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팻의 이중생활2> 스틸 사진

영화 <마이팻의 이중생활2> 스틸 사진 ⓒ UPI코리아


반려동물은 이제 우리 삶 깊숙히 들어와 있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도 과거보다 자주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인간의 시각에서 보는 동물들이 아닌, 동물의 시선에서 보는 인간들의 삶을 그렸다. 지난 2016년 개봉한 1편은 반려동물의 합사(두 마리 이상의 동물을 한 공간에 함께 두는 것)에서 생기는 여러 고민과 문제를 잘 담아냈다. 인간의 입장에서 자신의 반려동물이 외로울까봐 혹은 다른 이유로 또 다른 동물을 데려왔을 때, 동물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영화에서는 합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3년 만에 돌아온 <마이펫의 이중생활2>는 합사에 성공한 맥스와 듀크 앞에 생기는 또 다른 변화를 담았다. 1편보다는 다소 무거운 사회적 문제에 접근하고 있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잃지 않고 여전히 가벼운 터치로 그려냈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맥스와 듀크. 이들의 주인 케이티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기고 곧 결혼으로 이어졌다. 결혼 후 케이티의 아이가 태어나고, 무덤덤한 듀크와 달리 맥스는 안절부절하지 못한다. 맥스가 보는 세상은 아주 작고 여린 케이티의 아이에게 위험하기만 해 보인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불안한 맥스는 아기가 자신과 떨어져 외출하는 날이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이상행동을 보인다.

그런 맥스 앞에 카리스마와 다정한 면모를 모두 갖춘 진정한 리더 루스터가 나타나고, 루스터로 인해 맥스는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용감한 반려견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들이 위험해 처하자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아이와 반려동물의 공동생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례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이들이 흔하게 겪는 고민 중 하나다. 결혼이나 출산 등 큰 변화를 앞둔 많은 이들이 '어린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워도 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한다.

<마이펫의 이중생활2>에서는 이 고민을 아이나 부모의 입장보다는, 1편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다뤘다. 맥스의 친구들은 주인에게 아이가 생길 경우 좋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맥스가 느끼는 감정은 달랐다. 작고 연약한 아기를 '공동 육아'를 하면서 조금은 다른 스트레스로 이상 행동을 하게된다. 

물론 <마이펫의 이중생활2>를 통해 '아이와 반려동물의 공동생활이 가능할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어렵다. 또 모든 반려동물들이 맥스와 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가볍게 화두를 던지는 것만은 성공했다.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시선을 함께 느껴볼 수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영화 <마이팻의 이중생활2> 스틸 사진

영화 <마이팻의 이중생활2> 스틸 사진 ⓒ UPI코리아

 
동물을 이용한 서커스와 동물 구조

<마이펫의 이중생활2>에서 케이티의 아기 때문에 생기는 맥스의 이상 행동과 성장 만큼이나 중요한 화두는 서커스와 동물 구조에 대한 것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새롭게 등장한 강아지 데이지는 우연히 아기 호랑이가 서커스에 팔려가는 것을 알게되고 그를 구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영화에 등장한 '서커스' 문화는 낯설지만, '돌고래 쇼'는 익숙할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동물학대' 이슈와 함께 돌고래 쇼를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한다. 최근 '동물권'이 새롭게 조명받으면서 '돌고래쇼'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아졌다. <마이펫의 이중생활2>에서도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구체적인 서커스에 대한 그림 대신,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아기 호랑이를 학대하는 것, 아기 호랑이를 구출하기 위한 동물들의 모험을 집중적으로 그렸다. 

무거운 주제, 가벼운 터치의 명과 암

<마이펫의 이중생활> 시리즈는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1편에서는 재기발랄한 반려동물의 귀여움에 집중했고, 2편은 보다 무거운 사회적 문제에 접근했다. 그렇다고 무거워진 것은 아니다. 전체관람가라는 관람등급에 충실한 정도로 그려냈다. 그런 이유로 어른부터 아이까지 거부감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이펫의 이중생활2>에서는 동물들이 아기 호랑이를 구조한 뒤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방치에 가까운 행동을 한다. 이 부분이 너무 가볍게 그려진 듯해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저 안쓰러운 마음만이 앞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구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구조행위가 될 수 없다. 

물론 극중에서 반려동물들이 아기 호랑이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뒤 구조를 해야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조의 순기능만을 강조한 것은 현실적으로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마이펫의 이중생활2>는 상당히 괜찮은 애니메이션이다. 1편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귀여운 캐릭터들이 즐비하고, 여전히 매력적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이라면 '귀여워'를 연발 할 만한 포인트도 넘쳐난다. 

1편이 귀여움에 집중했다면, 2편은 귀여움은 기본으로 장착하고,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는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접근은 쉽게, 여운은 길게, 생각은 깊게. <마이펫의 이중생활2>에서 느낄 수 있다. 31일 개봉.
 
 영화 <마이팻의 이중생활2> 스틸 사진

영화 <마이팻의 이중생활2> 스틸 사진 ⓒ UPI코리아

마이펫의 이중생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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