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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준 전 인사비서관이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이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
ⓒ 김봉준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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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통일, 가족."

초선 국회의원 시절이던 지난 2002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왜 정치를 하냐?'는 '30년 지기'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당시 질문자였던 김봉준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은 이러한 일화를 공개하면서 "임종석의 꿈은 20년 전 그대였다"라고 표현했다.

대구 선본사 갓바위 아래에서의 '선문답'

김봉준 전 비서관은 임종석 전 실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다음날인 18일 오전 2시 55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임 전 실장이 초선 국회의원이던 지난 2002년의 일화에 관한 것이었다.

이 글에서 김 전 비서관은 "임종석!"이라고 부른 뒤 "나에게는 30년 지기 친구면서 존경하는 리더였고, 까마득히 높은 직장 상사였다"라며 "어느덧 50을 훌쩍 넘겨버린 나이가 됐지만, 오늘 그가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의 선언을 접하면서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초선 국회의원이었던 2002년, 노무현 대통령님이 대선 캠페인을 하던 때였다"라며 임 전 실장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다.

김 전 비서관과 임 전 실장은 "선거환경이 하도 어려워서" 어느 날 대구 선본사에서 큰스님에게 법문을 청하며 하룻밤을 묵었다. 두 사람은 하룻밤을 묵으면서 "영험하기로 소문난" 선본사 갓바위 부처님 아래에서 "선문답 흉내"를 냈다.

김봉준 : "정치를 왜 하는 거야? 짧게 단어로 말해 봐!"
임종석 : "한반도 평화, 통일, 가족!"


김 전 비서관은 이러한 답변을 두고 "솔직히 별 감동은 없었다"라고 회고했다. "평화와 통일은 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당위적으로 한 말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다만 "가족을 꼽았던 것은 좀 의외였다"고 생각했단다. 

'20년 전 답변'이 감동으로 다가온 이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은 지난 1월 8일 국무회의 입장 당시 모습. 뒤로 한병도 전 정무수석이 보인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은 지난 1월 8일 국무회의 입장 당시 모습. 뒤로 한병도 전 정무수석이 보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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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전 비서관은 "세월이 흐르면서 참으로 많은 것이 변하고 없어지고 생겨났다"라며 "그러나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을 향한 임종석의 꿈은 20년 전 그대로였다, 역시 좋은 리더였고, 나에게는 큰 감동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비서관은 "그의 오늘 선언은 선거나 정치이야기가 아니었다"라며 "평화를 이야기했고, 통일을 이야기했고, 가족을 이야기했다, 20년 전부터 한 순간도 변함없이 꾸어왔던 그의 꿈 이야기였다"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전날(17일) "저는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라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정계 은퇴 선언'으로도 해석했다. 그는 이후 자신의 행보를 '통일운동'이라고 적시했다.

"예나 지금이나 저의 가슴에는 항상 같은 꿈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 제겐 꿈이자 소명인 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합니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습니다."

김 전 비서관이 "임종석의 꿈은 20년 전 그대로였다"라고 말한 이유다.

김 전 비서관은 "권력을 내려놓고, 정치를 뒤로하고, 오랜된 꿈을 향해 새로운 길을 나서는 임종석!"이라며 "친구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문재인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의 꿈을 존경한다!"라고 응원을 보냈다.

김봉준 전 비서관은 누구?

한편, 김 전 비서관은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새정치민주연합 네트워크정당추진단 집행위원과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15년 당 대표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인사참모'로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대선 때에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 CI팀 팀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김 전 비서관은 지난 2018년 8월 인사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2년 1개월의 청와대 근무를 마치고 지난 6월 청와대를 떠나 현재 경기 남양주을에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태그:#임종석, #김종준, #대구 선본사, #한반도 평화와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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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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