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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전 백승한다'는 말은 전쟁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진리가 아닐 수 없다. 누구나 인간은 과거의 상처나 실패를 극복하고 더 나은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고 싶어한다.

사람들이 아들러 심리학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개인 심리학'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 안에 숨겨진 부정적  심리를 극복하는 데에 적용 가능할 테니 몰래 치료약을 복용해 병을 치료하는 것과 같다.

 
더 나은 삶을 위한  행동지침서
▲ 인간 본성의 법칙 더 나은 삶을 위한 행동지침서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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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본성의 법칙(위즈덤 하우스)>은 철저히 '증거'에 기초해 500만 년에 걸쳐 형성된 인간 본성에 관한 완벽한 탐구서라고 한다. 본문만 900쪽이 넘고 방대한 자료와 사례를 바탕으로 인간 본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평가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말해, 이 책은 인간 본성의 깊은 뿌리를 이해하는 안내서다. 이 안내서를 잘 활용한다면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주변의 인간관계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인간 삶은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해서 사람의 마음으로 끝맺음한다. 때문에 인간 행동의 측면을 들여다 보면 원인과 해법을 알게 된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지만 행동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 로버트 그린은 복잡하고 때론 이해불가한 것처럼 보이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와 증거를 통해 해부하고 분석해 해법을 제시한다. 추리소설에 나오는 암시나 암호처럼 인간의 행동에 숨겨진 의미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에서 독자는 놀라운 감격과 환희뿐만 아니라 나도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움켜쥘 수 있다.

마치 수학 공식을 알면 공식에 맞춰 문제를 풀어내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이치와 같다. 다만 인간 본성은 수학 공식처럼 정형화하기엔 너무나 복잡하고 미묘하다. 때문에 커다란 원칙을 세운 뒤 실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하나하나 기본 해법을 터득하고 자신만이 고유한 해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왜 인간이 사기꾼에게 속는지, 매혹적인 인간이 왜 때론 폭력적인 괴물로 변하는 걸까. 인간이 지닌 극단적인 이중성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연상시킨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을 해야만 했던 닉슨은 바로 지킬 박사 같은 밝고 선한 면과 하이드 같은 어두운 그림자를 동시에 지닌 인물이었다. 그를 그렇게 극단적 인격의 소유자로 만든 것은, 대부분 인간이 그렇듯 어린 시절 그를 둘러싼 환경이었다.

책은 크게 18개의 장에 걸쳐 왜 인간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후회하는지, 어떻게 해야 자아도취에서 벗어나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가면 뒤에 숨은 인간의 실체는 어떤 모습인지 등 다양한 인간의 심리 사례를 900쪽이 넘는 책에 실었다. 그 안에 담긴 인간 성격의 다양함과 돌발성은 놀랍기만 하다.

쇼펜하우어는 인간 성격의 다양함과 돌발성에 대해 초조해하지 말 것과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뜻밖에 아주 야비하고 어이없는 일을 당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짜증내지 마라. 그냥 지식이 하나 늘었다고 생각하라. 인간의 성격을 공부해가던 중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새로 하나 나타난 것뿐이다. 우연이 아주 특이한 광물 표본을 손에 넣은 광물학자와 같은 태도를 취하라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5쪽

우리가 인간 본성을 공부하는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해서다. 더 나은 삶, 자기 안의  인정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인긴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남과 비교하며 힘들어하고, 부러워하고, 다른 사람에게 시기와 질투의 감정을 갖는다.
 
인간 본성을 공부하는 지금 당신이 할 일은 두 가지다. 첫째 당신 자신은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 태도가 당신의 지각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태도는 당신에게 너무나 가깝게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태도를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태도가 작용하는 모습을 잠깐 훔쳐볼 기회가 있다. 당사자가 자리를 떴을 때 당신이 그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보면 된다. 당신은 그의 부정적인 성향과 형편없는 의견에 곧장 주목하는가 아니면 상대의 결점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잘 용서하는가? 태도의 확실한 신호를 볼 수 있는 것은 역경이나 저항을 만났을 때다. -342쪽

인간의 뇌에는 천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있다고 한다. 그 신경세포가 각각 다른 인지작용이나 감정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해보라. 인간의 감정과 인지작용은 무한대일 것이다. 한 인간이 평생을 살면서도 자시 자신의 행동의 원인이나 생각의 흐름을 다 짚어내지 못하는 이유다. 

인간이 인간 본성에 천착하는 이유는 더 귀하고 값진 삶과 더 나은 인간관계를 이뤄낼 더 바람직한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우리는 이 탐험의 길을 지레 포기하거나 일희일비하지 말하야 한다. 인간 본성을 찾아가는 순례길에 만나는 예기치 못한 복병이나 인간사에서 부딪치는 모든 상황은 쇼펜하우어 말처럼 아직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특이한 광물을 손에 넣는 행운에 다름이 아닐지도 모르니까.

우리가 지닌 감정의 양면성은 결코 녹록하거나 단순한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를 변화시킬 희망의 파랑새는 바로 당신 자신의 마음 안에 있고, 당신의 행동과 실천에 달려있으니 말이다. 그 중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는 바로 당신 자신의 몫이다.
 
인간은 우리의 감정 경험이 단순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누구는 사랑하고, 누구는 미워한다. 이 사람은 경외하지만, 저 사람에게는 경멸밖에 못 느낀다. 하지만 정말로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가 단순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거의 늘 양면적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인간 본성의 근간을 이루는 '팩트'다. 우리는 사랑하면서 동시에 증오할 수 있고, 존경심과 시기심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다. 이런 양면성은 어린 시절에 시작되어 평생의 패턴이 된다. -711쪽

덧붙이는 글 |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음. 이지연 옮김/ 위즈덤하우스/ 32,000원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은이), 이지연 (옮긴이), 위즈덤하우스(2019)


태그:#인간 본성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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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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