 수준이다. 다만, 벨리코비치가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부상을 입어 출전이 어렵게 됐다. 6일 덴틸과 경기에서는 키리켈라와 아리게티가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바실레바는 국내 배구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3-2014시즌 V리그에서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현재 불가리아 대표팀 주장인 바실레바는 올해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과 유럽선수권에서 주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코트니는 미국 대표팀에서는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지만, 소속팀 노바라에서는 주전 레프트로 뛰고 있다. 브라코체비치는 세계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로 급성장한 보스코비치(에자즈바쉬)가 등장하기 전까지 세르비아 대표팀의 주전 라이트로 활약했었다. 지난 시즌에는 폴란드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주팅, 몸도 마음도 상처... 4강 탈락, 손목 부상까지

한편,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톈진은 4강 진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했다.

B조에 속한 톈진은 3일 노바라에게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가다 내리 3세트를 내주고, 2-3으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5일 덴틸과 경기에서는 3-2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며 반전을 모색했다. 그러나 6일 바크프방크에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결국 1승 2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4강 진출마저 좌절됐다.

톈진은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에서 '사실상 중국 대표팀'이라는 평가에 걸맞지 않게 고전을 거듭했다. 톈진의 주팅(25세·198cm)과 위안신웨(23세·201cm)는 중국 대표팀에서 가장 핵심 선수다. 또한 원래 톈진 소속인 리잉잉, 왕위안위안, 야오디도 중국 대표팀 1군 멤버들이다. 라이트 공격수는 데스티니 후커가 역할을 대신한다. 멤버 구성과 전력만 놓고 보면, 우승 후보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톈진의 경기력은 완성도가 떨어졌다. 특히 주팅, 리잉잉으로 구성된 수비 라인은 서브 리시브와 디그 등에서 많은 약점을 드러냈다.

당초 이번 대회를 앞두고 톈진 팀에 일시적 임대 형식으로 합류하기로 예정됐던, 다른 팀 소속의 중국 대표팀 핵심 멤버 3명이 독감 등의 이유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전력에 차질이 발생했다. 장창닝(24세·193cm), 궁샹위(22세·186cm), 왕멍지에(24세·172cm)가 예정대로 합류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완전체 중국 대표팀'은 세르비아와 함께 여자배구 세계 최강 전력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핵심 공격수인 주팅이 이번 대회에서 손목 부상으로 중도 이탈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주팅은 5일 덴틸과 경기에서 3세트 중반부터 손목 통증을 호소했다. 이전에 입었던 부상 부위가 재발한 것이다. 톈진은 4세트부터 부상 악화 방지 차원에서 주팅을 투입하지 않았다. 6일 바크프방크와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주팅은 6일 경기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의 손목 부상은 오래된 것이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더 심각하다.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결국 중국은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에 톈진과 광둥 2팀이 출전했지만, 모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 여자배구 입장에서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쏟아부은 막대한 비용과 대표팀 선수들을 톈진·광둥 팀으로 몰아넣은 무리수까지 동원했음에도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배구 김연경 올림픽 클럽세계선수권 V리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