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본인만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온 국민의 조국을 버렸다."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이 청와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아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강도높게 비난하게 나섰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오후 춘추관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일 간 군사비밀 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 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등 경제 보복 조치를 나선 것을 두고 "양국간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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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지소미아의 연장‧유지를 주장해 왔던 한국당은 크게 반발했다.
나경원 "분노하고 또 분노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이번 지소미아 종료를 조국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키기로 규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만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온 국민의 조국을 버렸다"라며 "정권의 오기에 우리 안보가 희생당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 당시에만 해도, 지소미아 파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면서 "왜냐하면 지소미아 파기는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는 사실을 이 정권도 알았을 터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결국 국익, 국민의 안전, 대한민국 안보보다도 문재인 정권의 이익과 안위가 더 우선이었다"라며 "개탄스럽고 또 개탄스럽다. 분노하고 또 분노한다"라고 글을 마쳤다.
전희경 대변인 또한 논평을 통해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조국 후보자와 연결시켰다. 전 대변인은 "항간에는 지소미아에 대한 신중론에서 급격한 폐기로의 선회가 조국 국면 돌파용, 반일감정을 매개로 한 지지세를 끌어올려 보려는 정치적 고려의 산물이라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라며 "만약 그렇다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평의 전반적인 수위도 상당히 높았다. 전 대변인은 "대책없는 감성몰이 정부가 결국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라며 "이렇게 하면 화끈하고 성깔있는 정부라고 칭송받을 줄 아는가. 일본을 눌렀다고 박수받을 줄 아는가"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냉정과 이성, 국익 최우선이 문재인 정부에서는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라며 "진정한 용기와 만용을 구별 못하는 철부지 정부하에 지내는 국민의 가슴만 졸아들 뿐이다"라고 비꼬았다.
"정말 막나가는 정권... 나라 맡겨도 되나"
김현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조국 후보자 때문에 문재인 정권에 실망하던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정말 막나가는 정권"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에 이 나라를 계속 맡겨도 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김 대변인은 "외교뿐만 아니라 안보도 외톨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라며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불안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승자 없는 멍청한 짓이고 한국의 지소미아 폐기 역시 모두 손해 보는 위험한 치킨게임을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라며 "내일이 걱정되면 잘못된 선택"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바른미래당 역시 최도자 수석대변인 구두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솔하고 감정적인 대응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라고 평했다. "지소미아 연장을 바라던 미국마저 적으로 돌리지 않을까 우려된다"라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