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78회 '유시민 그리고 조국수호 3인방'에 출연한 유시민 이사장.

지난 13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78회 '유시민 그리고 조국수호 3인방'에 출연한 유시민 이사장. ⓒ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법무부장관의 가족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청와대에 우려를 전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보도된 <노컷뉴스>의 <윤석열, 조국 내정때부터 "문제 많다" 靑에 전달>이란 기사의 서두다. 해당 기사는 복수의 여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윤 총장이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압수수색 시점 이전에 청와대에 조 장관 가족의 혐의점에 대해 보고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날 언론 브리핑에 나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보도와 관련해 "윤석열 총장 관련 기사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윤 총장과 검찰이 인사청문회 정국이 한창이던 시기, 이미 조 장관 가족의 혐의점을 포착했고 이를 청와대에 어떤 형식으로든 보고를 했다?
 
그랬다면 이는 '조국 수사'에 대한 검찰의 '스탠스'를 읽는 꽤나 중차대한 배경이 아닐 수 없어 보인다. 윤 총장이 사전에 사건의 중차대함을 인지했을 경우, 그간 검찰이 '조국 수사'에 있어 과도한 압수수색과 같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배경과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24일 공개된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시즌2 첫 방송에 출연한 유 이사장은 "제가 취재한 바로는"이라고 전제한 뒤 "8월 초에 윤석열 총장이 보고 받은 핵심 정보는 무엇일까"라며 해당 보도에 대한 배경과 본인의 유추를 이어갔다.
 
꽤나 흥미로운 '취재'와 '유추'가 이어졌다. 공개 15시간 만에 조회수 36만을 돌파한 이날 방송의 제목은 <유시민의 '조국 사건' 수첩>이었다. 먼저 결론적으로, 유 이사장은 윤 총장에게 '정도'를 걸으라고 충고하고 있었다. 바로 이렇게.
 
"권력에 굴복하라는 말이 아니다. 증거와 사실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따라가서 합리적 추론대로 결론을 내고 (하라는 얘기다). 그 결론 때문에 '지금까지 왜 그따위 짓을 했느냐' 욕을 먹더라도.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최대한 수사를 했고, 그 수사결과로 나온 사실과 증거에 의거해서 (정경심 교수를) 불구속 기소를 한다거나 불기소한다거나, 그게 정도다."
 

"윤석열 총장이 정치에 뛰어들어 버렸다"
 
다시 윤 총장의 청와대 보고 문제로 돌아가 보자. 유시민 이사장 판단에, 윤 총장의 청와대 보고는 이뤄졌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청와대에 '직(접)보고'하지 않은 그 정보가 작금의 과도한 검찰 수사를 가능케 한 윤 총장의 결단의 배경일 거라 유추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려고 시도했다, 누군가를 통해서. 이 누군가에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핵심정보를 공유하고 대통령이 판단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고, 더 좋게는 그 정보를 수합해서 박상기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직보를 하고. 대통령이 조국을 불러다가 물어보고 그런 다음에 판단을 해서 지명을 안 하든가, 이렇게 하는 게 맞았다고 본다. 그런데 그 라인을 안 거치고 시도를 한 것 같다."
 

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다운 검사라고 생각해왔다. 어떤 사람을 인격적으로 평가하지 않으니까.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선택이나 행동이나 평가할 따름이죠. 윤석열 검사는 검사로서 매우 유능하고 집요하고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사람이라 판단했어요. 근데 이 건은 검사로서의 정도를 벗어났고, 그것 때문에 본인 주관은 몰라도 정치에 뛰어들어 버렸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영화 <더 킹>에서 묘사된 검찰청 내 문서보관서처럼, 검찰이 그런 곳에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횡령 건을 포착했으리라 내다봤다.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이 그 정보를 보고받은 뒤 '조국 수사'를 결심했으리란 추측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범동씨 정보) 이걸 가지고 조국 가족, 최소한 정경심은 구속이고, 조국은 기소할 수밖에 없다, 이런 보고를 받았을 걸로 추측한다. 그때 윤 총장이 확고한 심증을 형성한 거다, 조국 가족은 범죄자다 라고. 그럼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는 게 좋겠다, 지명 이후엔 조 장관이 사퇴하는 게 좋겠다. 그래서 동양대 표창장 건으로 기소를 했다. 부인을 기소했는데 (장관 임명으로) 가겠느냐? 갔어요. 대통령이 임명하겠느냐? 했어요.
 
윤석열 총장은 지금은 자기가 받았던 최초 보고와 지금 나오는 수사결과와 어떻게 일치하거나 어긋나는지 봐야 한다. 문제는 정경심이 얽힌 것이 조범동과 그 아내와의 금전과계로 얽힌 모든 것들이 박근혜 정권 때, 조국 장관이 교수일 때, 민간인일 때 일어난 거다. 기본적으로 권력형 범죄가 아니다. 설혹 범죄에 연루됐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는 처벌 못한다. 기껏해야 과태로 부과다. 그러면 주식을 가지고 있거나 차명으로 재산을 가지고 있거나 횡령이 있어야 형법상 피고인을 만들 수 있다. 근데 그게 안 되고 있어서, 검찰은 막다른 골목으로 가고 있다. 한 반부패 강력부장이 '직보'했던 최초부터 지금까지의 수사 상황과 동향을 다 짚어 봐야 한다. 검사로서, 지금이라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조국은 사모펀드와 아무 상관이 없다."

 
'정경심 영장 청구 확률은 반반', 그 이유는?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를 비판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지난 8월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를 비판했다. ⓒ tbs


유 이사장은 또 정경심 교수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확률을 반반으로 봤다. 검찰은 왜 '동양대 표창장' 건으로 정 교수를 기소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그에 앞서 유 이사장은 검찰이 가진 '조국 수사'의 스모킹 건을 '사모펀드' 관련 사안이라고 봤다. "표창장은 밑밥"이란 설명이었다.
 
"검찰이 여론전을 하기위해 도덕적 비난을 집중적으로 받게 해야 한다. 비난 받을 소지는, 정 교수가 너무 부지런히 아들딸 스펙을 모았다. 오버스펙으로 너무도 많이 했다. 그 점에 대해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정 교수가 장관 배우자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자녀들이 봉사 활동을 실제 했더라도 자기 자신이 연관된 건 상을 안 줬더라면 좋았을 뻔 했다. 대학입시가 우리나라 여론 형성이 스모킹 건이지 않나. 검찰이 노리는 건 사모펀드 건인데, 먼저 도덕적 비난을 집중적으로 일으킬 것으로 표창장을 터트린 거다. 낚시할 때 밑밥에 해당하는 거다."
 

"검찰이 더 갈 데가 없다"라며 검찰의 영장 청구를 확신한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구속될 확률과 기각될 확률이 반반 쯤 된다"고 내다봤다. 그런 추정의 근거는 사법농단 사태로 얼룩진 법원 때문이기도 했다. 이어 향후 "보수야당과 언론의 총공세"도
 
"우리 법원을 저는 그렇게 믿지 않는다. 과거에 죄없는 사람을 너무 많이 징역살린 법원이고, 그 판사들이 다 그대로 있지 않느냐. 검사들은 더 못 믿는다. 조작도 잘 하고. 유서대필 이런 것도 조작해냈고. 그 검사들이 그대로 있다.
 
원래 정상적인 국가라면 발부될 확률이 0%인데, 근데 50% 있다고 본다. 조국 장관을 피의자로 하기엔 어려운 것 같다. 정 교수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혹시 영장이 불발되면 이 상황에서도 장관을 할 수 있느냐, 이렇게 해서 보수야당과 언론의 대대적인 총공세가 마지막으로 있을 거다. 검찰이 마지막 승부를 보는 건, 정 교수의 포괄적인 사모펀드 관련으로 영장을 청구하는 거고."
 

여기까지도, 검찰이 가진 기소권이 얼마나 무서운지, 또 지금까지 '윤석열 검찰'의 '검찰권 행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짚어내는 분석이라 할 만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여기서 할 발 더 나아가 영장 청구가 법원에서 기각될 경우의 책임 역시 강조했다. 그건 조 장관 자택을 11시간 동안 압수수색하며 검찰권을 과시한 것에 대한, '인권수사'를 내팽기친 데 대한 책임론이기도 했다.
 
"영장이 기각되면 책임을 져야 한다. 국정농단보다 더 많은 수사 인력을 가지고, 한 달 반 동안 70군데 가까이 압수수색을 하고, 그랬는데 영장이 기각될 정도로 결과 밖에 못냈다면 최초의 판단이 잘못된 거잖아요. 수사과정도 잘못 됐고.
 
한동훈 대검 반부패 검찰부장과 특수부 수사책임자들이 책임을 저야 한다. 명분을 세우려면, (무죄 여부는 나중 문제니까) 영장이 발부돼야 한다. 그럼 누가 영장 전담판사인지 (영장 청구) 날짜 봐 가지고 안테나 세우고 확률 높은 날 (영장을 법원에) 넣을 거다. 발부가 되면 검찰은 '조국 패'라고 자기들은 생각할 거다. 영장이 거부되면 검찰 패겠고."

 
결론적으로, 유 이사장은 윤 총장을 향해 "지금이라도 이 게임을 멈춰야 한다"며 이와 같이 충고했다. 그건 지난 7월 취임사에서 "국민과 함께"하겠다던 '검사 윤석열'의 초심에 관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면 왜 이 게임을 왜 하느냐.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 검사로 돌아가야 한다. 검찰총장은 검사다. 제대로 일 해왔던 검사로서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한동훈 부장한테 극비보고를 받고 '자택압수 청구하라'고 했다던데, (윤 총장은) 여기까지 올 때 가지 자기 자신이 내린 지시를 다 돌아보고 지금이라도 검사로서 행동해야 한다."
 
유시민의 의문, 검찰은, 언론은 왜 그래요?
 
방송 중반, 유 이사장은 함께 출연한 박지훈 변호사에게 '공문서 허위작성죄'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직인과 날인과 직인의 컴퓨터 파일 등 '동양대 표창장' 위조에 대한 공소장을 변경할 것으로 알려진 검찰을 향한 비판이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그러면 만약 공소장 낼 당시에 그 공소를 입증할 증거도 전혀 없었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급하게 냈다면 그건 공문서 허위 작성 아닌가?"라며 검찰을 질타한 뒤, "공소장과 언론보도를 따져보면, 기자들은 왜 그런 생각을 안 해요?"라며 '검찰발'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쓰는 언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기자들은 왜 ('조국 보도'를) 이렇게 하느냐?"에 대한 자문자답을 내놨다. 그건 크게 두 가지였다.
 
"국가라는 이 무시무시한 권력조직이 물론 현직 장관 배우자인 하지만, 정경심이란 자연인을 벌주기 위해 기소를 한 상태다. 기소를 한 이상 법정에선 대등하지만,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여론재판을 하고 대국민 심리전을 하는 와중에서 시민 정경심은 약자다. 이 판국에 언론이 검찰을 편들어서 시민 정경심의 모든 발언권을 봉쇄하고 그쪽 발언권을 무시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살아있는 권력을 견재하는 건가. 그런 인식의 도착이 분명히 있다."
 
일부 방송사나 주류 언론 기자들이 과도한 '조국 보도'에 대해 '언론의 권력 감시'란 해명을 내놓은 데 대한 유 이사장의 반론이었다. 이어 유 이사장은 두 번째로 자신의 '조국 옹호'와 진보 언론의 스탠스에서도 '한 마디' 했다. 납득하느냐 아니냐, 동의하느냐 아니냐는 분명 <알릴레오>를 시청하는 이들의 몫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보수언론은 조국을 싫어한다. 문 정권도 싫어한다. 싫어하기 때문에 편파적으로 하는 거다. 결과적으로 저는 조국 가족을 옹호하는 활동을 해왔는데, 제가 편파적이었다. 하지만 편파적이게 된 과정은 공정하다. 편을 들기 위해 어떤 사실을 만들어 내거나 왜곡하거나 이게 아니다. 확실하게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이 무엇인지 토대로 유추했다.
 
검찰이란 국가권력이 자연인 정경심이나 조국을 범죄자라고 간주하는 근거가 매우 박약하다. 이런 잠정적 결론을 가지고 결과적으로 조국을 편드는 거다. 공리적으로 합리적 과정을 거쳐서, 결과적 편파가 된 거거든요. 반면 보수언론의 많은 기자들은 그 자체가 편파적이다. 편파성 때문에 사실을 왜곡하고 해석을 왜곡하고 있는 거다.
 
그리고 진보언론은 어용소리를 듣기 싫다는 콤플렉스, 결과적으로 조국과 정권을 편들다보면 '니 네 어용이야, 여당지야' 이런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콤플렉스가 하나 있다. 두 번째는 속보 경쟁이다. 알차게 정보를 추리고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으로 자기 시장점유율을 올리기보다는, 보수언론이 하는 속보경쟁, 검찰에서 받아먹는 소스를 가지고 상을 차려내는 경쟁에 끌려들어간 거다."
유시민 조국 윤석열 알릴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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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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