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다시 만난 너'의 등장인물들

웹드라마 '다시 만난 너'의 등장인물들 ⓒ 플레이리스트

 
지난 8일 오픈된 12부작짜리 웹드라마 <다시 만난 너>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웹드라마 <에이틴> <연애플레이리스트>(연플리)를 만든 제작사가 내놓은 작품임에도, <다시 만난 너>는 기존 웹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같은 학원물인데도 불구하고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거기다 매회 등장 인물들의 분위기는 삐걱삐걱 아주 위태롭다.

중학교 시절 심한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는 주인공 '우지수'(김누리)는 학원에서 만난 친구인 '소미지'(김서연)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아픈 과거와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자신의 치부를 모두 알고 있는 미지(김서연)가 같은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면서 지수(김누리)는 혼란에 빠지고, 미지의 등장과 동시에 친구들의 관계에도 조금씩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이 드라마는 극중 테마로 활용되는 '홀로그램'과 분위기가 닮았다. 신비롭고 기묘하다. 5화를 시청한 지금까지도 아직 주인공들이 어떤 사람인지 감을 잡지 못할 만큼 캐릭터들이 베일에 싸인 채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
 
분명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음에도 주인공들이 결코 친숙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사를 풀지 않고, 불편하고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을 이어나가면서 시청자들과 적당한 거리감을 두는 방식이 꽤 신선하다. 그 때문에 전개가 조금 느려 답답함 생기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거리감이 피워낸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다시 만난 너>를 이끄는 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한국에 와서 힘겹게 연습생 생활을 이어나가지만 데뷔가 불확실한 '리호'(리호). 중학교 때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한 기억을 트라우마처럼 떨치지 못하는 '지수'(김누리). 지수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한번도 털어놓지 않는 '미지'(김서연). 메인 캐릭터들은 모두 저마다의 사연과 음울한 정서를 뿜어내고 있다.
    
편하게 드러누워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시종일관 덜컹거리는 이 이야기에 자꾸 눈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의 학창시절도 이처럼 위태로웠기 때문이 아닐까. '빛나는 학창시절',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으로 묘사되곤 하는 청소년기지만, 그 시절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베이고 다쳐가며 위태로운 순간을 보냈는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래서 자꾸 지켜보게 된다. 삐걱대는 저 아이들의 우정과 그 사이 사이 새겨진 아픔들을. 
 
찬란하지도, 마냥 단단하고 반짝이지만도 않아서 고마운 드라마 <다시 만난 너?를 보면서 그 속에서 아주 오래 앓았던 청소년기의 내 모습을 읽어낸다. 그때의 우리도 쉴 새 없이 흔들리고 방황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기 바빴으니까.
  
앞으로 주인공들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알 수 없지만 꼭 단단해지지 않아도 좋다. 약하면 약한 대로 도망가고 피하면서 숨어가도 괜찮다. 비겁해도 괜찮은 나이, 도망가는 게 당연한 나이인 <다시 만난 너>의 주인공들에게 아파해도 괜찮다고, 불안해도 된다고 나 역시 그랬었다고 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다.
다시 만난 너 플레이리스트 PLAYLIST 웹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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