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허슬러> 포스터

영화 <허슬러> 포스터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TCO더콘텐츠온

 
스트립 댄서 여성들이 월가의 나쁜 남자들을 혼내주는 통쾌한 영화가 등장했다.

오는 27일 개봉되는 영화 <허슬러>는 가진 자들만이 돈을 불리는 세상에서 스트립 클럽의 댄서 여성들이 화끈한 한 방을 노리는 케이퍼 무비다. 2008년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가난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았던 못된 금융인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리더 라모나(제니퍼 로페즈)를 중심으로 모인 스트립 댄서 데스티니(콘스탄스 우), 애나벨(릴리 라인하트), 메르세데스(케케 파머)는 기발한 방법으로 월가에서 일하는 '금융맨'들의 지갑을 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저널리스트 제시카 프레슬러가 지난 2015년 <뉴욕 매거진>에 기고한 칼럼 '한탕하는 사기꾼들'(The Hustlers at Scores)을 극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지난 9월 북미 개봉 당시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수익 1억불(한화 약 1천억 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달여 만에 한국에 상륙한 <허슬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영화 <허슬러> 스틸 컷

영화 <허슬러> 스틸 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TCO더콘텐츠온

 
미국 뉴욕의 한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데스티니는 남자들을 유혹하는 일도, 폴 댄스를 추는 일도 쉽지 않다. 운 좋게 남자들에게 팁을 받더라도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클럽 관계자들에게 돈을 떼이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반면 라모나는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돈다발을 건지는 인기 댄서다. 라모나가 춤을 추고 있으면 무대는 남자들이 던진 지폐들로 가득 찬다. 이에 데스티니는 라모나를 찾아가 비법을 전수받으려 한다.

급격하게 가까워진 두 사람은 환상의 콤비가 돼 클럽을 휘젓는다. 호황이었던 월가처럼 이들도 연일 쇼핑을 하러 다니며 돈벼락 위에 앉는다. 하지만 곧 금융위기(2008년)가 찾아오면서 수많은 금융맨들은 일자리를 잃고, 스트립 댄서들 역시 길거리에 나앉을 신세가 된다. 데스티니와 라모나 역시 각자의 살길을 찾아 나서면서 연락이 끊기게 된다.

어떤 계기로 인해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두 사람은 클럽에 오지 않는 손님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스트립 클럽에서 함께 일했던 애나벨과 메르세데스도 팀에 합류했다. 타깃은 월가의 금융맨들이었다. 특히 이들이 노리는 사람은 하룻밤에도 수백, 수천 달러를 쓰는 금융권의 고위 인사였다.

네 멤버들이 돈을 버는 방식은 분명 옳다고 할 수 없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들을 응원하게 된다. 또한 남자를 쓰러트리면서 큰 돈을 벌 때는 통쾌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는 영화가 월가 금융권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늘어놓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 명의 화끈한 도둑들은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 할 때도 "높은 사람일수록 나쁜 짓을 많이 하고 돈도 많이 벌어", "소방관의 퇴직금을 털어서 스트립 클럽에 오는 거야", "경찰에 신고도 못할 거야. 뭐라고 신고하겠어" 등의 대사를 내뱉는다. 또한 영화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에도 금융인들은 처벌받지 않고 여전히 살아남아 또 다른 사람들의 월급을 빼앗고 있는 점을 꼬집기도 한다.
 
 영화 <허슬러> 스틸 컷

영화 <허슬러> 스틸 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 TCO더콘텐츠온

 
<허슬러>는 범죄를 다룬 케이퍼 무비이지만 동시에, 두 여성의 우정을 그린 성장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 여성은 모종의 이유로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고, 또 다시 멀어지는 것을 반복한다. 서로에게 연락하는 것은 어려워 하면서도 자신들을 찾아온 기자 엘리자베스(줄리아 스타일스)에게 과거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한편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데다 스트립 댄서들을 다룬 만큼,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의상은 가린 부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카메라가 이들을 비추는 방식은 비교적 불편하지 않게 느껴진다. 래퍼 카디비가 등장하는가 하면, 가수 어셔가 스트립 클럽에 찾아오는 등 관객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도 충분하다.

다만 여성 영화라는 것을 감안하면 두 주인공의 '모성애'를 그리는 장면이 다소 구시대적으로 보이는 점은 아쉽다.

한 줄 평: 스트립 클럽 댄서들의 짜릿한 범죄, 미워할 수 없을 걸
별점: ★★★(3/5)

 
영화 <허슬러> 관련 정보

감독: 로렌 스카파리아
출연: 제니퍼 로페즈, 콘스탄스 우, 릴리 라인하트, 줄리아 스타일스, 케케 파머
수입: 조이앤시네마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TCO더콘텐츠온
러닝타임: 110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19년 11월 27일
 
허슬러 리먼브라더스사태 제니퍼로페즈 스트립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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