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 경기 6회초 2사 2,3루. kt 심우준이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심우준은 홈으로 지체없이 쇄도하며 그라운드 홈런(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에 성공했다.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 경기 6회초 2사 2,3루. kt 심우준이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심우준은 홈으로 지체없이 쇄도하며 그라운드 홈런(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에 성공했다. ⓒ 연합뉴스

 
kt가 적지에서 LG를 잡고 LG전 9연패의 긴 터널에서 탈출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7-3으로 승리했다. LG에게 당했던 9연패 사슬을 끊은 kt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에게 4-5로 역전패를 당한 5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한 경기로 좁히며 치열한 5위 경쟁을 이어갔다(59승2무60패).

kt는 데뷔 첫 1군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선발 배제성이 5이닝 8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를 올렸고 5회와 6회 두 번의 기회에서 6득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기를 잡았다. 1번타자 김민혁과 포수 장성우가 멀티히트를 기록한 가운데 후반기 가파른 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심우준은 kt의 창단 첫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장내 홈런)을 포함해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kt의 창단 멤버로 입단 후 꾸준히 성장한 내야 유망주

야구에서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이 강해야 강 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2013년에 창단해 신인들 위주로 퓨처스리그에서 2014 시즌을 치른 kt는 센터라인이 강할 리 없었다. kt는 2015 시즌을 앞두고 신생구단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포수 용덕한(NC 베터리코치)과 중견수 이대형을 데려왔고 FA시장에서 2루수 박경수와 유격수 박기혁(kt 수비·주루코치)을 영입했다.

kt는 2014년 겨울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어느 정도 센터라인의 구색을 갖추는데 성공했지만 FA로 영입한 박기혁이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노장이었던 만큼 미래를 위한 대비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kt가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뛰어난 타격을 겸비한 청소년 대표 출신의 심우준을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전체 14순위로 지명한 것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입단 첫 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246 출루율 .291를 기록한 심우준은 박기혁의 입단과 함께 자연스럽게 백업으로 밀려 났다. 하지만 kt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던 내야수 심우준은 2015년 106경기에 출전하며 1군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아 나갔다. 2016년에는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242 3홈런 17타점 36득점 17도루를 기록하며 확실한 성장 속도를 보였다.

2017년은 심우준에게 자신감과 아쉬움이 공존한 시즌이었다. 고 앤디 마르테의 재계약 불발로 3루 주전경쟁에 뛰어든 심우준은 3루수로 52경기, 유격수로 26경기에 선발출전하며 103경기에서 타율 .287 4홈런 26타점 38득점 18도루로 프로 데뷔 4년 만에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그 해 8월 도루를 시도하다가 새끼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일찍 접었던 큰 악재도 있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kt는 2018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FA 3루수 황재균을 4년 88억 원의 거액을 투자해 영입했다. 3루수로 자리를 잡아가던 심우준에겐 아쉬운 소식일 수도 있지만 사실 3루수는 황재균 외에도 윤석민, 오태곤 같은 잠재적 경쟁자들이 즐비한 포지션이다. 따라서 노장 박기혁의 은퇴가 임박한 유격수가 장기적으로는 심우준이 자리 잡기에 더욱 좋은 포지션이었다.

후반기 더욱 돋보이는 활약 펼치고 있는 마법사들의 주전 유격수

kt 이적 후 3년 동안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던 박기혁은 작년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214 1홈런 15타점을 기록한 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그리고 박기혁의 뒤를 이어 자연스럽게 kt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물려 받은 선수가 바로 심우준이었다. 심우준은 작년 시즌 유격수로 92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등 데뷔 후 가장 많은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259 4홈런 29타점 49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프로 6년 차를 맞아 올 시즌 연봉이 8500만 원으로 상승한 심우준은 시즌 초반 이강철 감독의 '유격수 황재균' 작전의 희생양(?)이 돼 주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황재균은 단 6경기 만에 유격수 자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심우준은 다시 kt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5월에는 포지션 경쟁자였던 정현(SK 와이번스)이 트레이드되면서 심우준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전반기 93경기에서 타율 .246로 주춤하던 심우준은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전혀 다른 선수가 된 것처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심우준은 후반기 23경기에서 타율 .333(78타수26안타) 1홈런 8타점 5득점 7도루를 기록하며 kt의 5위 경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강백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 유한준으로 이어지는 강한 중심타선을 보유하고 있는 kt는 심우준의 뛰어난 활약으로 이제 상·하위 타선의 균형이 잘 조화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25일 LG전에서 심우준은 kt 구단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첫 타석에서 2루타,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심우준은 3-1로 앞선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LG의 에이스 타일러 윌슨으로부터 중견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때려냈다. 주자 2명을 불러 들인 심우준은 LG 수비의 중계플레이가 느슨한 틈을 타 홈까지 파고 들며 구단 창단 후 첫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만들었다. 힘이 아닌 발로 만든 심우준의 시즌 3호 홈런이었다.

심우준은 강한 어깨와 빠른 발, 경쾌한 발놀림 등 유격수로서 갖춰야 할 재능을 두루 갖춘 선수다. 하지만 파워가 떨어지고 삼진도 많은 편이라 테이블세터보다는 주로 9번타순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kt팬들은 심우준이 멀지 않은 미래에 KBO리그 유격수의 새로운 '평화왕'으로 떠오른 김하성의 라이벌이 될 거라 믿고 있다. 심우준은 김하성과는 다른 유형의 유격수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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