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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를 촉발한 살인범 찬퉁카이의 석방을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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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촉발한 살인범이 정작 홍콩과 대만의 갈등으로 석방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월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주했다가 붙잡힌 찬퉁카이(20)가 23일 홍콩 픽욱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찬퉁카이는 교도소 앞에서 기자들에게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상처를 준 것에 깊은 책임을 느낀다"라며 "대만으로 돌아가 내가 충동적으로 저지른 잘못의 대가를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안식을 빈다"라며 "홍콩 사회와 홍콩인에게도 죄송한 마음이며, 속죄할 기회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당시 찬퉁카이는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후 홍콩으로 도주했다. 그러나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홍콩은 영외에서 발생한 살인죄는 처벌하지 않고, 그가 여자친구의 돈을 훔친 절도죄와 돈세탁 방지법 위반 등으로 29개월의 징역형만 선고했다.

찬퉁카이를 대만으로 인도하려고 했으나 대만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홍콩은 중국, 대만, 마카오 등과 범죄인 인도를 위한 법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강제 송환하기 위해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이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로 확산되면서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찬퉁카이가 대만으로 돌아가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대만과 홍콩은 그의 신병처리를 놓고 대립했다.

홍콩은 대만이 찬퉁카이를 데려가라고 요청했으나, 대만 측은 홍콩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뒤늦게 대만이 다시 경찰을 보내 찬퉁카이의 신병을 인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홍콩이 사법권에 어긋난다며 거부했다.

홍콩 자치정부는 찬퉁카이를 석방한 후 "찬퉁카이는 자유인이 됐으며,  홍콩은 그에게 어떤 강제 조치도 취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 대만에 갈 수 있으며, 대만 당국은 그가 현지에 도착하면 체포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홍콩이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서 같은 관할권으로 보는 반면에 대만은 독립 국가로서 사법권을 행사하려고 해서 이 같은 충돌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