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흥행 경쟁 승자에 오른 <나쁜 녀석들 : 더 무비> ⓒ CJ엔터테인먼트
추석 관객 수가 지난해 보다 많이 줄어든 가운데,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260만)을 넘기며 추석 흥행 경쟁에서 승리했다. 경쟁에 나섰던 <타짜: 원 아이드 잭>과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각각 168만 관객과 88만 관객에 머물며 흥행에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을 분석한 결과 올해 추석 연휴 기간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513만 정도로 추산됐다. 660만 관객을 넘어섰던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전년 연휴가 5일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4일 밖에 안 된 영향 때문으로 보이나 추석 평균 관객수가 600~700만 정도임을 감안할 때 크게 감소한 수치다. 추석 영화가 개봉한 연휴 전날인 11일까지 포함시켜도 583만에 불과하다. 그만큼 올해 추석 개봉작들이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관객 수가 줄어든 상태에서 <나쁜 녀석들: 더 무비>만이 유일하게 흥행을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개봉 후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까지 누적 268만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첫날 출발은 약했으나 마동석의 액션이 볼거리로 작용하면서 관객의 선택을 받은 것이 손익분기점 돌파로 이어졌다. 300만은 충분히 넘길 것으로 보여져 추석 개봉 영화들 중 가장 먼저 웃게 됐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개봉 직전까지 예매율에서 앞섰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힘이 약했다. 첫날 1위에 올랐으나 다음날부터 2위로 떨어졌고, 관객도 3일 내내 제자리에 머물렀다. 관객들이 몰려들어야 하는 날, 관객 수가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상 흥행이 어렵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란한 도박을 내세운 3번째 시리즈는 이전 작품보다 못한 성적으로 남게 됐다. 168만 관객을 기록 중인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손익분기점이 260만 정도로 <나쁜 녀석들: 더 무비>와 비슷한데 현재 추세로는 이를 넘기기 힘들어 보인다. 200만 도달도 여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로 비슷하다. 개봉 이후 내내 3위를 유지했는데, 연휴 기간 100만도 못 넘기면서 흥행이 어렵게 됐다.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임에도 가족 관객들의 외면을 받은 모양새다. 최대 100만 도달 정도가 예상되고 있는데,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200만 도달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벌새> 김보람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7만 관객 돌파 감사 인증샷 ⓒ 엣나인필름
올해 추석 흥행에서 실질적인 승자는 독립영화 <벌새>였다. 지난 8월 29일 개봉한 이후 18일 차인 15일 오전, 7만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최근 개봉한 독립영화 중 단연 돋보이는 기록임은 물론 한국영화,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을 비롯 다양한 신작 상영에도 불구하고 높은 좌석 판매율을 기록하며 달성한 결과라 더욱 주목할 만하다.
국내외 영화제서 25관왕에 오를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김보람 감독의 <벌새>는 상영관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5일까지 누적 7만 3천 관객을 기록 중이다. 연휴 기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는데, 8만을 넘어 10만 관객도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한국 독립영화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있는 선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