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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종합국정감사에서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보여주며 질의를 하고 있다.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종합국정감사에서 무소속 이용주 의원이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보여주며 질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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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여성, 엄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멸감을 느꼈다. 이용주 의원은 리얼돌을 앞세워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 10월 18일 '정치하는 엄마들' 성명

국회 국정감사장에 성인용 전신인형 '리얼돌(real doll)'을 가져온 이용주 무소속 의원(전남 여수시갑)이 역풍을 맞고 있다. 18일 이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감에서 여성 형상을 한 리얼돌을 가져와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상대로 리얼돌 제조·판매에 대한 세계 현황 파악·국내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여기서 "전 세계 소위 성인용 섹스토이 시장(매출)이 2020년 33조 원으로 전망된다고 한다"라며 "(한국은 아니지만) 미국에선 이걸 규제가 아닌 산업 측면에서 보는 거다. 산업부에서도 규제적 측면도 검토해야겠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세계현황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규제보다는 '육성'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감장에서도 '정부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는 이 의원 질의에 성윤모 장관은 "대법원 판례와 시장경제에 따라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겠지만, 과연 (이를)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진흥해야 할 산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산업적 지원을 정부가 해야 하는 부분인지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답하며 선을 그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이 의원을 향한 강한 규탄·비판도 제기됐다.

지난해 8월 결성된 국회 여성 근로자 페미니스트 모임인 '국회 페미'는 긴급성명을 내 "이 의원은 '리얼돌'을 단순한 완구로, 경제 발전을 위해 국가가 장려해야 할 유망한 산업처럼 표현했다. 더구나 리얼돌 검색엔 성인인증 절차가 필요함에도, 이 의원은 '전체연령가'인 국정감사장에 이를 가져왔다"라며 "이 의원이 최소한의 인권 감수성도 없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인격을 훼손하는 리얼돌'이 산업이 될 수 있는가? 이 의원은 당장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인 '정치하는 엄마들'도 같은 시각 "이 의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 의원을 향해 "리얼돌이 당신에겐 성 산업일지 몰라도, 여성들에겐 인권과 존엄에 대한 위협"이라며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하기 위한 국감 현장을 (리얼돌 전시를 통해) 혐오와 우롱의 장소로 만들면서 이 의원이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책임을 지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이용주 "규제를 빨리 준비하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용주 의원은 위 단체들이 자신의 발언 취지를 오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1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저는 리얼돌을 산업으로 검토하자는 게 아니고, 이미 음성적으로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이 있으니 입법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행정부처에서 이에 대한 규제를 빨리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지난 6월 13일 대법원이 일본산 리얼돌에 대해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의 제도 정비'를 전제로 수입을 허용했는데, 정부가 이에 빠르게 조처하라는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규탄 논평들이 초점을 잘못 맞춘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한편,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이 의원이 국감장에 데려온 여성 형상 리얼돌이 누구의 것인지를 놓고서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의원은 해당 리얼돌에 대해 "관련된 업체를 불렀고, 그 업체가 가져왔다"라며 해당 리얼돌이 업체의 것이라고 답변했다. 

태그:#이용주, #리얼돌 이용주, #정치하는 엄마들, #국회페미, #리얼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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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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