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10-4로 승리했다.

LG트윈스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10-4로 승리했다. ⓒ LG트윈스

 
LG가 시즌 후반이 되면서 지독했던 '두산 공포증'을 벗어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10-4로 승리했다. 지난 8일 2-1 승리에 이어 최근 두산전 2연승을 달린 LG는 키움 히어로즈와 승차 없는 2위를 달리던 두산을 키움에게 0.5경기 뒤진 3위로 끌어 내렸다(74승1무58패).

LG는 5회 함덕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때린 '타격기계' 김현수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와 이형종은 각각 4회와 8회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마운드에서는 LG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토종 에이스 차우찬의 활약이 돋보였다. 차우찬은 8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던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시즌 13승째를 올렸다.

삼성 마운드의 전천후 좌완, LG 이적 후에도 토종 에이스로 맹활약

LG는 지난 2016년 71승 2무 71패, 정확히 5할의 승률로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하며 2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 티켓을 따냈다. 2013 시즌부터 4년 동안 세 번(2015년엔 9위 기록)의 가을야구 진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의 암흑기를 보낸 것을 돌이켜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LG팬들이 가을이 되면 기쁜 마음으로 옷장에서 유광점퍼를 꺼내는 행사(?)가 점점 익숙해진 것이다.

하지만 LG는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을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데이비드 허프(야쿠르트 스왈로즈)와 헨리 소사(SK 와이번스)라는 좋은 외국인 원투펀치를 보유했지만 확실한 토종에이스의 존재가 늘 아쉬웠다. 이에 LG에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다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통 큰 투자'를 하기로 결심했고 2016년 겨울 FA시장 투수 최대어로 꼽히던 좌완 차우찬을 4년 95억 원에 영입했다.

삼성 라이온즈 통합 4연패의 주역이기도 한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리그 최고의 전천후 좌완 투수였다. 2010년과 2011년, 2013년, 2015년에는 주로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두 자리 승수를 올렸고 2014년에는 불펜 투수로 나서며 21홀드를 기록했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위력적인 강속구를 바탕으로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뛰어난 체력을 두루 겸비한 차우찬은 기록에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지닌 삼성 마운드의 보물이었다.

하지만 2016년 삼성이 9위로 추락하고 안지만, 임창용 등이 차례로 팀을 떠나자 차우찬 역시 삼성을 떠나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15 시즌부터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차우찬은 LG입단 후에도 불펜 외도를 하지 않고 전문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차우찬은 이적 첫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데뷔 후 가장 많은 175.2이닝을 소화하며 10승7패 평균자책점 3.43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차우찬은 LG가 그토록 찾았던 토종에이스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지만 LG는 2017년 시즌 6위에 머물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외국인 에이스 허프는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렸고 2016년 28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임정우는 17경기에 등판해 1홀드에 그쳤다. 홈구장이 잠실야구장으로 바뀌었을 뿐 차우찬의 팀 내 위치가 '외로운 에이스'라는 사실은 삼성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전반기 다소 아쉬운 활약 딛고 8월 이후 7경기에서 6승1패 질주

차우찬은 작년 시즌에도 29경기에 등판해 12승을 따내며 나란히 9승으로 불운했던 타일러 윌슨과 소사 대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작년의 차우찬이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평가하는 야구팬은 거의 없었다. 여름이 되면서 급격한 난조에 빠진 차우찬은 7월에 3패 평균자책점 13.75, 8월에 1승1패 12.79로 크게 부진했다. 차우찬은 여름 갑작스런 부진으로 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서도 제외됐다.

팀 내 최다승을 올리고도 시즌 평균자책점이 6.09로 치솟으며 명예가 땅에 떨어졌던 차우찬은 올 시즌 LG의 토종 에이스로서 위상을 되찾아야 했다.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한 류제국이나 작년 11승을 올렸던 임찬규, 우완 유망주 김대현 등 LG에는 좋은 선발 자원들이 많이 있지만 차우찬처럼 경험과 구위를 겸비한 검증된 투수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4월까지 4승 무패 1.50으로 질주하던 차우찬은 5월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6월에는 승리 없이 3패 만을 당했다. 결국 전반기 7승 6패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도 평균자책점이 4.92에 그치며 올해도 작년과 비교해 크게 나아질 것 없는 시즌을 보내는 듯했다. 하지만 차우찬은 후반기 들어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며 자신이 왜 연봉 10억 원을 받는 '엘리트 좌완'인지 증명하고 있다.

처우찬은 8월 이후 7경기에 등판해 43.2이닝 동안 13실점(11자책)을 내주며 6승 1패 2.27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차우찬은 15일 '잠실라이벌'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8회 2사까지 무려 114개의 공을 던지며 두산 타선을 6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막았다. 개인 최다승 타이에 해당하는 시즌 13승을 올린 차우찬은 잔여 일정 동안 1승만 더 추가하면 프로 데뷔 14년 만에 개인 통산 최다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활약할 LG의 원투펀치는 외국인 투수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매우 유력하다. 하지만 LG가 가을야구 시리즈를 이겨 나가고 17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외국인 원투펀치에 버금가는 믿음직한 토종 에이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8월 이후 7경기에서 6승을 따내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현재의 차우찬이라면 LG 입단 후 맞는 첫 가을야구에서도 선발투수로서 든든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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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LG 트윈스 차우찬 두산 베어스 114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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